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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대화에 녹인 욕망 홍상수식 19禁 표현법

감독:홍상수
주연:유준상, 김보경
배급:조제
제작 :전원사


‘19禁.’홍상수 감독의 영화엔 늘 꼬리표가 붙는다. 어릴 적엔 이유를 몰랐다. 빨간색 숫자만 보고 그저 야한 영화겠지라는 생각만 했다. 수십 번을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였다. 천재 시인 이상의 오묘한 시집을 읽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가 왜 천재감독인지를. 그의 영화는 수십, 수백년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반복된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북촌방향’은 흑백영화다. 3D, 4D가 나오는 21세기에 이게 웬 말인가. 눈에 띄는 자극적인 장면도 없다. 최근 영화 트렌드와 정면 대치되는 방향. TV에 어울릴 만한 일상생활의 에피소드가 무심하게 이어진 줄거리. 상업성을 거부하는 영화쟁이로 남고 싶어서일까. 홍상수 감독은 오만하고 고집스럽기까지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 보름만에 촬영을 끝냈다고 하니 특수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특이할 것도, 그렇다고 특별할 것도 없다. 주인공인 영화감독이 서울에 올라와 겪게 되는 일을 오롯이 담았다. 한옥마을로 유명한 종로의 북촌길에서 아는 사람과 약속을 하고, 또 만나지 못해 다른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일상. 혼자 술을 먹다가 옆 테이블 사람들과 합석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술집 주인에게서 옛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는 등. 어쩌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을 상황을 교묘하게 엮어냈다.

익숙함은 흥행과 거리가 멀다.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 그는 단순함에서 그만의 표현법을 통해 특별함을 끄집어 낸다. 19금 딱지가 붙어 있는 영화 치고 자극적인 장면은 그닥 많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대사 하나하나에 녹아 있는 의미를 곱씹으면 씹을수록 그 맛은 일품이다.

쌉싸름한 기억, 달콤한 추억, 황당한 사건 등 연관성이 없는 일들도 결국 어느 순간 똑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일종의 삶의 또다른 이정표일지 모른다. 또 저마다 자신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의미 없는 말들을 내뱉으며 이성의 틀에 갖춰 살고 있는 생활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고,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끼게 한다.

그의 영화 ‘생활의 발견’이 한 단계 발전됐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 당시 소소한 일상 생활 속에서 펼쳐지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뚝뚝 끊긴 듯한 느낌이 있다면 북촌방향은 우연스럽게 맞아떨어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북촌방향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진출로 관심을 받았고, 밴쿠버 국제영화제와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연달아 초청을 받았다.



쉐어 더 비전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꿈을 펼치기 힘든 현실에 얽매여 사는 스스로가 답답한 경영 컨설턴트 현민. 그는 우연히 정체 모를 중년의 신사 선재를 만난다. 선재는 고민하는 현민의 멘토가 되어 용기를 준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지지만 결국 선재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현민은 알 수 없는 메시지를 전달 받는데…. 주연 이병헌의 출연만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킬러 엘리트
실패를 모르는 본능적인 킬러 대니에게 날아온 사진 한 장. 파트너이자 멘토인 헌터를 인질로 전직 특수요원들을 죽이라는 임무가 적혀 있다. 대니는 사랑하는 연인을 뒤로한 채 헌터를 구하기 위해 타깃들을 사고로 위장해 하나씩 제거해간다. 사건에 의심을 품은 최정예 SAS 요원 스파이크가 등장하고, 서로의 존재를 직감한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시작한다. 제이스 스타뎀의 화끈한 액션이 포인트.

챔피언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 불가능을 뛰어넘는 기적의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경을 다친 채 어린 딸과 남겨진 기수 ‘승호’와 같은 사고에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사람을 태우지 않는 경주마 ‘우박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우승을 향한 무모한 도전. 그랑프리에 이은 이환경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파퍼씨네 팽귄들
성공한 사업가 파퍼는 가족을 등한시 한 탓에 전처와 자녀들에겐 ‘남’보다 못한 존재다. 그러던 어느날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요상한 ‘유산’ 남극펭귄을 받는데. 애물단지를 버리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던 파퍼는 오히려 펭귄 다섯 마리를 추가로 배달 받게 되고, 파퍼의 아들은 펭귄들이 자신의 생일 선물이라고 오해를 한다. 파퍼와 남극펭귄 6인방의 좌충우돌 뉴욕 생활기. 짐캐리의 코믹연기가 일품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


김세형 기자  |  fax123@asiae.co.kr  |  승인 2011.08.31  21: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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