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잠이라고 볼 수 있다. 잠자리는 하루의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끊어 주고, 머리를 쉬게 하며, 때로는 꿈을 통해 평상시 받고 있는 근심을 풀어주는 해우소이기도 하다.

사람은 일과 중에 흐트러진 자세를 교정해 주며, 피로를 풀기 위해서 하룻밤에 20~40회 정도 몸을 뒤척여 몸을 이완시킨다고 한다. 뒤척임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자세로 위로 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연구 결과에 의하면, 깊은 잠을 자고 있을 때는 똑바로 잔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이 서 있을 때 등뼈의 S자의 곡선은 4~6㎝를 유지하기 때문에, 자고 있어 기분이 좋은 것은 그것보다 약간 낮은 2~3㎝ 정도일 때라고 한다.

특히 이마와 턱이 5도 정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7~8㎝ 정도의 높이를 유지해주는 베게가 가장 편하게 잠자는 자세를 유지하게 해준다. 그러나 요즘 목을 숙이고 핸드폰을 오래 보는 사람이 많아져 목이 뻣뻣하게 앞으로 굳어지는 ‘일자목’ 혹은 ‘목디스크’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자연적으로 높은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예로부터 고침단명(高枕短命)이라고 해 잠자리에서 베개를 높이 베고 자면 수명이 짧아진다고 했다. 목으로 올라가는 경동맥이 적당한 각도를 이루고 있어야 머리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는데, 경동맥이 꺾어져 혈관을 흐르는 피의 속도가 원활하지 못하므로 피로가 잘 안 풀리고 심지어는 중풍에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본다.

잠자기 전에 갈등을 일으키는 좋지 않은 뉴스를 늦게까지 본다든지 집에 가서도 해결해야 하는 업무가 연장선상에 있어 스트레스가 심하면 잠자리도 불편해진다. 즉 평상시에도 좋은 게 좋다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관대하게 생각하는 태음인은 갈등이 적은 편이라, 베개를 머리에 대기만 하면 대(大)자로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며 밤새 잘도 잔다. 옆으로 누워 자면 기도 확보가 좀 나아질 텐데 시체처럼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를 고수한다. 특히나 비만형으로 배가 나오거나 임신했을 때는 똑바로 눕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건전한 삶을 살아가는 좋은 태도라고 본다. 다만 코를 고는 것은 목젖에도 살이 쪄 기도를 좁게 하니 코를 고는 것이고 폐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게다가 ‘정폐호흡’이라 해 잠을 잘 때 숨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경우에는 뇌와 심장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져 심장마비로 바로 연결되어 위험한 순간을 맞을 수도 있다. 또 술을 좋아해 자주 마시면 목젖이 마비가 오거나 혈액이 부족하면 순간적으로 위험해지니, 술을 적게 마시고 살을 빼야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조그만 일에도 갈등이 많고 소심한 소음인들은 두뇌를 많이 가동해야 하므로 혈액이 뇌에 많이 모인다. 또 스트레스로 심장판막의 모세혈관에 혈액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동맥과 정맥의 혼합이 되는 경우 피로가 안 풀리고 늘 정신이 맑지 않다. 그러다 보니 심장이 있는 왼쪽으로 누워 마치 태아 모양으로 팔과 다리를 옆으로 움츠리고 잔다. 그래야 심장으로 피가 더 많이 몰리기 때문에 왼쪽 옆으로 자기를 좋아한다. 혈액이 뇌 쪽으로 많이 몰리고 심장의 기능이 약하니 펌프질이 충분하지 않아 심장에서 먼 손끝 발끝이 늘 차고 추위를 많이 타게 마련이다. 또 왼쪽으로 오래 눕다 보면 위도 무력해져서 소화가 잘 안 되며 자다가 자주 깨게 마련이다.

낮 동안에 해결되지 못한 스트레스가 잠자리로 이어져 자면서 악몽을 꾸거나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조그만 소리에도 자주 깨어 오전에는 거의 비몽사몽으로 지내다가 낮에 좀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되어 정신이 들기 마련이다. 평소에 하루에 한 번씩 자기 전에 건포마찰이나 냉수마찰 혹은 팔다리를 두드리는 운동으로 말초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야 잠자리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다.

뼈가 부실하고 허리가 약한 소양인은 하지불안증까지 가지고 있어 잠을 자며 밤새 방을 휘젓고 뒤척거리다가 깬다. 목부터 허리까지 척추가 약해서 잘 정렬되어야만 숙면할 수 있는데 낮에 서서 일하거나, 앉아서 사무를 보거나, 오래 운전을 해 허리에 피로가 누적되면 이를 견디지 못해 옆으로 누워야 잠이 오고 특히 오른쪽으로 자는 것이 편하다. 소양인은 신장뿐만 아니라 간장도 약해 간이 있는 오른쪽으로 누워야 간의 기능도 좋아져 잠을 편히 잘 수 있다. 침대는 약간 딱딱한 것이 허리를 잡아주는 데 유리하다.

깊은 잠은 보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얼마나 오래 자느냐보다 얼마나 깊게 자느냐에 따라 피로가 잘 풀린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볍게 부드러운 스트레칭을 약 10초 정도 해 온몸을 풀고 자면 잠이 더 잘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