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떠올려봅니다. 제임스 딘의 청바지, 홍대 클럽비트와 조명, 자유로운 자기표현 등으로 표현되는 이들은 ‘젊음’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빛나죠. 이들을 상징하는 비유와 상징들의 기본 토대는 자신감에서 비롯됩니다. 사실 20대를 지나 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젊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자신감을 가져도 충분하다는 것을. 하지만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바로 질병을 앓거나 질환을 갖고 있을 때인데요. 12년간 수많은 환자들을 봐왔지만, 청년층 환자들이 특정 질환을 방치하여 자신감을 잃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 진료 현장에서 두드러지는 이들이 ‘20대 남성 여드름 환자’입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최근 5년 새 여드름 환자 증가율은 여성 3.2%, 남성 19.3%로, 남성 여드름 환자가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지 분비량이 많고 안드로겐(남성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 여드름이 흉터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인데요. 청춘의 자신감을 가로막는 여드름. 같은 20대라도 여성 환자에 비해 남성 환자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비교적 외모관리에 민감한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귀찮아하는 성향도 있고, 군대 다녀온 뒤로 미루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입학, 취업, 그리고 군대. 청년 시기에는 환경적으로 큰 변화를 여러 번 겪습니다. 그때마다 일종의 희망론이 거론되곤 합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여자 친구가 생길 거야, 취업하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닐 거야, 군대 가면 몸과 피부가 좋아질 거야’라는 기대죠. 그러나 환경이 바뀐다고 피부질환까지 저절로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군대에서 생긴 여드름은 제대 후 흉터까지 섞여서 심해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군대는 병원을 가거나 피부를 관리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보니까 그저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몇 주 전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온 20살 남성 최 군은 한눈에 봐도 화농성 여드름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더 이상 방치하면 흉터가 염려되고, 이미 피부 곳곳이 곪아 있어 치료를 권유했지만 최 군의 어머니는 군대 다녀오면 나아질 것이라며 발걸음을 돌렸죠. 그리고 며칠 후 전역한 지 세 달 정도 됐다는 박 군이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흉터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흉터 치료를 문의했고 현재 치료 중입니다. 저는 박 군에게서 최 군의 미래를, 최 군에게서 박 군의 과거를 봤습니다. 진료 현장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10년 넘게 보다 보면 해당 질환에 대한 인생주기 같은 것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군대 다녀오면 나을 거라고 기대했던 최 군이 전역 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여드름으로 인해 박 군처럼 흉터 치료까지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모든 질환에는 치료의 적절한 시기 ‘골든타임’이 저마다 있습니다. 여드름 흉터 치료는 좁쌀 여드름이나 화농성 여드름보다 치료가 까다롭습니다. 움푹 팬 얼굴 피부에 다시 새살이 차오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기간도 더 오래 걸리죠. 여드름이 진행되는 상태에선 애초에 흉이 남지 않게 여드름을 제거하고, 개인 체질에 맞는 약이나 치료법 등을 통해 자가 회복력을 높이기 때문에 비용이나 기간 면에서 효과적입니다. 빛나는 청춘, 자신감을 저해하는 여드름의 치료 시기를 잘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을 권합니다. 물론 식이습관도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체질을 보완하는 한약을 먹거나, 콩과 녹황색 채소를 꾸준히 챙겨 드세요. 특히 추천하는 조합은 ‘양배추’와 ‘검은콩’입니다. 검은콩 볶은 것을 간식처럼 먹고, 양배추 즙이나 달인 물을 생수처럼 자주 복용해 보세요. 소화기가 좋지 않아 생기는 여드름과 피부 염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