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삼성증권이 지난 9일 자사주 매각을 완료한 데 이어 20일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 결의 이후 내년 3월 16일 신주 상장이 완료되면 자기자본이 4조원대로 올라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3위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는 21일 삼성증권에 대해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결의로 대형 IB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증대로 이어지려면 사업모델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해 순자산을 발행 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자산가치(BPS)가 5만2621원에서 4만9069원으로 감소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1%에서 4.8% 수준으로 5%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 연구원은 “늘어난 자본만큼 자기자본이익률이 하락하지 않도록 방어하려면 기존 사업에서 수익을 늘리거나, 운용 수익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실적을 확인해보면 기존 사업의 영업력이 위축되고 경쟁 지위의 우위가 약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기존 사업영역인 중개나 금융상품 판매 등은 자본이 추가로 투하된다고 해도 수익이 늘지 않을 것이고 그나마 자본 활용이 수반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역시 시장 환경에 종속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단순 중개형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위험 회피 성향의 자본 정책에 대한 변화가 수반 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계열사인 삼성생명에게 자사주 10.94%를 2901억원에 매각해 자기자본을 약 3조7658억원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유상증자까지 완료되면 4조원대의 초대형투자은행 기준에 충족하게 돼 어음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기업에 대출하는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번 발행한 유상증자는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에게 우선 배정한 뒤 실권주가 발행하면 일반에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사주조합원 우선 배정비율은 20%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로 총 3544억2620만4250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해당 자금은 삼성증권의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