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 보험업계 전략은 영업력 강화와 더불어 상품 수익구조를 개선해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소비자들에 대한 소통과 권익보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국제회계표준(IFRS17) 도입 등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ICT기술을 접목한 핀테크 분야 개척에도 역량을 쏟겠다는 의지도 내비췄다.

생보사 “수익성 확보…신상품개발‧리스크 대응”

업계 1위 삼성생명은 리스크 관리와 상품개발을 통한 질적성장과 더불어 소비자와 시장에 기반한 전략 수립을 목표로 내세웠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질과 가치 중심의 경영은 저금리, 저성장이 장기 고착화되는 경영환경에서 더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실행력 제고에 박차를 가해 질적경영의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치경영 핵심지표인 ‘신계약 내재가치’(EEV)를 중심에 두고 회사 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계약 내재가치는 단기적 손익만으로 보험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현금흐름을 고려한 평가하는 지표다. 장기상품을 취급하는 생보사 상품구조 특성상 단기적인 흐름보다 긴호흡의 전망과 계획을 세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또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전략수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시장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고객과 시장에 기반한 CPC(고객-상품-채널)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품 부문은 선진 수준의 상품개발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구축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경영 방침을 ‘반걸음 앞서는 상품·채널 혁신’으로 정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재무건전성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보호에도 앞장서겠다는 등 고객이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혁신을 이루겠다”며 “상품·서비스 가치경쟁력을 향상하고 우수한 채널조직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선언은 지난해 선포한 ‘비전(Vision)2020’의 연장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전2020은 교보생명이 ‘상품·채널 혁신 No.1 생보사’가 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여기서의 ‘상품 혁신’은 탁월한 가치 경쟁력을 갖춘 상품·부가서비스 개발을, ‘채널 혁신’은 모든 고객 접점의 서비스 역량과 품질을 혁신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소외됐던 고령자, 유병자 등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한 특화 상품, 생명보험 고유 영역인 종신보험, CI(치명적 질병)보험 등 가족생활보장 상품을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한화생명은 미래시장 선점을 선포했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지금의 보험환경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젊고 강한 일류 한화생명으로 도약해 나가기 위해 낭비요소는 철저히 줄여나가겠지만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는 과감히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신계약 가치 중심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원 부문과 연계함으로써 중장기 효율 개선에 나선다. 또 새 IFRS17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 ‘최고혁신책임자’를 CEO 직속으로 신설해 업무 혁신을 강화키로 했다.

더불어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채널 구축과 업무의 스마트화로 고객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한화생명은 올해부터 과점주주인 우리은행과 손잡고 차세대 성장 동력인 해외사업과 핀테크 분야에서의 협력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진출 8년차인 베트남 법인의 흑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손보사 “수익구조 개선…디지털 대응”

삼성화재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영업력과 수익구조 개선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장기보험의 경우 기존 보장성 상품 중심의 영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장보험료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 교육 및 육성을 통한 전속 조직의 컨설팅 역량과 활동량을 제고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상품 공급 등을 통해 현장 영업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사장은 “자동차보험은 가격 및 언더라이팅 체계 정교화 통해 보유계약 우량화와 더불어 인터넷·모바일 강화로 1위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라며 “또 손해율 안정 및 사업비율 개선을 위한 혁신활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전반의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 모델 개발 등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인력 지속 양성 등 선진사 수준의 사업역량을 위한 혁신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해상은 수익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췄다. 차별화된 신상품 개발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 발전에 대응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은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7년에는 무엇보다 수익 중심의 경영 강화가 필요하다”며 “손익 중심의 매출 목표를 달성해 나가며, 합산비율 개선 및 자산운용 수익 확대를 위해 더욱 힘써 줄 것”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영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일대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차별화된 신상품 개발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속조직 도입 및 육성 강화로 점포영업 효율성을 개선해 나가는 한편, 온라인 영업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으로 “향후 디지털 기술 발전에 대응하여 ICT 환경 변화에도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손보의 경우 미래 성장동력 중심의 조직 기능 강화와 함께 IFRS17의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에 전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자산리스크관리부’를 신설하고, 기존 리스크관리부를 확대 개편해 ‘보험리스크관리부’로 격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