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모 개그맨이 개그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나름 화제가 된 CF 대사가 하나 있다. 바로 화장품 업체 SK-11 광고에서 배우 김희애 씨가 한 말 한마디 “놓치지 않을 거예요”인데, 사람들에게 그렇게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이 CF가 공대된 당시 광고업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일반적인 화장품 CF는 미모의 남·여 연예인들의 비주얼을 활용한 이미지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광고는 화장품을 직접 체험해본 모델이 제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얼핏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것 같지만, 이것은 체험 공유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테스티모니얼 마케팅(Testimonial Marketing)' 기법이 적용된 가장 전형적인 사례다.  

 

▲ 출처= SK-ll

‘써 본’ 이들의 이야기는 믿을 수 있다

영단어 테스티모니얼(Testimonial)의 사전적인 의미는 고용주가 직원에게 작성해 주는 추천서, 제품이나 문학작품에 반영되는 추천사다. 즉 어떤 것을 경험한 이후, 그에 대한 평가 차원에서 작성되는 글이나 후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의 구매를 결정할 때 정보를 얻는 방법은 광고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점점 더 똑똑해지고, 정보를 얻는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상품의 장점만이 ‘다소 과장된’ 시각으로 강조하는 광고의 속성까지도 감안하기 시작했다. 즉, 소비자들이 상업 광고에 대해 의심을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먼저 제품을 직접 ‘써 본’ 이들의 후기 혹은 의견을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견들은 제품의 품질을 과장되지 않은 시각으로 냉정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상업 광고보다 더 믿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에, 기업들은 화려한 광고로 상업성을 극대화시키는 것보다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차원으로 테스티모니얼을 마케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한킴벌리는 자사의 여성용품 광고에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소비자들을 등장시켜, 제품 사용소감이나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방식의 광고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 업체 닌텐도(Nintendo)는 자사의 게임기 ‘위(Wii)’ CF에 연예인들이 Wii로 게임을 즐기는 장면 그대로를 내보냈다.  

▲ 출처= 금호타이어 블로그

금호타이어는 제품의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 브랜드를 가리고 전문가들이나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 과정을 글로벌용 TV 광고로 만들었다. 타이어 브랜드를 가린 채 전문 레이서들이 스포츠카를 주행한 후의 타이어의 성능 평가와 함께 브랜드를 맞춰보는 내용으로 구성된 본 광고는 레이싱 마니아들과 타이어 소비자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식품 업체들이 체험단 모집이나 생산 공장 체험 행사를 마치고 그 후기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도 일종의 테스티모니얼로 볼 수 있다. 

함정! 테스티모니얼도 상업성을 피할 수 없다?      

테스티모니얼은 마케팅이나 광고에서 제품의 품질 이상으로 상업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제 테스티모니얼로도 상업성을 충분하게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파워블로거’ 등 기업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긍정적인 후기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테스티모니얼의 최대 강점인 ‘솔직함’도 점점 퇴색되기 시작했다. 제품 후기나 소비자 평가가 오히려 품질을 과장하면서 소비자들은 테스티모니얼의 진정성을 의심했고, 몇몇 체험들은 믿을 만한 정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생기게 됐다. 

한 마케팅 연구자는 “최근의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을 파악하는 수준이 준전문가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기업의 의도로 상업성이 강하게 녹아든 테스티모니얼은 오히려 마케팅적으로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들은 이를 고려해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그에 맞는 ‘솔직한’ 테스티모니얼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