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17이 오는 1월 5일부터 8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IT 업계는 새로운 기술과 업계 트렌드를 볼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CES가 기술 업계에 1년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고 평했다. 혁신, 중요 뉴스, 경쟁사를 날려버릴 한방 등으로 가득 차 있다는 설명이다. CES에 앞서 5G,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디스플레이 4가지 분야에서 어떤 제품이 나올 예정인지 미리 살펴봤다.

5G

CES 2017을 주최하는 북미가전협회(CTA)는 이번 전시회의 핵심 키워드로 ‘연결’을 꼽았다. 5G 무선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사람과 자동차, 가전기기 등이 실시간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교감하고 소통하는 세상이 곧 올 거라는 말이다.

그레이 사피노 CTA 의장은 “사물인터넷부터 가상현실, 자율 주행 자동차까지 연결은 미래 혁신의 핵심”이라며 “전시회에서 24개 서로 다른 업종의 3800개 기업 제품들이 5G로 연결된 미래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CES 2017 개막 하루 전에 열릴 5G 관련 섹션에서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이 글로벌 통신 기업들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참석한다. 20세기 폭스, BMW, 에릭슨 등과 함께 5G 통신망과 연결에 대해 토론을 펼친다는 소식이다. SK텔레콤은 “5G에 대한 SK텔레콤과 글로벌 통신사들의 시각, 입장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동차, 콘텐츠, 통신장비업체 대표들과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신임 CEO인 박정호 사장과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도 CES 2017을 찾는다. CES 2016에는 SK텔레콤 CEO인 장동현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전 부회장이 방문했다.

▲ 패러데이 퓨처 'FFZERO1', 출처=플리커

자율주행 자동차

현대자동차가 CES 2017에서 자율주행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현대의 친환경 자동차인 아이오닉이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운전자 없이 달릴 예정이다. 이번 시연에서 아이오닉은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주변 도심 4㎞ 구간 지하도, 횡단보도 등 실제 도로를 달린다. 현대차는 지난 1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주·야간 도심 시승회를 성공리에 진행한 바 있다.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 FF)’는 중국 거대 ICT 기업 러에코가 투자한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 기업이다. CES 2016에서 전기차 ‘FFZERO1’을 공개해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FF를 둘러싼 얘기가 많은 가운데 CES 2017에서 자사 최초의 양산형(mass production type)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라는 점이 눈여겨 볼만하다. 더버지는 FF가 벤틀리, 페라리, 테슬라 등을 겨냥하기 위해 몇 달간 티저 사진과 비디오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씨넷은 혼다가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율주행 전기차 '뉴브이(NeuV)'의 콘셉트카를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콘셉트카는 개발 중인 자동차를 샘플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으로 소비자의 성향을 예측해 개발하는 차세대형 자동차를 말한다. 씨넷은 혼다 측의 말을 인용해 뉴브이가 차량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교통 혼잡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BMW는 홀로액티브 터치(HoloActive Touch)를 공개한다. 홀로액티브 터치 시스템은 자동차의 음향 스테레오, 내비게이션 등을 제스쳐와 헤드업(head-up) 디스플레이로 조정할 수 있게 돕는다. BMW는 이미 해당 시스템을 탑제한 자동차를 선보인 바 있다고 씨넷이 보도했다.

▲ LG 블루투스 스피커, 출처=엘지전자

스마트홈

스마트홈 분야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스마트 홈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인 에코, 구글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구글홈이 커넥티드 기기를 통해 자사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스마트 문, 전구, 보안 카메라, 온도계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테크크런치가 평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에코와 구글홈 외 LG의 공중에 뜨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주목할만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스피커는 CES에서 공개될 계획이다. LG전자는 스피커의 아래에 두고 쓰는 우퍼 스테이션 안에 전자석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성질을 이용해 스피커를 공중에 띄웠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CES에서 선보일 무기는 '딥러닝(deep learning)' 가전이라는 전략을 짜고 있다. 딥러닝이란 기계가 스스로 사용자의 사용 습관 및 주변 환경을 학습해 기능을 발전시키는 기술이다. 딥러닝을 에어컨과 로봇 청소기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딥러닝 기반 스마트홈 가전은 각종 센서와 와이파이(Wi-Fi)망을 통해 클라우드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한다. 기기들은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생활방식과 주변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작동한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중심으로 세탁기, 오븐 등 모든 구성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도 선보인다. 삼성의 사물인터넷 기기 개발 플랫폼 ‘아틱’의 확산 의지도 강하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된 사물인터넷 로봇청소기 '파워봇'도 선보인다. '삼성 스마트홈' 앱을 통해 청소 시작·종료·예약이 가능하며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만 집중적으로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인수한 하만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인공지능 코타나를 적용한 스피커를 CES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AI 스피커에 대한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내년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스피커의 세부사항이나 MS와 함께 CES에 부스를 마련할지 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LG 4K 커브드 OLED TV, 출처=플리커

디스플레이

세계 TV 시장 1·2위인 삼성과 LG가 차세대 TV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을 CES에서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3세대 퀀텀닷 SUH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3세대 퀀텀닷 SUHD TV의 새로운 명칭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브랜드를 전면에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퀀텀닷이라는 용어 사용마저 조심스러워 했지만 퀀텀닷 기술 향상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신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LG는 OLED의 가격을 3분의 1까지 확 줄일 공정 신기술을 내년부터 적용해 OLED 대중화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LG가 OLED TV 신제품을 CES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60인치대 OLED TV는 와 말 수 있는 롤러블 TV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롤러블 TV는 돌려 말 수 있어 보관이 쉽고 입체감이 높은 화질을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종이처럼 얇은 '벽지 TV'(Wallpaper TV)의 공개 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한다. 중국기업들을 비롯해 필립스 등도 OLED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니도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OLED 세력이 더 늘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