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이만한 재개발 지역이 없다는 것은 누가 모릅니까. 사실 10여년 전부터 이 지역에는 재개발을 위해 강남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부동산이 많고, 때문에 재개발 열망이 크죠. 3구역이 가장 빠를 겁니다. 사업 마무리까지 4~5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한남뉴타운은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 한강변 재개발 지역이다. 총 5개 구역으로 이뤄진 뉴타운 중 3구역은 내년 봄 건축 심의 발표를 앞두고 있어 강남 투자자들의 얼어붙은 개발 투심(投心)의 불을 지피는 중이다.

이슬람사원에서부터 한남동과 보광동을 아우르고 한강변까지 이어지는 3구역은 면적이 39만3815㎡(한남뉴타운 총면적 111만205㎡)에 현재도 5200세대가 거주한다. 이는 천호뉴타운 전체에 해당하는 거대한 규모다.

지난 2003년 11월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3구역은 10여년 넘게 지지부진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울 중심의 한강변이라는 입지와 예정된 용산구 개발 호재 등으로 서울 최고 뉴타운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7월 서울시는 3구역 재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해 건축심의가 여러 차례 보류되면서 사실상 중단됐던 3구역 재개발 사업이 재개되는 신호탄이다. 12월 현재 3구역은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용산구는 2020년 3구역 재정비 사업을, 2022년 한남 뉴타운 전체 재정비 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국적인 유흥가가 형성돼 있는 이태원역 인근에서 이슬람사원 쪽으로 언덕길을 오르면 ‘우사단로’라는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옛 주소로는 보광동과 한남동이 나뉘나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우사단로는 이슬람교인들을 상대로 하는 할랄 음식점을 중심으로 편집숍, 타투숍, 카페, 식당 등 작은 매장들이 오밀조밀 붙어있다. 대부분이 노후 다가구 주택이나 상가주택의 1층을 쪼개 임대한 것이다. 최근에는 우사단로로 젊은 상인들이 많이 유입돼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우사단로에서 여러 개의 카페와 편집숍을 운영하는 F업체 관계자는 “사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재개발 계획 때문에 사업을 조금씩 정리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더는 몸집을 키우지 않고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사단로 상권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점포들의 권리금 형성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S공인중개업체는 “3구역의 경우 작은 사무실 하나도 매입가는 평(3.3㎡)당 5000만~6000만원에 달한다. 2~3억원 정도의 자본으로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올랐다”고 말한다. 그는 “투자자들은 상가주택, 빌라 등에 주로 투자하는데 건축물은 무허가 불량 주택인 경우도 입주권 프리미엄을 보고 구입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한국 최초의 이슬람교 사원인 서울중앙성원과 한광교회, 제일기획 인근은 이례적으로 존치할 예정이다. 기존 건축물 전체 2225개 동 가운데 23개 동이 철거되지 않고 남는다. 존치시킨다.

3구역 주민 A 씨는 “이슬람사원 인근에 할랄 음식이나 그 전통에 따르는 다양한 퓨전 음식점들이 있는데 주중, 주말, 점심, 저녁 관계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잘만 존치되면 지역의 역사성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서울시와 용산구는 노후 불량주택이 밀집되고,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 보광동 일대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조합에 알렸다. 용산구는 한남3구역은 최고 22층 높이 5660가구의 공동주택 촌이 되고 전체 수용인구는 1만5285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건축심의를 받기 전 설계안에 적용한 용적률 230%와 총 가구 수 5696가구에서 조금은 바뀐 변경안이 조합에 공개됐다. 가구 수는 5660가구로 줄었고 전체 연면적은 98만1184㎡, 용적률은 232%, 건폐율은 43%다. 이 가운데 분양가구는 4810가구로, 32가구 늘었다. 기부채납하는 소형 임대주택은 979가구에서 850가구로 대폭 감소해 사업성은 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