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보험과 핀테크의 융합산업인 ‘인슈어테크’(InsurTech)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보험시장에서의 투자가 확대되는데다 알리바바, 페이스북과 같은 IT기업의 보험업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된 상황. 우리나라 시장의 경우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이 진행됐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에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글로벌 인슈어테크 투자 25억 달러 규모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보험시장에서는 ‘인슈어테크’가 출현하면서 보험산업의 사업모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슈어테크란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용어로 보험과 관련된 핀테크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보험사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급격히 증가했고, 특히 자동차보험이 신기술 발전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보험사들의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제신용평가기관 S&P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의 인슈어테크 투자규모는 25억 달러 규모이며 이중 중국의 인슈어테크 비중은 10억 달러에 육박한다. 그러나 인슈어테크 투자규모는 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핀테크 은행부문 투자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수준이다. 때문에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슈어테크 산업 발전은 대형 IT 기업의 보험업 진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과거 자동차보험 비교 사이트를 개설했다가 2016년 사업을 철수한 전력이 있으며, 페이스북,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보험업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손해‧생명보험사들이 IT기술을 접목한 상품과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다.

동부화재와 라이나생명은 카카오톡 채팅으로 보험업무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챗봇(Chat-b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챗봇은 방대한 소비자들의 질문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금 청구방법, 필요 서류, 계약대출 이용방법, 서비스망 찾기 등 고객의 문의에 응대 해준다.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친구추가의 ID검색에서 해당 서비스를 찾아 친구로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는 해결방법을 제시해 주는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암 보험 보험금 청구가 필요하다면 구비서류를 보내주는 방식이 아니라, 구비서류를 준비하는 방법에 대한 URL링크를 보내주는 식이다.

ING생명은 AI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도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 프라이빗 뱅커(PB) 대신 AI가 투자를 진행하는 서비스다.

지난 7월 출시된 ING생명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신계약보험료 기준 62%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호실적을 내고 있다. 2016년 10월 기준 수익률은 2.48%로 같은 기간의 자산배분펀드 중 가장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관련 핀테크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스타트업 ‘디레몬’의 애플리케이션 ‘레몬클립’은 가입자가 어떤 보험을 들었는지, 보험료를 얼마나 내는지 정보를 한눈에 모아 볼수 있도록 돕는다. 또 가입한 보험이 적절한 지 중복된 보험은 없는지 분석 해주고, 보험금 청구도 돕는다.

인슈어테크 영향력 제한적…“장기적으로는 개선”

다만 당장은 인슈어테크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보험소비자들이 아직 중개방식의 판매채널을 선호하는데다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가입자가 필요에 의해서 가입해야 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모집인들과의 관계나 설득에 의해 가입하는 경향”이라며 “또 현재 인슈어테크 기술이 비용 관리, 사용자 인터페이스, 언더라이팅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당장은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상존한다.

보험연구원 권오경 연구위원은 “중개가 아닌 직판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으로 인슈어테크가 보험 판매채널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향후 인슈어테크로 인한 보험산업의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미미할 것이나 장기적으로 서서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