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갱신형 암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보험료 인상이 없어 가계 지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적절한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갱신형 상품에 비해 월보험료는 다소 비싸고, 보장이 제한될 수 있어 가입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젊은 30대에는 비갱신형을, 보험가입이 까다로워지는 노년기에는 비갱신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젊을 땐 비갱신형, 나이 들면 갱신형 유리

모든 보험사들의 보험료 구성은 크게 순보험료와 사업비로 구분된다. 순보험료는 다시 위험보험료와 저축보험료로 구분된다. 위험보험료란 보험가입자가 청구하는 보험금을 약정대로 지급하기 위해 비축해놓는 금액을 말한다. 만일 사고가 많이 발생해 보험사가 소비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확대될 경우 위험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관리가 필수다. 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보험금지급액)이 경과보험료(차기 이후에 속하는 보험료를 제외한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상품의 손익분기점을 손해율 77%로 잡고 있다. 즉 손해율 77% 이상일 경우는 사업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적자이며, 100%가 넘어설 경우는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1‧3‧5‧7‧10년 단위로 갱신해 보험료를 인상한다. 특히 보험금으로 지출이 많은 중대 질병과 암의 경우는 대부분의 상품이 갱신형이다. 관련 담보에 대한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암보험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데다 사망률도 높아 다른 보장성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높은 수준이다. 갱신형으로 가입할 경우 비싼 보험료가 더욱 비싸질 수 있는 셈이다.

비갱신형 상품의 경우 되도록 젊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20대의 경우는 보험에 가입할 정도의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경우는 실손의료보험 정도만 가입하는 것이 좋다. 암보험의 경우 20대에 비해 여유가 있으면서도 젊은 30대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비갱신형 암보험을 30대에 가입했다면 월보험료 10만원을 80세까지 내면 납입한 총 보험료는 9600만원이 된다. 하지만 갱신형으로 가입하고 10년마다 10만원씩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하면 1억8000만원이 된다. 물론 10만원씩 상승하는 보험은 드물지만 그만큼 장기간 납입 시에는 비갱신형 상품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있는 경우는 무조건적으로 비갱신형을 선택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갱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일 경우 보험 가입 자체가 어렵고 범위도 상당히 제한된다. 만일 70세에 15년 갱신 상품을 준비한다고 가정하면 최초 1회 갱신은 85세 때 된다. 이후 두 번째 갱신은 100세가 돼야 하기 때문에 단 한 번만 갱신해도 100세까지 보장을 가져갈 수 있다. 지병이 있을 경우는 이미 보험료 자체가 높게 책정될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에는 갱신형으로 가입해 5년, 10년 보장을 끌어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젊은 시기인 30대에 갱신형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비갱신형을 선택해 보험료 인상을 막아야 한다”며 “이미 가입했다면 기존의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만일 60대가 넘어섰는데도 암보험이 없을 경우는 갱신형이라도 나쁜 선택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무조건적으로 비싼 암보장을 보장하는 상품도 지양해야 한다. 암은 특히나 가족력에 따라 발병하는 확률이 크다. 가족들 중 암에 걸린 사람이 없는데 암보장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면 위험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족력이 없는데 암보장을 1억원 준비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최근에는 갑상선암, 생식기암 등 일반암이 확산되는 추세인데, 고비용 보장이 아니라 폭넓은 보장을 담보하는 상품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서비스·갑상선암 보장 등으로 차별화

보험사들의 비갱신형 암보험 상품들은 다양한 부가혜택을 제공해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암스트롱보험’을 출시해 호평받고 있다. 이 상품은 암 예방과 치료관리를 위해 ‘메디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디케어서비스는 모든 가입자에게 ▲전문의료진 건강상담 ▲병원 진료예약 대행 ▲전담간호사 방문 ▲24시간 상담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또 치료비가 많이 드는 4기암에 대해 집중 보장한다. 최초 암 진단 시 진단금을 지급하며, 해당 암이 4기로 진행되면 추가 진단금을 지원한다. 입원 일당은 입원 첫날부터 180일 한도로 보장되고 수술이 동반된 입원의 경우 일당이 추가 지급된다.

갑상선암 보장을 강화한 상품도 등장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미래에셋 온라인 암보험’은 일반암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고, 보장 금액을 적게 지급하는 갑상선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했다. 갑상선암 중에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인 중증갑상선암(수질암종, 역형성암종)으로 판정받을 경우에는 일반암과 동일하게 최대 4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가입금액 2000만원 기준).

특히 이 상품은 미래에셋 온라인보험 보장성 상품을 2개 이상 가입하면 두 번째 월납 보험료부터 3%를 할인받을 수 있다. 보험료 납입 자동이체 신청까지 하면 1%를 더해 최대 4%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신한생명의 ‘신한인터넷암보험’은 비갱신형임에도 보장 한도를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암진단금의 경우 고액암은 1억원, 일반암은 5000만원을 지급한다. 암으로 사망했을 경우는 5000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건강하면 할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 암보험도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라이프플래닛e암보험’은 비흡연자라면 약 8.9%의 추가 보험료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또 과거 흡연을 했더라도 1년간 금연에 성공한다면 비흡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