▲ 출처: 호텔롯데

호텔가에서 제안하는 선물세트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거 5만원 내에서 제안하는 상품이 거의 전무했던 반면, 올해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작됨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을 준비한 것이 눈에 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5만원 상품권 이외에는 이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내놓는다는 것에 대해 업계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콧대 높던 호텔가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췄지만, 일부 호텔은 기존 10만원부터 평균 20~30만원대의 고가 제품만을 고집하는 등 뚜렷한 양극화가 보인다”고 말했다. 

먼저 롯데호텔서울(소공)과 롯데호텔월드(잠실)은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오는 26일까지 설 선물 세트를 내놨는데, 작년과 달리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대폭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롯데호텔에서 선보인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간장·청장·쌀조청 등으로 구성된 장(醬) 실속 세트 △벌꿀에 재워 담은 자연송이 산삼배양근 세트 △버섯 고유의 짙은 향을 느낄 수 있는 명품 표고버섯 선물 세트 △한국 연근해에서 재배한 돌김 중에서 맛과 향이 뛰어난 두 벌째 김만 선별한 청자채 죽 세트 △비타민 E가 풍부한 영양 간식 아몬드와 두뇌 건강과 피부에 좋은 호두를 담은 운 세트 등이다.

기존 호텔가에서 선보였던 고가의 제품들도 눈에 띈다. 한우는 ‘꼬리 한 벌 세트’(20만원)부터 ‘프리미엄 명품 특선 세트’(95만원)까지 가격대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양갈비 세트’(30만원)와 호주산 알등심과 LA식 갈비가 포함된 ‘알뜰 정육 세트’(26만원)도 있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아울러 주류 가운데 최상급 코냑인 ‘루이 13세 제로보암’(Louis ⅩⅢ Jeroboam)을 4000만원에 1병을 한정판매한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 서울은 오는 30일까지 8가지 종류의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한다. 5만원 이하 선물로 베이커리 전문 몽상클레르의 카스텔라와 구움과자·마카롱·과일잼으로 구성된 ‘몽상클레르 햄퍼 세트’가 있다. 4만9900원과 7만9900원 두 가지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오는 26일까지 17종에 달하는 설 선물 세트를 선보인다.

호텔 자체 커피 브랜드 ‘카페 비치노’ 원두와 머그컵 등이 포함된 ‘쉐라톤 햄퍼 세트’는 5만원에 만나볼 수 있다. 한우세트·LA양념갈비 세트와 현지 식자재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남해 멸치세트·신안 천일염 세트 등이 있다.

▲ 출처: 임피리얼 팰리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에서도 설 선물 세트를 오는 9일부터 31일까지 판매하는데, 10만원 이하 상품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먼저 대관령에서 겨울철 최적의 조건으로 자연 건조되어 맛과 영양이 풍부한 ‘대관령 황태 세트’는 7만5000원에 만나 볼 수 있으며 산지에서 채취한 버섯으로 구성된 ‘숲속애(愛) 버섯 4종 세트’는 4만원에 준비됐다. 독일 명품 차 세트로 구성된 ‘독일 아일레스 디럭스 티 세트’는 4만원이다. 기존에 판매되던 ‘임피리얼 팰리스 천산 중국주’(5만5000원)와 ‘비냐 마이포 와인 세트’(4만9000원)도 함께 선보여진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는 10만원부터 시작하는 설 선물 세트를 30일까지 예약 판매한다.

올해 설 선물은 올리브, 치즈, 초콜릿 등 일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은 다양한 식료품 및 와인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4종류의 ‘햄퍼’, 품위있는 선물로 제격인 ‘와인세트’ 3종, 대표적인 명절 선물이자 품질좋은 소고기로 구성한 ‘그랜드 정육 세트’ 및 호텔 셰프의 특급 노하우로 만든 ‘홈메이드 소시지 & 햄 세트’, ‘상품권’ 등으로 받으시는 분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마련했다.

특히, 투뿔등급의 한우 안심과 등심 및 호주산 소갈비로 구성된 그랜드 정육 세트는 주문받는 즉시 도축된 신선한 소고기를 배송한다. 한우는 생산.도축.포장.유통과정의 각 과정을 명시한 소고기 이력 정보를 함께 전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상품권은 각각 10만원, 30만원권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 국내 5곳의 하얏트 호텔의 레스토랑 및 객실에서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설 선물 세트 가격은 세금을 포함하여 10만원부터 38만원까지 다양하다.

▲ 출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역시 김영란법과 무관하게 최고급 한정판 선물 세트를 내놨다.

이번 설 선물 세트는 양 호텔을 대표하는 파트별 메인 셰프들과 수석 소믈리에가 상품을 엄선해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미식가를 위한 명품 육류부터 수산물, 와인 셀렉션, 세계의 명주와 호텔 상품권까지 50여 종의 다양한 선물 세트가 준비됐다.

소믈리에 셀레션 와인세트(330만원)는 호텔을 대표하는 유승민 수석 소믈리에가 직접 엄선한 와인으로 올해 첫 선을 보이는 호주 최고의 와인 그랜지를 포함한 2012년 펜폴즈 최고급 와인세트다. 총 5병의 명품와인으로 구성했다. 

이외에도 부르고뉴의 유명한 생산자가 만든 100% 피노누아 그랑크뤼 세트인 ‘부르고뉴 그랑크뤼 세트(95만원)’와 ‘프라이빗 리저브 세트(48만원)’, ‘호주세트(20만원)’, ‘칠레세트(18만원)’, ‘토스카나 세트(10만원)’ 등 다양한 와인 세트를 만날 수 있다.

한우 최고급 부위인 안심, 등심, 채끝 그리고 특수부위인 토시살과 안창살이 포함된 5종 세트로 구성된 ‘한우 특선 세트’(100만원), 선명한 마블링과 신선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1++등급 안성 한우로 구성된 ‘한우 세트’(75만원), 풍부한 육즙을 자랑하는 한우 채끝 등심과 독일 전통 방식으로 직접 가공한 수제 소시지로 구성된 ‘한우 채끝 등심과 소시지 세트’(38만원) 등 10가지 종류로 가격은 19만원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보였지만, 이에 대한 호텔 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면서 “일단 객단가 자체가 낮고, 기존 유통 업체와의 경쟁에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호텔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고급스러움과 특별함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전략의 양분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