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 치킨업소 TOP100 중 중소 업소 비중 증가추이. 출처=배달의민족

배달앱이 시장질서를 바꿨다. 배달앱 덕분에 비(非)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프랜차이즈 치킨집과의 대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영세 소상공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광고 수단으로 작용하며 ‘골목상권 버팀목’이 됐다는 내용이다. 

해당 내용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배달앱 사업자가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과는 상반된 결과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전국 18만 여 배달의민족 등록업소 중 통계 가치가 있는 2만5000개 치킨 업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많은 치킨을 판 10곳을 모두 중소형 ‘동네 치킨집’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작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가 상위 10곳 중 6곳으로 나타났다.

전국 주문수 ‘상위 100개 업소’로 범위를 넓혀 보면 네네치킨·BHC·굽네치킨·BBQ·교촌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의 비중은 절반에 못 미치는 41%에 그쳤다. 반면 비(非)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는 2014년 46%에서 2015년 48%, 올해는 59%까지 약진했다.

중소형 업소 선전 배경에 가장 큰 요인은 ‘배달앱’이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 먹는 일반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나며 배달앱이 배달음식 업소의 가장 효율적인 광고 수단으로 떠올랐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며 ‘목 좋은 곳’에 가게를 냄으로써 홍보 효과를 누리고 전단지나 책자 광고를 넘어 본사 차원의 대대적인 TV 광고까지 집행한다. 광고, 홍보를 모두 직접 해야 하는 영세 업소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배달앱이 등장한 뒤부터 적어도 온라인에서만큼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졌다. 배달앱은 이용자의 위치에서 가까운 곳이 가장 먼저 보이는 리스팅 광고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최다 주문수를 기록한 ‘후아바베큐 논현점’이다. 2013년 작은 가게로 시작해 현재 중견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후아바베큐의 김종희 JST네트웍스 대표는 초기부터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을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애초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매출이 오르면서 직영점 3곳과 가맹점 5곳으로 확장했고, 현재 직영점 3곳의 연매출만 25억원에 달하는 규모”라며 “배달의민족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치킨집 뿐만 아니라 한식, 중식, 피자, 족발, 보쌈 등 여러 카테고리의 배달음식점이 배달앱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마케팅 및 고객관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대문야채곱창’을 운영하는 김재범 사장도 배달의민족을 통해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 사례다. 김 사장은 “고객 응대, 마케팅 방법 등 장사 비법을 알려주는 ‘배민아카데미’처럼 배달의민족에서 업주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나 업소 청결 유지, 원산지 표기 계도, 배달원 안전 운행 등 연중 실시되는 각종 배민 캠페인도 장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200개 배달앱 이용 업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배달앱이 ‘광고비 과다 요구’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취지의 자료를 냈다. 하지만 이는 배달앱의 광고 효율은 쏙 빼 놓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배달의민족 광고 상품 중 입찰 방식의 ‘슈퍼리스트’의 경우 전체 광고주 평균 월 30만원 미만의 광고비로 1000만원에 육박하는 매출 증대 효과를 보는 것으로 집계되어 투자 대비 효과(ROI)가 30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일부 사례이지만 야식집이 밀집한 역삼동과 같이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경우, 월 100만원 안팎의 광고비를 투자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추가 매출을 올리는 사장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기중앙회 측의 자료에 배달의민족이 광고비 이외에 수수료도 받고 있는 것처럼 기술된 내용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2015년 8월 ‘수수료 0%’를 선언하며 배달앱 중 유일하게 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은 허위사실 유포 및 영업 방해 등의 혐의로 중소기업중앙회를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위해 테크앤로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