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쇼핑 여정(Shopping Journey)은 구매 전 단계, 구매 단계, 구매 후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AISAS(Attention–Interest–Search–Action–Share)로 보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 및 서비스에 ‘주목(Attention)’하고 ‘관심(Interest)’을 갖고 ‘탐색(Search)’하는 것은 구매 전 단계로,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 등 구매 채널에서 구매하는 ‘행동(Action)’은 구매 단계로, 배송, 반품, 환불, 고객 센터, 그리고 ‘타인과의 정보 공유(Share)’ 등은 구매 후 단계로 볼 수 있다.

구매 전에는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매장, 인터넷, 주변 지인 등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탐색하고, 구매는 가격, 프로모션, 구매 채널의 특성 등 구매에 관련된 여러 가지 조건들을 비교해 구매하게 된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배송을 받거나, 그렇게 고심해서 산 상품과 서비스가 늘 기대에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에 반품과 환불을 진행하고, 고객센터에 연락을 하게 된다. 또한 이런 전 여정에 걸친 쇼핑의 경험에 대해 블로그나 SNS에 공유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고객센터의 경우에도 방문해 대면 상담을 하거나 전화로 상담원과 통화하기도 하지만 이메일로, 문자로, 또는 대화형 메신저로 사람 또는 챗봇(Chatbot)이라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과 소통하게 된다. 주문은 온라인의 발달로 탐색부터 결제까지 점점 더 짧게 간편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1인 가구,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인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의 택배 수령이나 반품이 어려운 고객 또한 늘고 있다. 고객 센터를 통한 상담도 한정된 시간이 아닌 고객이 가능한 시간에 상담받고자 하는 니즈가 늘어나면서 이런 고객들에게 쇼핑몰의 상품 정보나 구매만큼이나 사후 서비스도 중요해졌다. 즉, 상품 및 서비스의 정보와 구매에 있어 자유롭게 채널을 넘나들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유기적이고 일관성 있게(Seamlessly & Consistently)’ 잘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에 즉각적으로 제공받기를 원하는 고객에게 대응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의 주도로 온‧오프라인 매장의 경계가 없어지는 옴니채널이 활성화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 온디맨드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등장했지만 지금은 더 다양하고, 편리하며, 정교하게 진화한 기술로 무장했다. 온디맨드는 단순한 모바일 트렌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 현재 국내외에서 일상생활 중심의 다양한 온디맨드 서비스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아마존, 구글, 다음카카오 같은 IT 기업들도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종류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집 등의 배송지에서 수령하는 것이 아닌 편의점에서 24시간 받아갈 수 있는 배송 온디맨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 코리아가 GS리테일과 협업해 전국 50여개의 GS25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에서 택배를 받아볼 수 있는 ‘스마일 박스’ 서비스가 그것이다. 주문 시 ‘스마일 박스’를 선택하면 발송되는 비밀번호를 지정한 GS25 ‘스마일 박스’ 키오스크에 입력하면 주문한 상품을 무인택배함에서 쉽게 수령할 수 있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고 무인택배함에 보관되어 있기에 모든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특히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 집에서 직접 택배를 받기 곤란했던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원하는 시간에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11번가도 편의점 CU와 MOU를 체결하고, 전국 1만여 곳이 넘는 CU매장에서 택배 수령 및 반품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100여개의 무인택배함뿐만 아니라 24시간 운영하는 1만여 이상의 고객 접점 포인트를 확보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온디맨드 라스트 마일(On-Demand Last Mile)을 확보하고자 하는 온라인 유통사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서비스인 것이다. 대형 마트나 슈퍼처럼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를 지정해 배송하거나 반품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다. 그렇지만 전국 곳곳의 매장 기반 배송 거점과 많은 인력이 필요한 서비스이기에,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받고 반품할 수 있는 배송 거점을 확보하고자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과 제휴를 결정한 것이다.

점점 더 유통업태 간 경계가 없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상에서 전문가들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만족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업체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다시 말해 구매와 생활의 변화로 고객의 서비스 요구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고객 접점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라스트마일 배송’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완벽한 라스트마일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층 강화된 온디맨드 서비스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