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업계 1위 삼성화재와 중소형 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이 보험료 인하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보험료 현실화에 따른 손해율 안정화와 더불어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에 발맞춰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리스크 관리 문제로 인하 기조가 확산되긴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투자여력 상승과 우호적인 제도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 보험료 인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예정이율 0.25% 상승시 보험료 10% 인하

최근 악사손보는 2일부터 장기보험 상품 예정이율을 기존 2.75%에서 3.00%로 인상하기로 했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보험금 지급 때까지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지칭하는 말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는 상승, 반대로 높아지면 보험료는 하락한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 인상되면 보험료는 평균 5~10% 내려간다고 보고 있다.

악사손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예정이율을 2.75%에서 2.50%으로 낮췄다. 즉, 보험료는 평균 10% 하락한 셈이다.

예정이율 인상에 대해 악사손보는 장기보험 확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 다이렉트 보험에만 상품군이 밀집돼 있었는데, 장기보험의 비중을 늘려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15% 가량인 장기보험의 비중을 5년 이내에 35%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악사손보는 지난해 악사그룹으로부터 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악사손보 측은 기준금리 상승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단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금리 상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높이고, 이는 다시 채권수익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험사들은 주로 10년물 채권을 매입하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RBC) 감소할 우려도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는 보험사들의 수익에 도움을 준다. 기준금리의 상승 기조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주식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투자이익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악사홍콩의 경우 예정이율 6% 유지하면서 경쟁사와의 가격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선제적 움직임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을 저렴한 보험료로 유치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험료 인하 움직임 거세질 것”

자동차보험도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보험료가 인하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자사 개인 자동차 보험료를 2.7%, 업무용은 1.6%, 영업용은 0.4% 각각(평균 2.3%) 내렸다.

삼성화재 측은 차 보험료 인하에 대해 손해율 개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 단위 : %, 출처=금융감독원, 각 사

실제 지난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폭 개선됐다. 2015년 손보사 전체 손해율은 87.8%였으나 지난해 10월 기준 81.8%로 낮아졌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 82.4%→79.8% ▲현대해상 89.7%→81.2% ▲동부화재 87.5%→81.2% ▲KB손보 88.3%→81.2% ▲한화손보 91.7%→84.04% 등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경미사고 수리기준 변경과 더불어 사고시 렌트 기준이 변경되면서 손해율이 안정돼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며 ”시장경제 논리로 보면 당연히 손해나면 (보험료를) 올리고 이익나면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유지를 위한 보험료 인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이미 시장에서 30% 가량 점유하고 있는 1위사가 점유율 유지를 위해 추가로 보험료를 내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적자가 지속되고 점유율이 낮은 상태에서 보험료 인하를 통해 점유율 상승을 꾀하는 것이 상식적으로도 맞다”고 반문했다.

손보업계에서는 보험료 인하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손보업계 1위와 막내가 함께 보험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판을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독당국의 보험 자율화 정책으로 처음에는 손해율 안정화를 위해 보험료가 상승했지만 현재는 시장경쟁 원리가 적용되면서 보험료 인하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인배상 한도가 높아지는 등 상승요인도 나타났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됐던 다른 관행들이 개선되면서 손해율은 오히려 개선되는 추세”라며 “사고율 증가나 계절적 요인 등의 변수가 예상보다 적으면 인상보다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