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60분은 요즘 잘나가거나 신선한 게임을 60분 남짓 직접 해보고 간단한 리뷰를 전하는 코너다. 게임이 재미있다면 60분이 몇 달이 될지도 모른다. 반대라면 60분 자체가 오로지 ‘일’로 느껴질 뿐. 이번 리뷰60분에서 소개할 추천 게임은 영국 게임사 허치게임즈(Hutch Games)에서 개발한 모바일 오프로드 레이싱 게임 ‘MMX 힐 클라임(Hill Climb)’이다.

▲ 출처=허치게임즈

도대체 벌써 몇 번째냐고요. ‘사막: 난동’ 스테이지를 완주할 수가 없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버스에 내 차가 깔린다. 또 깔리고 폭발한다. 겨우 피하면 수많은 언덕이 기다린다. 가속 페달은 너무 밟은 탓일까. 차체가 전복된다. 다시 폭발한다. ‘이 차로는 무리인가.’ 오기가 발동한다. 무한 재시도에 돌입한다. 10여번 도전하다가 결국 포기. 이전에 이미 클리어한 스테이지로 돌아간다. 기록 경신을 위해서다. ‘도시: 마라톤’을 3분 20초 안에 완주하면 ‘클래식’이라는 차를 준다고 한다. 또 다시 도전이다. 이미 했던 미션인데도 내 차는 결승선 저 멀리에서 뒤집히고 폭발하고 타이어가 공중으로 날린다. 어이없다.

▲ 출처=게임 화면 캡처
▲ 출처=게임 화면 캡처

레이싱 게임은 사실 다 그렇다. 이 게임은 드래그 레이싱의 변형이다. 상대와 1대 1로 직선 단거리 경주를 펼치는 방식 말이다. 타이밍 맞춰서 기어 변속만 하면 되는 장르다. 이 게임은 조금 다르다. 또 다른 세부 장르인 드래프트 레이싱이 좌우 버튼을 눌러 완벽한 코너링으로 기록 단축을 하는 게임이라면 이 게임은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절묘하게 조작해 굴곡진 지형과 장애물에 대응해야 하는 식이다. 결승선까지 최대한 빨리 들어가야 하니 차체가 공중에 뜨더라도 속도를 마냥 줄일 수 없다. 너무 느리게 달리면 연료가 부족해 게임이 끝난다.

▲ 출처=게임 화면 캡처
▲ 출처=게임 화면 캡처

난이도가 쉽진 않다. 물리법칙을 모두 정복하기가 어렵다. 오기를 자극해 유저를 무한 재시도의 궤도로 이끈다. 될 때까지 해야 한다. 결국 시원스럽게 폭발하는 차량만 구경하게 된다.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이 되니 아는 사람들과 기록을 비교해볼 수 있다. 경쟁 심리를 자극한다. 특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새로운 차량을 보상으로 받게 된다. 처음엔 바퀴 커다란 경차밖에 없지만 나중엔 탱크까지 몰 수 있다. 답답하면 과금으로 저 차를 내 차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 출처=게임 화면 캡처

콘텐츠 볼륨은 첫인상엔 그다지 커보이지 않는다. 몇 분 해보면 다르다. 기자는 레이싱 게임이라면 전부터 즐겨왔다. 엑스박스로 프로젝트 고담이나 포르자 시리즈를, 플레이스테이션으로는 더트 시리즈를 즐겼다. 먼 옛날에는 니드포스피드 시리즈도 간혹 플레이했다. 그러면서 나름 레이싱 감각을 익혔다. 그런데도 MMX는 정복하기 쉽지 않았다. 무한 시도 끝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훨씬 더 어려운 스테이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클리어 속도가 더뎌지면서 의지가 식어갔다. 게임 못하는 기자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난이도 설계는 중요한 화두다. 난이도를 적절히 세팅해야 유저를 잃지 않는다.

▲ 출처=게임 화면 캡처
▲ 출처=게임 화면 캡처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더 보이긴 한다. 일단 준비된 차량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 자동차 브랜드 라이선스가 없는 탓에 클래식, 몬스터, 버기 등 무명 차량만 등장한다. 각각 특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동차 마니아를 만족시키기엔 택도 없다. 또 순위표가 너무 썰렁하다. 국내 유저가 얼마 없다. 김 빠진 기록 경쟁이 공허하다. 몇몇 지인과 MMX를 함께하자고 해야 외롭지 않을 거다. 요약하자면 MMX는 제법 잘 만든 모바일 레이싱 게임이다. 레이싱이라는 장르를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변주해서 나름의 재미를 이끌어냈다. 요동치는 서스펜션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 이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