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데이터의 입력기술이 키보드 타자에서 마우스 크리킹, 그리고 스마트폰 터치 방식으로 변천해 왔는데 이젠 제스처, 음성, 눈 깜박임 등으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PC에서 인터넷, 모바일 기기를 거쳐 가상(VR)‧증강(AR)‧혼합(MR)현실 기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혀 새로운 디지털 혁명이 앞으로 전개될 것 같다. 지난 50여년간 발전해온 디지털 기술을 능가하는 대규모 기술발전이 앞으로 10여년 이내에 진전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기는 단계에서 걷는 단계로 발전해 왔다면 앞으론 개구리 점프하듯이 놀라운 기술도약을 거듭하게 될 것 같다. 10년 후 2025년이 되면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스마트 안경을 쓰고 디지털 데이터로 가득 채워진 생활공간 속에서 일하고, 놀고, 먹고, 즐기며, 배우는 생활을 하게 된다고 전망한다. 스마트 안경은 작고 멋진 패션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혼합현실 기술을 이용해 원하는 디지털 이미지 정보를 눈앞에 펼쳐진 공간에 겹쳐 보여주고, 인공지능비서 역할도 겸하게 된다고 본다.

 

점 구름의 세상이 창조된다

공간컴퓨팅 기술은 공간을 3차원 X, Y, Z축으로 좌표계로 만들고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무수히 많은 점을 그 위에 찍어낸다. 이들 점들을 합쳐서 점 구름(Point Cloud)이라 부르는데 사물의 표면을 무수히 많은 점의 집합체로 표현해준다. 점 구름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물체의 이미지를 천역색감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 이 점 구름을 이용하면 가상의 공룡이 벽면을 뚫고 등장하는 모습을 만들 수도 있으며, 프로야구 경기장의 실시간 경기장면을 입체적으로 공간에 표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움직이는 가상의 이미지들을 현실 공간에 겹쳐서 표현하는 기술을 우리는 MR 기술이라고 부른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등장할 스마트 안경은 VR, AR, MR 기술로 구분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MR로 흡수되고 종국에는 특별히 의식하지 못할 만큼 보편적인 기술로 인식하게 될 것 같다. MR 비즈니스 시장 규모가 얼마나 빨리 성장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골드만삭스는 2025년경이면 800억달러 정도로 현재의 TV 시장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IDC는 그 2배인 160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물론 이 시장 규모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을 포함한 것이다. 결국 MR 기술의 영향을 받지 않을 비즈니스는 거의 없게 되는 단계로 디지털 세상은 진화를 거듭해갈 전망이다.

오늘날 디지털 생활의 중심에 스마트폰이 있다. 디지털 기술은 문자와 문장은 점차 줄이고 이미지나 동영상 등 시각정보를 더 활용하는 추세로 변해가고 있다. 인터넷도 동영상이 가득한 웹페이지로 바뀌고 있다. 앞으론 문자 기록 대신에 동영상 기록 시대가 된다고 본다. 페이스북에 비디오 촬영기능이 삽입되면서 페이스북의 담벼락이 동영상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듯이, 앞으로 웹페이지는 실시간 동영상들로 가득해지고 이 동영상 내용을 검색해내는 기술이 발달하게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문장 검색이 정보처리의 기본이라면 앞으론 영상 검색이 정보처리의 기본이 될 전망이다. 필요한 동영상 부분만 추려내는 기술도 가능해질 것이다. 영상정보는 문자정보가 전달하지 못하는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므로 같은 정보를 보고도 다양한 느낌이나 표현이 가능해진다. 이는 문장 속에 갇혀있던 소통의 수단이 급격하게 풍부해진다는 의미이다. 소설가는 문장으로 느낌을 전달하지만 영상감독은 3차원 동영상으로 상황을 재현하고 전달하므로 정보를 보는 사람이 직접 체험한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관점을 갖게 해준다.

 

스마트 안경은 강력한 모바일 장비다

앞으로 전개될 디지털 세상은 MR 기술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이 중심이 되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안경은 스마트폰보다 더욱 강력한 모바일 장비다. 이 장비는 공간컴퓨팅 세계를 전개해준다. 공간컴퓨팅이란 컴퓨터가 위치나 주변 물체들과의 상관관계를 점 구름으로 이해하고 이들이 시간에 따라서 변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게 된다. 이때 주변 물체란 사람들도 포함하고 실제 주변 물체와 함께 가상으로 생성된 이미지까지도 인식하게 되는 단계를 말한다. 공간컴퓨팅 환경에선 앉아서 모니터를 보거나 스크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주변의 변화와 함께 가상의 물체들과 접촉하면서 실체처럼 다루게 된다는 의미이다. 탁자 위에 가상의 바둑판을 올려놓고 가상의 홀로그램 인물을 맞은편에 앉혀놓고 바둑을 두게 되는 상황도 가능해진다. 10년 전에 무선전화기로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놀라운 기술발전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평범한 것처럼, 앞으로 10년 후엔 스마트안경을 쓰고 가상의 영상들을 교환하고 대화하며 조작하는 일이 일상처럼 될 것이다. 앞으론 5G 통신기술의 발달로 고선명 동영상이라도 소통의 장애가 되지 못한다.

