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2017년 미국의 주택경기가 불안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장기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미국 모기지 대출의 30년 고정금리(이하 모기지 금리)도 불과 2주만에 3.49% 뛰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가계가 20~30년 간 원금과 대출 당시의 고정금리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모기지 금리의 상승은 신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확정적’으로 높아지게 돼 대출 건수가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주택수요 감소로 이어지게 되면서 주택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과 모기지 대출 신청 증가율 [출처:한화투자증권]

모기지 대출건수와 주택가격은 대체로 함께 움직인다. 최근 모기지 대출 감소와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는 2010년 후반이나 2012년 초반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2013년에는 미국의 트리플딥에 대한 우려로 모기지 신청 건수가 줄었지만 당시 집값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에 대해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크게 하락한 상태였던 주택 가격이 이후 유로존 발 금융완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치고 올라가는 예외적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택시장 호황 역시 저금리 기조 하에서 모기지 대출과 주택구입이 더 용이해지면서 나타났다는 평가다. 지난 2012년만 해도 가계가 빌리는 대출액은 담보로 잡은 주택가치의 55%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주택가격의 30%에 해당하는 돈만 있어도 나머지 70%를 대출반아 집을 살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주택 가격을 밀어 올렸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그만큼 주택수요도 예전만 못할 것 같다는 전망이다.

▲ 미국 가계의 주택가치 대비 모기지 대출액 비중 [출처:한화투자증권]

아울러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많아져 미국의 주택경기는 이전보다 시장금리에 더 민감해졌다고 진단했다. 사모펀드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임대수익을 노리고 주택을 구매하면서 미국의 주택보유율은 60%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사모펀드들은 가계와 같은 장기 고정금리가 아닌 상대적으로 더 짧은 만기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상승시 대체투자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또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임대료를 올려 받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택을 다시 판매할 유인이 커지고 이는 기존주택 공급의 증가로 이어져 가격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