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정부 규제 발표로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오는 2017년 부동산 시장에서 7년 만에 최대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에 풀린 토지보상금은 토지시장으로의 재유입되거나 다른 유동자금과 함께 수익형 부동산, 기존 아파트 시장 등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토지시장은 풍부한 유동자금이 풀리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위축과 분양물량 감소로 안전자산인 토지로 투자수요가 유입될 전망이다. 2017년 토지보상금은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9조원이 풀릴 예정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리서치팀 팀장은 "현정부 들어 부동산 개발정책 방향이 주거복지로 선회하면서 토지보상금 규모가 과거 정부에 비해 줄어든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토지보상금 규모는 부동산시장에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보상금 절반은 서울 수서역세권,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 등 수도권에서 풀릴 예정이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토지가격 상승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진행되는 개발사업 특성상 2016년 인기지역인 제주, 강원, 부산은 2017년에도 투자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토지 매매시장은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호조로 굵직한 개발호재를 갖춘 제주, 세종, 부산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토지거래시장은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산일 기준이 2016년 1월부터 적용되면서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는 2년 연속 7.06%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는 7.48%로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세종(3.51%)과 부산(3.02%)이 3% 이상 오르고, 대구(2.93%), 대전(2.56%), 서울(2.18%), 강원(2.13%) 등 7개 지역의 지가상승률이 전국 평균(1.97%) 보다 높았다.

제주를 제외한 시도지역에서 상승률 1위 지역을 살펴보면 부산은 해운대가 5.75%를 기록했다. 그 뒤로 ‘북항재개발’ 사업으로 수혜를 받는 남구(3.66%)와 부산진구(3.44%)가 부산 토지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강원에서 지가상승률 1위는 원주(2.94%)다. 원주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동시에 조성되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2017년 개통되는 원주~강릉 복선전철 교통망 확충에 따른 접근성 개선으로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경기는 미군기지이전, 평택국제화도시, 삼성전자·LG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평택이 2.90% 상승했다.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 중인 중인 하남(2.61%), 남양주(2.40%), 의왕(2.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남은 미사지구, 대규모 쇼핑몰, 지하철5호선 연장 등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2017년부터 하남 감일지구에서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다. 남양주는 진건·지금지구 일대 다산신도시 조성과 지하철8호선 연장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왕은 백운호수 주변으로 롯데쇼핑몰과 대규모 주택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개발되는 강남(2.84%)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운동장까지 연결되는 개발사업으로 송파구도 2.36% 상승했다.

경남 거제(-0.42%)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경남 거제 토지시장은 조선·중공업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도 2008년(-0.59%)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0.3% 떨어졌다. 조선업 불황 타개가 쉽지 않아 이들 지역의 토지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용도지역별 필지수 기준으로 전국 토지거래량(1~9월까지)은 217만 필지로 2015년 동기대비 5.21% 감소했다. 세종(-41.2%), 대구(-30.53%), 광주(-23.15%) 지역에서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반면 평창동계올림픽, 도로망 확충, 국책사업 등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는 강원은 2015년 대비 18.92% 급증한 10만5,095 필지가 거래됐다. 제주(5.57%), 경기(3.27%), 충북(3.19%), 인천(2.29%)도 토지거래량이 증가했다.

2016년 10월까지 발표된 토지 평균 거래가격을 산출한 결과 서울은 3.3㎡당 1,568만원으로 2015년 대비 179만원 올랐다. 인천은 복합리조트, 인천공항제2여객터미널 등의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거래평균 가격이 3.3㎡당 209만원 거래됐다. 2015년과 비교하면 26만원 오른 가격이다. 제주는 2015년 3.3㎡당 26만원 대비 10만원 오른 36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목별 토지 평균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주유소’가 3.3㎡당 381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토지활용도가 높은 ‘대지’가 261만원을 기록했다. ‘사적지’ 253만원, ‘주차장’ 242만원 순으로 거래가격이 높았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전(밭)’은 28만원, ‘답(논)’은 21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임야(산)’는 평균 6만원선에서 거래됐다.

배영준 유안타증권 PB지원팀 차장은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토지에 재투자되면서 토지시장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 등으로도 유입돼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