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포스코

포스코가 지난해 중국에서 주력 사업인 철강뿐만 아니라 전 사업부문에 걸쳐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무역, 부동산, 제지, 자석 사업 분야에서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 중국 사업부 전반에 위기가 직면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중국에서 철강 법인들의 실적이 무더기로 적자가 난 상황은 현지의 철강 과잉 공급으로 저가 물량이 쏟아져 나와 판매가격이 떨어진 영향이 컸다. 하지만 철강 이외의 사업에서도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중국 내수가 악화됐다는 의심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물론 중국법인의 사업 규모는 국내보다 작아 전체 연결 실적에는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중국법인에 대한 투자 규모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사업부 운영에 있어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중국 철강 법인 이외의 포스코 계열사의 실적을 확인해본 결과 지난해 매출이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 물류, 부동산, 제지, 자석 분야의 매출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철강 외 법인에서의 지난해 손실 규모는 약 97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 법인 ‘포스코 대우’ 실적 전반적으로 하락

포스코 대우 계열사인 무역 법인의 중국 실적부터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2007년에 설립된 SANPU TRADING 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4년 대비 13% 하락한 1600만원을 기록했다. 장자항에서 철강재 등 중계무역을 영위하는 BLZ 포항 인터네셔널 트레이딩의 지난해 매출은 2014년 대비 27% 하락한 약 495억원을 올렸다. 다만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8.33% 증가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지난 1995년에 설립한 포스코 대우 중국 법인도 지난해 매출이 35% 하락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52.23% 급증했다. 이는 해당 법인이 일회성으로 인식한 영업외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포스코 대우가 진출한 종합 상사 중에 광저우에 위치한 대우 인터네셔널 실적이 눈에 띄게 좋지 않았다. 지난해 해당 법인의 자산과 부채 규모는 각각 51억1600만원, 64억5400만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에 있다. 지난해 매출 또한 2014년 대비 15%가량 감소했고 순이익은 5년 동안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5년간 적자 규모는 약 117억5900만원에 달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하이에 위치한 대우 인터네셔널은 지난 2010년 말에 설립해 2011년 기준 자산 규모가 636억94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는 이보다 74% 감소한 약 166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부채 또한 2011년보다 83% 줄었다. 해당 법인의 사업 규모를 전체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도 2014년보다 23% 줄어들었고 총 8억4200만원의 손실을 보았다.

상하이 아이카오차오 지역에 위치한 대우 인터네셔널 법인도 지난해 매출액이 2014년 대비 53.33% 줄어 전체 5억5700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해당 법인은 지난 2011년에 설립됐고 현재 아이카오차오 보세구역에서 중계무역 및 보세 창고업을 영위하고 있다.

◆ 부동산 개발·임대업 손실 규모 ‘눈덩이’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처럼 포스코 대우 계열사인 무역 법인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부동산 법인 역시 중국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토목 및 건설업을 영위하는 포스코 E&C 차이나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40% 급감했다. 이로 인해 순이익도 같은 기간 대비 40% 하락한 104억8300만원을 기록했다. 다롄에 위치한 포스코 IT Center Development 법인은 부동산 개발과 투자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약 91억원의 흑자를 올리기 전까지 4년간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4년간 총 손실 규모는 약 114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0년 설립한 이후로 4년간 매출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보아 설립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개발 및 투자를 영위하는 홍콩 포스코 E&C 인베스트먼트 법인은 지난 2011년 설립된 이후 자산 대비 과도한 부채 규모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지난해 부채가 약 2061억원으로 2014년 대비 13% 증가해 자본잠식 상태가 더욱 심화됐다. 부채도 증가한 데 이어 설립일부터 지난해까지 매출도 발생하지 않아 5년간 총 545억4200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부동산 개발과 건물 임대 및 관리업을 하는 DONG FANG JIN HONG 법인은 지난 2012년에 설립해 지난해까지 4년간 총 207억9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지난해 설립일 이후 처음으로 약 206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157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해당 법인이 그동안 누적해 온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매출액이 적고 지난해 부채도 2014년 대비 23%가량 증가해 이자비용 등 영업외손실 등 비용이 증가해 올해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물업 관리 및 건물 부속 시설관리업을 하는 POSMATE-CHINA 법인은 지난 2014년에 설립해 지난해까지 각각 3400만원, 32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포스코 대우, 제지 사업 청산 절차 돌입…올해 안으로 폐쇄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아울러 포스코 대우 계열사인 대우제지유한공사(Daewoo Paper Manufacturing)은 제지공장을 지난 1996년 설립했는데 조사 기간인 5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해당 법인의 5년간 누적금액은 244억5700만원이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자본잠식 규모는 약 152억원이고 자산과 부채는 각각 570억, 722억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올해 초부터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고 대부분 자산이 정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법인은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철강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제지업 시장이 과잉공급 상태에 있어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톈진에 위치한 대우 제지 유한공사(Daewoo Paper Manufacturing)도 5년간 자본잠식 상태에 있고 지난해 자산이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자산을 청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법인의 남아있는 부채 규모는 약 260억원이고 지난해 총 77억7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법인도 역시 올해 말까지 철수 작업을 완료하게 돼 포스코 대우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제지업은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IT서비스·DVR사업 매출 증가 했지만 지난해 적자 전환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밖에 포스코는 중국에서 POSCO ICT-China 법인을 설립해 IT서비스 및 디지털 영상 저장장치(DVR)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법인의 매출은 타 사업부와는 다르게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2014년 대비 19% 증가한 약 136억원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 1억2800만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이는 부채가 2014년 대비 55% 증가해 이로 인한 이자비용이 가중됐거나 기타 영업외비용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류법인, 부두하역업을 제외하고 적자 지속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포스코는 중국에서 물류업도 장자강과 후천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후천에 위치한 POSCO Hyundai International Logistics Complex Development 법인의 실적이 지난해 급격히 나빠졌다. 해당 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45억72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21억9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이다. 이같이 손실이 급증한 원인은 지난해 부채가 41억5000만원 증가해 과도한 차입 부담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과 동시에 자산도 2014년보다 약 26% 증가했다.

포스코, 기타 계열사에서도 실적 둔화…사업부 강화 방편 시급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아울러 포스코는 다롄에서 전기제어기기를 제작하는 사업을 이끌고 있다. 법인명은 Dalian POSCO ICT-DOVGFANG Engineering이다. 해당 법인은 꾸준히 매출이 증가해오다 지난해 56% 급감해 전체적으로 3억6200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자석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POSCO YongXin Rare Earth Metal 법인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잠식 상태에 있고 적자 규모도 지난해 급증했다. 매출이 2014년까지는 약 368억원 발생했지만 지난해 107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손실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내화물 품질검수 및 수출업을 하는 Yingkou Puxiang Trade 법인은 지난해 6500만원의 순이익을 냈고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재무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포스코의 중국법인 계열사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위기가 감돌고 있다. 포스코 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내수가 워낙 좋지 않아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포스코 국내 법인이 중국법인의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한 금액은 지난해 기준 총 4393억6800이다. 중국에 투자한 비유동자산 규모만 해도 1조6318억6300만원으로 투자 규모가 일본과 북미지역보다 크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중국 내수 시장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사업부를 강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