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는 현대사회 곳곳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인터넷이 필요할 때 핫스팟을 켜고 옆 사람과 나누며, 돈을 아끼기 위해 시간을 맞춰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이제 일반적이다.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의 상징이 된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가치와 경험 소비’라는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했다.

에어비앤비는 ‘에어베드 앤드 브렉퍼스트’(Air Bed and Breakfast)의 약자다. 공기를 불어넣어 언제든 펼칠 수 있는 침대와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언뜻 보면 에어비앤비는 자본주의 심화로 피폐해진 세상에 온기를 더하는 사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공유 경제가 훗날 부메랑이 되어 우리 경제를 위태롭게 할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에어비앤비가 ‘변종 호텔’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에어비앤비를 부업으로 하면 얼마 벌 수 있을까요?” 인터넷 게시판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질문이다. “한 달에 100만원은 벌 수 있어요”라는 답변도 눈에 띈다. 확산되는 공유경제 시장의 새로운 풍경 속에서 공유의 본래 가치가 지켜질 수 있을까?

소규모 숙박업소 운영자들은 에어비앤비 같은 방식의 숙박업소가 확산되면, 호텔은 물론이고 소규모 숙박업소들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에어비앤비 숙소 리스트가 10% 증가하면 호텔 체인 매출 0.35%가 감소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우린 주요 공급자들이 틈새시장까지 점령해 자본주의의 극대화를 누리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매솔루션은 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가 2014년 100억달러(11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제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도 공유경제 시장이 매년 80% 이상 성장해 오는 2025년이면 3350억달러(398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지금, 새로운 불평등 확산을 막고 비극을 줄이려면 탄탄한 제도적 기반과 시장 성숙이 우선돼야 한다. 각 국가의 사정에 맞는 규제도 먼저 논의되어야 한다. 최근 에어비앤비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미국 시카고, 프랑스 니스 등의 도시와 세금 관련 규제에 합의했다. 2017년 에어비앤비는 700여개 국가에서 세금 관련 문제를 모두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에게 한국은 탐나는 시장이다. 가파른 속도로 공유 경제 숙박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관광객 유입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 에어비앤비 등록 숙소는 2013년 2000여개였으나 2016년 11월 약 2만2000여개로 증가했다. 한국은 공유경제의 파급력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나? 어쩌면 벌써 휩쓸리기 시작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