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다. 여름에는 포켓몬 Go 게임을 통해 '증강현실'을 직간접 경험했으며, 불타오른 갤럭시노트7의 여파로 꺼진 배터리도 다시 보는 습관이 생겼다. ‘하우스 오브 카드’로 유명한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입했고, 애플은 아이폰7으로 체면은 차렸으나 잃어버리기 딱 좋은 이어폰 '에어팟'으로 걱정을 사기도 했다.

모듈 구조를 택했던 LG의 G5 스마트폰은 폰 자체보다 할리우드 스타를 내세운 '광고'로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IT 기업들에게 2016년은 이래저래 인상적인 해가 될 것이다. 다사난한했던 2016년이 떠나려는 지금,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2016년생 스마트 기기 5개를 떠올려 보자.

VR 기기 전쟁터에서 파랗게 빛나는 ‘PS VR’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PS VR)이 출시 첫 해에 홈런을 쳤다. 미국 타임지는 PS VR을 ‘2016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콘솔과 작동하는 PS VR은 PS4가 필수적이지만 이미 PS4를 가지고있는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시장 성수기를 맞이해 VR 기기들이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중 PS VR의 시장 점유율이 51.5%를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PS VR이 150만 대 팔렸다고 밝혔다. 연말 대목인 12월은 연간 VR 기기 판매량의 절반 수준의 판매가 발생하는 시기로 앞으로 판매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PS VR은 PS4용임에도 불구하고 399.99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직후부터 주목받았다. 2016년 한 해 전 세계에서 출하된 VR 헤드셋의 규모는 200만 대 이상이다. 2020년까지 연간 2억 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혁신에 더해진 기술력, 서서히 눕는 매력 'MS 서피스 스튜디오'

맥북이 아티스트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조만간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스튜디오'가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서피스 스튜디오는 28인치 1350만 화소 픽셀센스 디스플레이를 가진 올인원 PC다. 터치스크린에 화면을 20도 각도로 눕힐 수 있는 제로 그래비티 힌지(Zero Gravity Hinge)를 채택해 주목을 받았다.

6세대 코어 i5와 i7 프로세서를 채택했으며, 램 용량도 최대 32GB까지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드라이브에 GPU는 지포스 GTX 965M이나 GTX 980M을 선택할 수 있다. 10포인트 멀티 터치가 지원되는 화면을 서피스 팬과 손가락으로 컨트롤할 수 있으며, 서피스 다이얼을 색깔을 변경하고, 화면 회전시키는 게 쉬워 디자인할 때 유용하다.

한편, 애플의 신형 맥북 프로가 그래픽 결함으로 주춤한 가운데 서피스 스튜디오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MS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맥 이용자들이 서피스로 옮겨오며 11월 최고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의 주인 스마트폰 시장도 넘본다, 첫 구글 스마트폰 '픽셀'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장착한 구글의 첫 번째 스마트폰 픽셀X와 픽셀XL의 리얼 블루 색상이 조기 매진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구글 포토, 구글 어시스턴트 등 구글의 독점 서비스가 탑재된 픽셀폰은 안드로이드 시장 확대에 주축이 될 만한 상징적인 스마트폰이다.

픽셀폰 시리즈는 5인치 픽셀과 5.5인치 픽셀XL 두 종류다.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7.1 '누가', 퀄컴 스냅드래곤 821, 4GB 램을 장착했다. 저장용량은 32 GB와 128GB이며 배터리 용량은 2770㎃h ·3450㎃h다. 카메라는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200만 화소로 손 떨림 방지용 광학적 이미지 안정화(OIS) 모듈도 적용됐다. 방수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OK 구글! OK 2016! 합격점 받은 ‘구글홈’

11월부터 블랙 프라이 데이를 지나 12월 연말까지 이어지는 미국 홀리데이 시즌을 강타한 건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다. 로이터는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의 분석가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 2016년 연말 가상현실,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웨어러블 기기, 드론 등 4가지 뉴 디지털 기기 판매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129달러인 구글홈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맞이해 99달러에 판매하는 등 1000만 대 판매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구글홈은 유사한 기능으로 아마존의 '에코'와 늘 비교되지만 좀 더 저렴하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2016년 태어난 따끈따끈한 인공지능 비서다.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 검색과 연동돼 똑똑하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구글은 30여 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구글홈을 통해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를 주문하거나, CNN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글은 퀄컴과 협업해 사물인터넷 플랫폼 '안드로이드 씽스'와 스냅드래곤을 통합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진짜 구글의 세계는 아직 오지 않았다.

드론 시장의 게임 체인저, DJI '매빅 프로'(Mavic Pro)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에 따르면 2016년 민간 드론 판매량은 약 60만 대에 달했다.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계 드론 시장의 규모가 올해 86억 달러에서 2020년 115억 달러로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드론이 군수, 민간, 상업 등으로 확대되며 시장 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드론, 촬영기기 제조사 DJI가 야심차게 공개한 휴대용 접이식 드론 '매빅 프로'(Mavic Pro)는 날개를 접어 보관 및 휴대하다 비행 시 날개를 펴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드론이다. 휴대성을 강화하고 고화질 촬영이 가능하며, 스마트 비행 기능을 갖춘 매빅 프로는 드론계의 '게임 체인저'로 2016년 가장 주목을 받은 드론 중 하나다.

스마트폰으로 조정 가능한 매빅 프로는 4K 영상, 1200만 화소 사진 촬영을 지원한다. 초소형 3축 짐벌을 탑재해 흔들림 없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터치 한 번으로 목표 지점까지 자동 비행하는 '탭플라이', 피사체 추적 촬영 기능 '액티브트랙' 기능을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27분가량 비행할 수 있으며, 시속 65km로 고속 비행 가능하다. 본체 크기는 83x83x198mm에 무게도 743g으로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