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의선숲길(연트럴파크)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연트럴파크라고 들어봤어?” 기자의 질문에 인근 대학에 재학 중인 후배는 “연남동 말씀하시는 거 맞죠? 요즘 가장 핫한 플레이스잖아요”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곳인만큼 영하 8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트럴파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연트럴파크’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을 미국의 뉴욕 센트럴파크에 빗대 부르는 명칭이다. 홍대입구역에서 연남파출소 교차로 까지 이어지는 공원으로 길이 1.2km, 폭 10~60m의 일직선 형태다. 경의선 숲길은 불과 얼마전가지만 해도 버려진 철길이었다. 경의선 철도가 지하로 내려가면서 철도시설공단이 내놓은 토지를 서울시가 숲길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경의선 철로가 지나가던 연남동과 가좌역 일대를 지난 6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계획적으로 개발 및 활성화 시킨 공원이다. 정식 명칭은 ‘경의선 숲길 공원’이다. 철길 모양을 그대로 살린 것이 공원의 포인트다.

▲ 영하 8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의선숲길(연트럴파크)을 찾은 사람들이 공원을 거닐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연트럴파크는 폭 20m 정도 되는 공간이 공원 시작점에서 끝(1.2km)까지 길쭉한 형태다. 그 공간에는 나무들과 함께 곳곳에 벤치와 아기자기한 하천 등이 놓여 있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더욱 여유롭게 만든다. 공원 양 옆 도로변에는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레스토랑과 카페, 술집들이 늘어서 있다.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주변 브런치카페에는 찾아온 손님들도 가득 차 있었고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또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연트럴파크 맛집을 찾은 주변 회사원들과 손님들이 가게 앞에 줄 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연트럴파크 중간지점 중식당 앞에 대기하던 회사원 A씨는 “점심을 먹기 위해 조금 일찍 나왔다”며 “연트럴파크 주변 맛집들이 점점 소문이 나면서 12시 정각만 지나도 자리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원 조성 후 양 옆으로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과 카페, 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서울의 소위 ‘뜨는’상권으로 주목받았다. 실제 연트럴파크에는 어딜가나 보이는 흔한 ‘프렌차이즈’ 상가들을 찾기 힘들다. 각각 특색과 개성을 지닌 독특한 분위기의 상가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대로변 중앙에 위치한 나무들과 하천이 상권과 어우러진 모습은 특유의 편안한 느낌을 준다.

▲ 연트럴파크 골목에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특색있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연트럴파크에서 오래 자리를 지킨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트럴파크라는 브랜드가 생긴이후 1~2년 사이 권리금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며 “일단 한번 들어온 상가들은 잘 나가지 않고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공원과 함께 어우러져 다른 상권보다 많은 상가가 형성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도 이쪽 상권으로 들어오려는 상가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연트럴파크 조성 전 3.3㎡당 2000~3000만원이었던 건물 매매가가 현재 3000~5000만원까지 올랐다. 상가 임대료 역시 3.3㎡당 70~80만원 수준으로 공원 조성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2km 구간인 연트럴파크는 올해 안에 더 늘어나게 된다. 홍제천 단절 구간에 보행교를 설치해 마포구에서 조성하고 있는 2.2km 길이의 ‘경의선 선형의 숲’과 연결한다는 것. 상암동부터 홍대까지 총 3.4km의 숲길이 조성되면 연트럴파크까지의 접근성이 더 좋아지고 상권역시 더욱 뜰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은 현재 가좌역 인근 홍제천 아래쪽까지 조성돼 있는데 보행교를 만들어 가좌역부터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까지 숲길을 연결할 것”이라며 “상암동부터 가좌역까지 구간은 마포구에서 국비와 구비를 투입해 경의선 선형의 숲으로 조성하고 있어 두 길은 2017년께 서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 경의선숲길(연트럴파크)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마포구 관계자는 “연트럴파크 연장 조성이 끝나면 접근성이 좋아지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올 것”이라며 “지금 보다 더 좋은 상권이 형성 될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인만큼 동시에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형성이 되지 않게 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리감독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