스마트 안경은 눈 앞에 들어오는 빛의 일부를 차단하고 컴퓨터가 만들어낸 점 구름 이미지를 대신 보여준다. 그래서 현실공간에 가상 이미지가 겹쳐 보인다. 렌즈에 삽입된 센서들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예를 들어 선반 위의 화병을 바라보면 화병 위에 가상 이미지로 덧칠을 하거나 곁에 양념이 될 만한 이미지를 곁들인다. 스마트 안경의 인공지능은 눈동자를 따라다니며 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즐거워하는지도 감지해 낸다. 넋을 잃고 바라보거나 싫증을 느끼는 걸 안다. 스마트 안경은 내가 무엇을 주시하는지 알아채고 원하는 것을 추정해낸다. 삶의 다양한 경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스마트 안경이 취득한 이런 눈치 정보는 인공지능 비서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데 매우 소중한 기능이다.

MR 이미지는 스크린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상영상이 앞에 펼쳐져 있다고 느끼기보다 내가 가상영상 속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가상의 이미지라는 걸 알지만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잠시만 있으면 그 사실을 두뇌가 망각하고 눈앞의 장면을 현실로 받아들인다. 컴퓨터가 만들어낸 점 구름의 변화무쌍함에 빠져들게 된다. 스마트안경의 센서들은 눈앞에 펼쳐진 모든 영상을 지도로 표현한다. 바라보고 있는 장소나 바라보는 물체가 모두 지도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렌즈를 통해 보여주는 지도에선 물체를 실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특별히 이름을 문자로 달아줄 필요가 없다. 공간메뉴를 상단에서 펼치면 명령이 나오고 이를 터치해서 물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음성으로 조작도 가능하다. 스마트 안경은 IoT와도 연결되어 있어서 사물이 발산하는 데이터를 읽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회의에 참석한 상대편의 이름표에 심어진 인식표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바로 읽어낼 수 있다.

 

스마트 안경은 원격조종 장치다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원격으로 자율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있고, 하늘을 나는 드론을 조종할 수도 있다. 로봇의 카메라를 통해서 사물을 관찰할 수 있고 직접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도 있다. 위험한 장소에 로봇을 보내고 로봇의 시각능력을 통해 로봇을 직접 조정하므로 인간을 대신하는 아바타 로봇이 가능해진다.

스마트 안경의 핵심기술은 가상 이미지를 3차원 이미지로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3D 영화처럼 왼쪽 렌즈와 오른쪽 렌즈에 비춰지는 영상 이미지가 겹쳐져 스테레오로 보여야 한다. 동시에 심포니 오케스트라나 코를 킁킁거리는 짐승들 또는 고래 등에서 내뿜는 물줄기 소리 등이 영상과 함께 스테레오로 들려야 실감이 난다. 예를 들어 축구장이나 야구장에 직접 가지 않고서도 그 현장에서 들리는 함성을 입체음향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가상 이미지가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사람이 가상 이미지 속에 들어간 느낌을 갖게 하는 기술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기술은 인공지능 비서기술이다. 눈동자의 변화를 읽고 스마트 안경 주인의 성품과 습관 그리고 선호도를 학습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계학습기능을 강화해서 스마트 안경 주인의 모든 것을 지원하는 분석 자료로 활용한다.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지금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듯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다닌다고 전망한다. 2017년은 스마트 안경의 춘추전국시대를 여는 해가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니콘, 애플, 소니, 삼성, 스냅 챗, 닌텐도, 레노버, 알리바바, 텐센트, 매직리프 등은 모두 스마트 안경으로 가는 지능장비들을 개발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되어온 홀로렌즈나 메타2는 패션 안경에 비해 투박하고 크기가 큰 헬멧형이다. 소문에 의하면 매직 리프가 개발 중인 안경도 크기가 기존 패션 안경보다는 훨씬 클 전망이다. 작은 패션 안경 크기에 CPU, GPU, 배터리, 와이파이, 블루투스, RAM, 레이저 장치 등을 모두 포함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스마트폰 크기만 한 보조 장치와 무선으로 연결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초창기엔 스마트 안경의 가격이 비싸므로 비즈니스용으로 설비 정비 업무나 기술훈련용으로 주로 활용될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 안경 가격이 저렴해지면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처럼 선호하게 되고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일반인들이 스마트 안경을 가장 폭넓게 활용할 분야는 교육 분야가 될 것이다. 스마트 안경은 학습자의 학습이해도에 따라서 다양한 수준의 교육 자료를 제공해줄 수 있다. 독학이 가능하므로 학교 교육을 대체할 수도 있다. 교육과정이 개발되어 공급되면 학습자의 역량별로 또는 선호도에 따라서 초급부터 최고급 교육까지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교육들을 수강하는 도구로 크게 활용될 수 있어서 평생교육 도구로 전망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