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리제이션(Googlization), 지구화라는 의미의 글로벌리제이션에 구글이 더해졌다. 세상 모든 것이 구글화된다는 뜻이다. 구글 검색의 발달과 산업 영역의 확장으로 온라인 정보 산업에 미치는 구글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2016년 구글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의 하드웨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구글은 모기업 알파벳을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부터 자율주행차, 인공지능과 클라우드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다. 2017년 구글은 메이드 바이 구글이라는 하드웨어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내외부 생태계의 결속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하나의 제국을 건설해 하나의 플랫폼 아래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전이시킬 목적이다.

2016년은 초반부터 구글이 큰 주목을 받은 해다. 구글이 인공지능 경쟁의 서막을 연 해이기도 하다. 2014년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가 인공지능 ‘알파고’와 함께 한국에 와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겼다. 전 세계에 ‘알파고 쇼크’를 안겨준 주인공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자가 학습 기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생각하는 법이 인간과 유사한 알파고는 착수 때마다 대국의 마지막 수까지 계산이 가능했다.

구글의 인공지능은 다양한 구글 제품에 녹아 있다. 스마트폰의 ‘구글 앱(애플리케이션)’에 말을 걸면 음성 인식이 음성을 단위로 변환시킨다. 자연어 처리 기능이 의미를 파악하고, 검색 랭킹의 최상위에 있는 결과를 제공한다. 지메일과 크롬은 스팸 및 악성코드를 차단할 수 있다.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을 이용하면 버튼 하나로 자동 답신을 보낼 수 있다.

특히 구글 인공지능은 ‘구글 포토’와 ‘구글 번역’에서 빛을 발했다. 2016년 11월 구글은 인공지능을 적용해 진화한 ‘구글 포토’와 오래된 필름 사진을 스캔할 수 있는 독립형 앱 포토스캐너를 공개했다. 구글 포토에서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태그 없이도 검색과 사진 분류가 가능하다.

구글 번역의 근간이 되는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은 머신러닝 기반으로 스스로 텍스트를 가져와서 학습하며 발전한다. 신경망 번역은 차세대 번역 시스템으로 문장을 기존처럼 단어로 쪼개서 번역하는 게 아니라 전체 문장을 하나의 번역 단위로 간주해 한 번에 번역한다. 신경망 기계번역 기술을 바탕으로 구축된 엔드-투-엔드(End-to-End) 학습 시스템을 기반으로 문맥을 활용해 재배열한다.

 

Made by Google

2016년 3분기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87.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3분기 출하된 스마트폰 중 10에 9는 안드로이드폰이라는 뜻이다. 2016년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공개한 구글은 생태계 확장에 매달리며, 인공지능을 품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시장 점령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월 미국 구글 본사에서 ‘구글 I/O 2016’(구글 개발자 대회)을 열었다. 구글은 차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공개하며 성능, 보안, 생산성 3가지를 강조했다. 안드로이드 누가는 3D 그래픽 API인 불칸을 지원한다. 파일 기반 암호화와 미디어 프레임워크 안전성 확보 등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작업 목록을 표시할 때 전체 작업을 취소하는 메뉴를 옮기고 멀티 윈도를 지원하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구글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바이 구글’ 전략을 택했다. 우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기기들의 빠른 OS 전환율을 지향한다. 구글이 2016년 하반기 발표한 픽셀폰은 자동 운영체제 업데이트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구글은 이를 위해 듀얼 파티션을 구성했다. 이는 하나의 파티션에서 폰이 구동될 때 다른 파티션에서 자동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나, 리눅스 등이 아닌 구글의 크롬 OS를 탑재하고 있는 노트북 ‘크롬북’에서도 해당 기능이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구글은 늘 고객들을 신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게 하는 방법으로 안드로이드 OS 전환율을 증대할 예정이다.

구글은 스마트워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도 2.0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안드로이드 웨어 2.0은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이뤄진 첫 대형 업데이트다. 스마트워치 단독으로 동작할 수 있는 앱을 지원하거나 입력을 쉽게 하는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2016년 10월 구글은 신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을 열어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구글 홈, 구글 와이파이, 크롬캐스트 울트라 등 하드웨어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구글은 사용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구글’이라는 목표 아래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기술과 기계학습 등을 활용한 대화형 도우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공개했다.

