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장가항 STS 열연공정. 출처=포스코 제공

중국에 진출한 포스코 종속회사가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3분기 시점에서야 중국 철강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포스코의 실적 회복에 대한 관심도 급부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재 가공, 도금 강판 제조, 스테인레스 강판 제조, 냉연 강판 가공 등 총 22개의 철강 관련 법인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해당 법인들은 지난해 냉연 강판을 제조하는 포스코 차이나 쑤저우 법인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의 중·소 철강 업체들의 무분별한 저가 공급이 국내 수요 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포스코 중국 법인의 실적을 파악해 보면 결과적으로 철강 법인들의 실적이 지난 2014년까지는 대체로 양호했으나 지난해 전반적으로 큰 손실을 보았다. 중국의 철강 업체들이 난립했던 지난해 저가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철강산업은 특성상 사회기반시설(SOC)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인데 이에 대한 투자도 줄어 상황이 좋지 않았다. 또한 중국기업들이 자국 제품을 우선적으로 소비하게 됨에 따라 포스코의 중국법인 입지도 줄어들게 됐다.

중국 지주회사 포스코 차이나 홀딩스 지난해 매출 전년比  11% 하락

이로 인해 중국법인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지주회사인 포스코 차이나 홀딩스의 지난 2015년 매출이 전년 대비 10.55% 하락한 약 2192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287억1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5년을 통틀어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지난해 부채도 전년 대비 28.32%나 증가한 것으로 보아 차입 규모가 급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지난해 중국 철강 법인 손실 규모 '눈덩이'…철강 사업 강화 전략 필요

포스코의 중국 지주회사 실적만 봐도 전체 실적을 파악할 수 있지만 개별 법인들의 실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손실 규모가 급증해 전반적인 사업개편이 필요해 보이고 특히 철강 관련 중국 법인의 경영 전략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POSCO-CTPC 법인은 지난 1994년에 설립해 철강재 가공 및 판매를 영위하고 있다. 해당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전체 실적은 적자 전환됐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차입금에 대한 외환손실이 증가해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2003년에 설립한 포스코 쑤저우 법인 역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약 36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컸다. 포스코 차이나 칭다오 법인과 POSCO-CFPC법인은 지난해 각각 4억9600만원, 36억5000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특히 POSCO-CFPC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2.7% 하락했지만 순손실은 급증해 영업외손실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칭다오 POS-Metal 법인, 2013년부터 '자본잠식'

2004년에 설립한 칭다오 포스 메탈 법인의 매출은 지난 2011년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총 매출 하락 규모는 약 80%에 달한다. 아울러 해당 법인의 적자 규모도 5년간 약 36억원에 달해 전반적인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3년 시점부터 해당 법인은 자산 규모가 급감해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지난해 해당 법인의 자산 규모는 5년 전보다 85.21% 감소했다. 부채도 지난 2011년 대비 71.28% 감소해 자본잠식 규모가 약 13억4400만원에 달한다. 2007년에 설립한 포스코 충칭 법인의 실적도 지난해 약 3억6300만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이밖에 포스코 우후법인과 랴오닝성 법인, 옌타이법인, 장자강 법인의 지난해 전체 적자규모는 총 47억67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장자강에 위치한 법인의 부채비율이 약 482%에 달했다. 지난해 자산 규모가 부채보다 상대적으로 더 감소해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이다.

POSCO-TISCO, 5년간 연이은 적자…5년간 누적 순손실 67억2100만원

지린성에 위치한 POSCO-TISCO 법인의 5년간 실적은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5년에 매출이 전년 대비 45% 감소한 탓에 순손실이 약 37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해당 법인의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 규모도 총 67억2100만원을 기록하게 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광둥성에 위치한 포스코 스틸 법인도 지난해 약 1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법인의 5년간 적자 규모는 약 422억원이다. 또한 자산 규모도 매년 감소해 지난해 해당 법인이 보유한 자산은 2011년 대비 74% 줄었다.

스테인레스 중국 법인도 '적자'

중국에 진출한 철강 법인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장자강 포스코 스테인레스 스틸 법인도 지난해 약 116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약 18% 감소했다. 동시에 자산과 부채 규모도 각각 20.42%, 19.56% 줄었다. 장자강 포스코 스테인레스 법인과 동종업을 영위하는 칭따오 포항 스테인레스 스틸 법인도 지난해 약 4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지난 2014년보다 손실 규모는 약 46% 감소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스테인레스는 후방 산업에 쓰이는 소재는 물론 설비 투자 등 각종 자본적 지출에 큰 규모를 차지한다. 따라서 스테인레스 매출이 감소한 것은 중국 내 경기가 침체된 것과 연관이 크고, 경쟁이 심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포스코는 냉연강판을 가공하기 위한 법인을 지난 2007년과 2014년에 각각 설립했다. 이 중 2007년에 설립한 쑤저우 법인은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약 4억원이다. 해당 법인의 매출이 2014년 대비 약 101% 증가해 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다롄에 위치한 법인 두 곳은 각각 후판 가공과 철 구조물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후판 가공을 하는 법인은 지난 5년간 총 345억1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철 구조물을 제조 법인은 2014년 설립 이후 연이어 적자를 기록했는데 2년간 손실 규모는 약 31억원에 달한다. 해당 법인이 아직 설립 초기임을 감안해 고정비 지출이 큰 것이 원인일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포스코는 모터 및 변압기용 코아를 제조·판매하는 포스코 코아 테크놀로지와 자동차용 강판을 제조 법인을 각각 쑤저우와 광둥성에 두고 있다.

자동차용 강판 및 철 구조물 제작 법인 역시 해마다 순손실 규모 증가 

이 가운데 모터 및 변압기용 코아 제조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약 15% 감소했고 총 19억600만원의 손실을 냈다. 해당 부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포스코 오토모티브 스틸은 설립을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해당 법인의 4년간 누적 손실 규모는 약 527억원에 달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올해 3분기 회복세 있지만 중국 철강 기업들 구조조정 반영까지 시간 걸릴 듯

한편 중국에 진출한 철강 기업들이 지난해 전체적으로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국내 재무제표상 연결 영업이익도 2014년 대비 25% 감소했고 약 962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포스코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약 2조3723억원을 낸 것으로 보아 다소 실적이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중국 철강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4분기에 반영됨을 가정해 본다면 중국 법인들의 실적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돼 실적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아울러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70.44%로 경쟁사인 현대제철의 96.6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차입 규모를 늘리더라도 재무건전성은 양호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3분기 포스코의 전체 연결 기준 부채 금액은 총 31조8497억1800만원이고 이 가운데 유동부채 규모는 약 16억9449억원에 달한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업계에서는 중국 철강기업들의 합병 소식과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철강재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결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중국 법인의 실적의 문제는 판매 가격 감소보다 경쟁 심화로 인한 수요 감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경기 회복으로 인한 반사 이익보다는 사업 개편 및 철강 산업 강화를 위한 역량을 키워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