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가 지난해 12월 28일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와 총 5억 25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출을 계기로 동아에스티의 가능성이 재조명 받고 있다. 기존 파이프라인에서도 성과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들이 있어 향후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평가다.

▲ 동아에스티 주요 투자지표/ 출처=대신증권

MerTK 저해제 기술 수출, 왜 주목받았을까?

동아에스티가 기술이전을 한 것은 면역항암제 MerTK 저해제인 'DA-4501'이다. MerTK는 타이로신 카이네이즈(타이로신 인산화 효소)의 일종으로 암세포 주변의 면역 반응을 무디게 해 암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 이 것을 저해하는 것이 MerTK 저해제다.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면역항암제 후보로 올라 있다. 

창사 이래 글로벌 제약사와의 첫 계약인데다 MerTK 저해제 후보 도출 단계(discovery)임에도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만큼 'DA-4501' 가치를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MerTK 저해제는 아직 후보 도출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후보 물질 도출에 실패하거나 임상, 등록, 상업화에 실패하면 계약은 종료될 수 있고 계약 종료로 인한 위약금 지급 의무 사항은 없다. 

그럼에도 계약 규모는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크다. 총 계약규모는 5억 2,500백만 달러(약 6,000억원)으로 초기 계약금은 4,000만 달러(약 460억원)다. 단계별 판매 로열티는 최대 10%를 받을 예정이다. 국내 제약 산업에서 기술수출 총규모나 계약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꼽히는 것은 한미약품이 압도적으로 5~6건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동아에스티 기술수출은 바로 한미약품 다음 순위를 차지한다. 또 후보 물질을 탐색하는 단계에서 이뤄진 기술수출이라는 점에서 4000만 달러의 계약금은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계약금은 해당 물질의 상업화 가능성이 높을수록 많이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 물질에 대한 높은 평가와 더불어 후보 물질 도출 및 전임상 성공 이후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5년 기준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연평균 30.7% 성장을 보였다. 2021년이면 172억달러(약 21조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MerTK는 그 후보 중 하나다. MerTK의 경우 관련 후보물질이 13건에 불과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최초 MerTk 저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후보물질 도출과 전임상에 성공할 경우 임상 및 개발 계획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동아에스티의 연구개발(R&D) 선순환이 예상된다. 2016년 동아에스티는 비알콜성지방간염(NASH)와 다른 세 개의 파이프라인 임상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기존 전문의약품 판매 부진과 개발 비용 증가로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이 매우 부진했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점차 실적 턴어라운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앞서 진행하던 R&D 진행에 따른 결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동아에스티 파이프라인/ 출처=삼성증권

기업 가치 ‘재조명’...파이프라인에 주목

애브비와의 계약으로 지난해 3분기 저조했던 영업이익은 4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에는 매우 부진했던 2016년 영업실적 대비 점진적인 턴어라운드가 예상 된다"며 "순차적인 R&D 진행으로 기업 가치 상승이 전망 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364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이었다. 2015년 3분기 영업이익이 155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애브비와의 계약으로 받게 되는 계약금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의 특허권 실사 계약에 따라 50:50으로 나누게 되는데 2016년 4분기에 인식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해 유진투자증권은 2016년 4분기 매출액은 1530억원, 영업이익은 1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2016년 총 매출액은 6000억원, 영업이익은 510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15년 12월 기준 17.05배다. 2016년 12월 28일 기준 증권사 예상치는 112.2배(삼성증권), 34.2배(대신증권), 62.8배(유진투자증권)이다. 업종PER은 2015년 12월 말 기준 43.15배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3배이고 배당수익률은 0.95% 수준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14년 8.1%, 2015년 9.3%다.

▲ 동아에스티 주가 추이, 지난 12월 28일 기술이전 계약 발표 이후 주가가 올랐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자료 출처=한국거래소

동아에스티 주가는 28일 기술수출 계약 발표로 전 거래일 대비 18.55% 상승, 10만 8000원 종가를 기록했다. 2017년 1월 2일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 대비 0.95% 하락해 10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동아에스티의 기술 수출로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에스티 지분의 22.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2월 28일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1.68% 상승해 16만 2500원을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으로는 합성의약품에 다섯 개, 천연물 의약품에 세 개, 바이오의약품에 네 개가 있다. 삼성증권은 향후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으로 'DA-8010'과 'DA-2141'등의 신약 후보물질을 꼽았다. 'DA-8010'은 과민성 방광염 치료제로 유럽 임상 1상 단계를 준비 중이며, 'DA-2141'은 당뇨치료제로 미국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2017년에는 'DA-3880', 'DA-9801' 등의 성과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DA-3880'은 '다베포에틴 알파'의 바이오시밀러로 빈혈 치료제다. 현재 일본, 유럽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DA-9801'은 당뇨병성신경병증을 치료하는 천연물의약품으로 미국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