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스산함을 데워줄 군고구마의 계절이 찾아왔다. 변변한 간식거리가 없던 시절, 군고구마는 우리들의 든든한 배를 채워준 든든한 친구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종이봉지에 담아 파는 군고구마의 따뜻함이 추운 계절만 되면 본능적으로 생각이 난다.

조영구, 아이유, 강민경, 한혜진, 조여정 같은 연예인들이 고구마로 다이어트를 했다는 기사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그들이 다어어트식에 고구마를 조금씩 섭취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구마의 섬유소가 여자들에는 S라인을 만들어주고 남자들에게는 복근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고구마는 당지수가 낮지만 단 맛이 있어서 다이어트 시 먹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 또한 간 독성 해소와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어서 망년회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좋다. 고구마에는 단백질 식사에 의해 근육을 합성하는 데 보조 역할을 하는 비타민 B6와 망간이 감자에 비해 더 풍부하며,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에 장운동과 노폐물 배설에도 좋은 식품이다. 또 고구마를 자를 때 보이는 흰색 얄라핀은 장의 기능을 좋게 하므로 배변활동을 돕는다. 고구마에는 한국인의 주식인 탄수화물의 대사와 분해에 중요한 보조인자로 작용하는 비타민 B1 역시 풍부하다.

고구마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 우유나 콩 식품 등을 같이 먹는 게 좋고 각종 야채와 함께 샐러드나 주스로 활용해도 좋다. 요즘은 고구마의 종류도 자색고구마·호박고구마·밤고구마 등 종류별로 다양해졌고 자색고구마의 경우는 자색에 항산화 작용에 강한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는 게 특징이다. 안토시아닌은 세포를 손상시키고 조직을 노화시키는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혈관의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회춘의 식품이기도 하다. 또한 안토시아닌은 눈의 망막을 구성하는 로돕신을 합성해서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성분이므로 자색 고구마를 활용하는 것도 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탐스러운 노란색을 뽐내는 호박고구마는 날것일 때는 주황색이지만 익히면 아주 짙은 노란색을 띈다. 호박고구마는 샐러드와 함께 날것으로 먹어도 식감이 매우 우수하며 여자들의 다이어트에 더 좋은 이유는 식욕을 만족시켜준다는 것이다.

예전엔 고구마를 겨울의 간식인 군고구마로 떠올렸지만 요즘은 사시사철 우리 곁에 잇는 고마운 식품이며 또한 고구마를 겨울에만 먹는 음식이라는 상식을 깬 것이 있는데 바로 ‘아이스 군고구마’이다. 이 고구마는 급속냉동공법으로 고구마를 얼려서 아이스크림처럼 떠먹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바로 겨울 간식으로 변하게 된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기관지염 등 질환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몸을 덜 움직이는데, 이럴 때 고구마와 같은 겨울 간식만 잘 챙겨먹어도 질병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겨울 간식에는 고구마만 있는 게 아니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된 대표적인 간식으로 지역특산물처럼 판매하는 ‘찰보리빵’도 있다. 찰보리빵에는 비타민 B1, B2가 함유되어 소화기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군데군데의 팔이 그 맛을 증가시킨다. 그 독한 팥쥐도 감동하게 하는 겨울 음식으로는 동지팥죽도 한 자리를 차지하며 팥죽의 팥은 해독과 이뇨작용에 특효약처럼 작용할 수도 있다.

겨울에 고구마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과일이 또 귤이다.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쟁반 가득 담아온 귤을 까먹다 보면 손이 노래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맛과 영양을 즐기는 식품이다. 귤은 제주 과일이라고 얘기하지만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점점 윗동네로 올라와서 한반도 내륙에서도 귤을 재배하기도 한다. 귤의 대표적인 영양 성분은 비타민 C인데 그 이외에 헤스페리딘과 같은 섬유소 및 항산화성분이 겨울의 면역력과 함께 젊음과 건강을 지켜주기도 한다.

고구마, 찰보리빵, 팥죽, 귤 같은 음식을 겨울에 즐겨 찾는 이유가 바로 움츠러드는 몸에 기운을 주기 때문이다. 자칫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송년의 계절에 겨울 제철음식으로 몸을 보충해주는 것은 어수선한 시국에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작은 움직임으로 꼭 필요한 일이다.

‘저 몸 관리할 건데, 고구마를 먹을까요?’라고 묻는 다이어터들에게 필자는 “한두 개는 무조건 OK!”라고 답한다. ‘먹어도 된다’는 그들의 사소한 행복 미소를 보면서, 그 답을 주는 필자는 좀 못생겼지만 달콤한 맛의 고구마를 오늘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