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천동 금호어울림 더 비치 견본주택 내부.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빠른 속도로 냉각되는 중에도 부산 시장은 완전히 다른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하는 물량은 올해의 갑절이 넘는다. 올해 부산지역에서는 올해보다 1만7000여채 늘어난 3만5000여 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이는 4만3000세대를 공급한 2002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부산의 신규 아파트 공급량은 2002년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1만~2만8000세대 사이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강원, 경남, 경북, 전남, 전북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절반 이상 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것과도 정반대 상황이다. 지방의 올해 아파트 신규분양 물량은 총 16만9118가구로 올해의 20만6874가구보다 18%가량 줄어든다. 울산과 제주 등은 올해의 10% 수준으로 대폭 감소할 예정이다.

반면 부산에선 포스코건설의 ‘명지국제신도시 복합 더샵’(2936가구), 삼성물산의 동래구 ‘온천2 래미안’(3853가구), 연제구 ‘거제2구역 래미안’(4295가구), 한화건설의 부산진구 ‘연지 꿈에그린’(1113가구), 대림산업의 북구 ‘만덕5구역 e편한세상’(2120가구) 등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 물량이 쏟아진다.

특히 전체 분양물량 중 재개발  물량이 특히 많다. 올해 분양하는 총 32개 단지 중 15개 단지 1만9066세대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다. 세대수로 보면 전체 공급량의 54%에 달한다. GS건설의 ‘일광5·6구역 자이’(1547가구), 현대산업개발 ‘전포2-1구역’(2144가구), 현대건설의 ‘연산3구역’(1568가구), 롯데건설의 ‘주례2구역 롯데캐슬’(948가구), ‘연산6구역 롯데캐슬’(1163가구) 등이 재개발 단지로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32개 단지에 총 3만5261세대다. 지역별로 보면 기장군이 5개 단지로 가장 많고 해운대구 4개, 강서구와 연제구가 각각 3개 단지다. 기장군 물량은 모두 일광지구에 몰려 있다. 단지 규모로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온천2 재개발구역 '온천 래미안'이 가장 크다.

대내외적 변동성이 크다는 올해에도 부산 지역의 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역의 청약열기가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부산지역 마지막 재건축 분양단지인 남천 금호어울림 더비치의 평균 131.7대 1, 최대188.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11.3 대책 이후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었다.

앞서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동래명장’은 전체 56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3만7891건이 접수돼 평균 66.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124.33대 1로 기록됐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 A씨는 “두 단지가 지어지는 동래구와 수영구는 모두 지난 11.3 대책의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지역인데다 ‘남천 금호어울림 더 비치’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부산지역의 분양가 시세를 크게 웃도는 3.3㎡당 1629만원으로 책정된 것을 고려하면 부산 분양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수도권과 달리 입주대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장 현상이 내후년쯤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