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 파나소닉이 자동계산 기계를 선보였다. 아마존이 계산대·계산원 없는 식료품점 ‘아마존고’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이다. 파나소닉도 아마존을 따라 편의점 자동결제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파나소닉은 모든 계산원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나소닉이 물건을 자동으로 스캔하고 봉투에 담는 기계 ‘레지로보(Regirobo)’를 만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 편의점 브랜드 로손(Lawson)과 손잡았다. 현재 오사카 본사와 인접한 로슨 매장에서 해당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실험이 성공적이면 2018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의 목표는 기술을 통해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눈여겨볼 점은 파나소닉이 만든 특별한 쇼핑바구니다. 이 쇼핑바구니에 상품을 넣으면 자동으로 감지하며 계산하고 비닐봉지에까지 담아지도록 설계됐다. 원리는 이렇다. 고객이 쇼핑 후 물건이 담긴 바구니를 계산대 위에 놓으면 바구니 바닥이 양옆으로 갈라지며 구멍이 생기는데, 상품들이 이 틈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 아래에는 봉지가 준비돼 있어 상품들이 봉지에 자동으로 담기는 원리다.

편의점 브랜드 로손 COO인 사다노부 타케마수(Sadanobu Takemasu)는 “이 기술은 소매업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등장한 아마존고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파나소닉과 로손 임원들은 임원들은 “매장에서 직원을 완전히 몰아내고 싶진 않다”며 “매장에서 고객과 점원이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계산원까지 없앤 아마존고와는 다른 입장이다.

또한 현금이 여전히 널리 사용되는 일본 같은 국가에서는 아마존고가 매력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인 야스유키 후쿠이(Yasuyuki Fukui)는 “완전히 디지털화된 시스템을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좋은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의 솔루션은 현금이나 카드 모두 계산가능하다. 아마존고와 달리 현금이 여전히 완성한 시장에서는 파나소닉이 만든 자동화된 식료품점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지난주 완전 새로운 자동결제 컨셉을 담은 ‘아마존고’소개 비디오를 공개했다. 아마존 고는 선반에서 고객이 가져온 품목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고객이 상점을 나설 때 쇼핑금액을 청구하도록 설계됐다. 계산대, 계산원, 금전등록기를 모두 없앤 대신 고객이 걸어 다닐 때마다 그들의 스마트폰을 스캔하는 방식이다.

파나소닉의 레지로보는 최소한 계산원의 직업을 빼앗지는 않는다. 그러나 ‘계산원’의 직업이 언제까지 안전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본격적인 자동 결제기기 시대가 오면 소매업과 고용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한편 파나소닉은 지난 달 빨래 접는 로봇을 연구하는 도쿄 스타트업 세븐드리머랩(Seven Dreamers Laboratories)에 투자했다. 세븐드리머랩은 내년부터 주문을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