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자세히 말하기 힘들지만, 최근 전사적 캠페인을 하나 진행했는데요. 이게 좀 사회적으로 민감한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별 문제 없다고 보아 시작한 것인데요. 그래서 미처 부정적 시각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밀고 나가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의 특정 활동과 관련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회사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메시지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이죠. 만약 실제로 회사의 특정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는 실무자나 담당 임원들의 사회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만드는 사회적 논란은 잠깐만 사전에 검토해 보았다면 일정 수준 이상 예상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그러면 왜 많은 회사들이 뻔히 예상되는 사회적 논란을 무릅쓰고 특정 활동을 벌여 나갈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논란은 예상되지만, 그렇게 크게 발전하기야 하겠나?하는 막연한 긍정 마인드를 가집니다. 그러고는 밀어부칩니다. 또 일부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면 우리가 해명하고 잘 관리하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 유형들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속 해당 활동을 해나가고,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접어버리자 하는 복불복 마인드를 가집니다.

가장 문제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이니 밀어부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보자’ 하는 배짱형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위협을 그렇게 크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일부는 여론을 만만하게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일에는 어느 정도 소란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사내에 존재하죠.

일단 논란의 여지가 있는 회사의 활동이 시작됩니다. 실무진들은 계속 환경을 모니터링하지요.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하나의 단초가 만들어집니다. 갑작스럽게 해당 활동의 문제를 지적하는 작은 여론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하죠. ‘올 것이 오나 보다…’하는 상황에서 바로 눈 깜짝할 사이에 광풍이 몰아칩니다.

이런 기업에 대해 언론에서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가요?” 이 질문에 십중팔구 기업들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기자를 더욱 당황스럽게 하는 대응을 합니다. “이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그 다음으로 이 논란이 되는 활동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마당에 지속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활동을 일단 중지하겠습니다”라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기업은 그나마 여론의 비판을 어느 정도 피해나갈 수 있습니다.

일부는 “내부적으로나 법적으로 봐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취지도 비판받는 것처럼 그런 취지가 아닙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해당 활동은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막상 시작한 활동을 소란이 생긴다고 바로 접어버리면, 유죄나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사회적 여론을 폄하하면서 그에 맞서려는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중도 나타납니다. 아무튼 사내적으로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미리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면 해당 활동을 하지 않거나, 논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나 수정을 기하면 됩니다.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거짓말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논란이 생길 일을 구태여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면 더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실무자들이 보다 건전한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민감성 또한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가 사업 검토를 할 때 여론적 민감성이나 사회적 논란 발생 가능성들을 두루 두루 타진한 뒤 최종 결정을 하면 좋겠습니다.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여러 모로 적용해 보고 문제가 생길 부분을 실무 차원에서 사전에 찾아내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론을 보다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