픽셀폰은 구글이 설계와 제작을 맡고 대만 HTC에 외주를 줘 제작한 스마트폰이다. 픽셀과 픽셀XL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 픽셀폰 시리즈는 이틀 만에 예약 주문에서 128GB 모델 전 색상이 매진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5인치 픽셀폰은 FHD 디스플레이를, 5.5인치 픽셀XL은 F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픽셀폰 시리즈는 두 모델 다 스냅드래건 821, 아몰래드 디스플레이, 4GB 램, 지문센서를 장착했다.

픽셀 시리즈는 구글 안드로이드 7.0 ‘누가’로 구동된다. 몸체는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으며 카메라와 플래시, 후면의 일부는 유리 재질이다. 고릴라 글라스 4, USB-C 포트, 32기가와 128기가 스토리지, 블루투스 4.2, 3.5㎜ 헤드폰 잭을 탑재했다. 배터리는 픽셀이 2770mAh 배터리, 픽셀 XL이 3450mAh이다. 픽셀폰의 배터리는 15분 충전에 7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구글홈은 인공지능(AI)을 품고 음성인식 툴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인공지능 스피커다. ‘OK 구글’이라는 명령어로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구글홈 명령을 받아 검색을 하거나 불을 켜고 또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영화표를 예약하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으며, 유튜브 등 비디오를 조절할 수 있다. 목소리 수집을 원하지 않을 때는 버튼을 끌 수 있다. 상단 부분에는 정전식 터치 패널이 있어 물리적 컨트롤도 가능하다.

데이드림은 구글의 가상현실 헤드셋이다. 픽셀폰 시리즈만 지원하며 천으로 만들어져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하며 스마트폰 연결이 쉽다. 유튜브, 구글 앱, 구글 플레이와 연결 가능해 VR 전용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현재 데이드림을 사용할 수 있는 앱의 개수는 적지만 최근 게임과 넷플릭스 등이 데이드림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 아담 스미스. 출처=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의 재발견, 유튜브 레드

유튜브 한국어 서비스는 2008년 처음 시작됐다. 구글은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한 이래로 업로드 가능한 동영상 파일 개수를 제한하지 않고, 블로그 등에 쉽게 삽입할 수 있는 기능으로 혁신을 꾀했다. 2015년 10월부터 구글은 9.99달러에 광고가 없으면서 모바일 환경에서 백그라운드 재생 및 오프라인 재생이 가능한 ‘유튜브 레드’ 서비스를 발표했고 2016년 ‘유튜브 뮤직’과 함께 한국에 들여왔다.

유튜브 레드는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멕시코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한국에 상륙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초다. 월 이용료 7900원의 프리미엄 서비스다. 유튜브 레드는 광고 없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고, 영상을 저장해 오프라인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모바일 기기에서 다른 앱을 열거나 화면을 꺼도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하다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유튜브는 자체 제작 콘텐츠인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2017년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인기가수 빅뱅이 출현하는 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한국이 유튜브 레드를 선보이는 아시아의 첫 번째 국가가 된 것에 대해 유튜브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 아담 스미스는 “한국의 동영상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은 유튜브 성장이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16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유튜브 채널 가운데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채널이 약 50개, 10만 구독자를 돌파한 채널이 약 600개다.

유튜브 뮤직은 기존의 유튜브에서 음악만 따로 모아둔 서비스다. 유튜브 뮤직 앱에서 아티스트 검색 시, 해당 아티스트의 인기 트랙 및 스테이션, 동영상, 앨범 등이 카테고리별로 표시된다. 아티스트의 공식 뮤직비디오와 앨범 외에도 리믹스, 커버, 라이브 실황 등의 다양한 버전의 영상을 쉽게 찾아 즐길 수 있다. 사용자를 위해 큐레이션된 음악과 동영상을 별도의 재생목록으로 만들어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간 베스트’라는 한국만을 위해 나온 탭도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