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그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발표 이후 말레이시아 통화인 링기트는 하루만에 0.9% 가치가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ANZ Bank)를 인용, 지난 11월 한 달간 말레이시아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 자본이 53억달러(약 6조 30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금액은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본 221억달러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말레이시아는 외국인 국채 보유 비중이 높고 외환보유고가 낮다.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가 판 채권은 45억달러(약 5조 3000억원)에 이른다.
링기트 가치는 미국 선거 여파로 한 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6.5% 하락해 지난 11월 30일 기준 1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WSJ는 "국채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것은 말레이시아의 아킬레스건"이라며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국채 보유 비중은 48%로 다른 신흥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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