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기승을 부릴수록 몸의 온기를 채워줄 제품을 찾게 된다. 따라서 온열 매트나 소형 전열 기기, 휴대용 핫팩 등 추위를 잠시라도 견디기 위한 제품 사용이 늘면서 화상 위험도 높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발표를 살펴보면 우려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전기매트 위에서 잠들었다가 화상을 입거나 화재로 이어졌다는 신고가 39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핫팩의 온도를 재보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개봉한 핫팩은 30분 정도 지나니 섭씨 45도를 넘어 70도에 가까이 올랐다. 핫팩 사이에 달걀을 넣었더니 30분 만에 흰자가 익기도 했다. 이처럼 보온을 위해 무심코 사용한 제품들이 화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을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화상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련 환자들은 상처가 아문 후 남는 화상 흉터의 괴로움이 더 크다고 말한다. 특히 얼굴이나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에 흉터가 생겼다면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가리기 위해 한여름에도 긴 옷은 필수다.

화상 흉터는 색이 약간 변한 가벼운 흉터부터 단단하게 뭉쳐 특정 부위 움직임이 어려운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심한 흉터의 경우 불가피하게 피부이식, 흉터 성형술 같은 외과적 방법을 시도해도 개선이 미미하고 만족도가 낮아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흉터 레이저를 이용해 화상 흉터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화상 흉터 치료는 레이저의 촘촘하고 깊은 에너지를 침투시켜 딱딱하게 뭉친 콜라겐이 풀고, 울퉁불퉁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원리다. 환자 특성에 맞게 세분화해 레이저를 활용하고 흉터 깊이, 넓이, 색깔, 부위 등을 고려해 복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경미한 화상 흉터부터 관절이 구축된 화상 흉터까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하므로 흉터 성형수술과는 달리 째거나 꿰매는 과정이 없어 2차 흉터가 없고, 시술과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또 부분 마취를 통해 화상 흉터 부위만 치료하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다.

실제 치료한 환자들의 개선 효과도 높다. 얼마 전 필자의 병원 의료진은 심한 화상 흉터를 흉터레이저를 활용, 효과적으로 복원한 치료 결과를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지(Aesthetic Plastic Surgery Journal)>에 발표한 바 있다.

의료진은 31세부터 59세까지 화상 흉터 환자 11명(남성 10명, 여성 1명)에게 흉터레이저를 활용해 평균 3~5주 간격으로 치료했다. 이 중 6명은 피부 이식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그 결과 모든 환자가 치료 전보다 호전됐고 흉터의 색깔과 혈관도, 유연도 높이를 각각 측정해 합산한 벤쿠버흉터점수(VSS)도 의미 있게 감소했다. 특히 벤쿠버흉터점수(VSS)는 치료 전 평균 6.8이었으나 마지막 치료 6개월 후 1.4점으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또한 모든 환자에서 울퉁불퉁했던 흉터 표면이 매끄러워졌다. 환자 3명은 치료 전 화상으로 인한 가려움이 심했으나 치료 후 완화되었다. 치료 전 팔꿈치 부위 화상으로 움직임이 제한됐던 환자들도 많이 호전되었으며 일부 환자는 흉터 색깔이 밝아졌다. 조직검사 결과 화상 흉터 속과 겉이 복원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흉터레이저 치료 시행 후 피부 기저층 멜라닌 색소가 치료 전에 비해 많이 감소하고, 진피 유두가 새롭게 형성된 것을 관찰 수 있었다. 또한 표피와 진피 경계부에서 새로운 콜라겐 섬유가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피부이식 후 만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구축이 심한 흉터부터 가벼운 생활 화상 흉터까지 레이저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개선 및 복원될 수 있다는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