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이야기 하나. 어느 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남편이 다짜고짜 아내의 손목을 잡고 침실로 향했다. 남편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설레는 얼굴로 아내를 이불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대낮부터 왜 이러냐며 부끄러워하는 아내의 말을 뒤로하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남편이 하는 말. “여보, 나 야광 시계 샀다!” 우스갯소리 속 이 귀여운(?) 남편처럼 야광 시계는 애어른 할 것 없이 사람을 들뜨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손목 위 야광 시계는 빛 아래선 여느 시계와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면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불타는 금요일의 클럽과 어두운 캠핑장, 깊은 바닷속 모두 야광 시계가 빛을 발할 훌륭한 무대다. 여기, 야광의 대가들이 선보인 최고의 야광 시계 다섯 점이 있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

 

파네라이 라디오미르 1940 3데이즈 GMT 파워 리저브 오토매틱 아치아이오

▲ 야광 시계의 명가가 선보인 라디오미르 1940 3데이즈 GMT 파워 리저브 오토매틱 아치아이오. 출처=파네라이

럭셔리 스포츠 워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라디오미르’와 ‘루미노르’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이다. 파네라이의 시계 컬렉션으로 잘 알려진 둘은 각각 라듐과 트리튬을 기반으로 한 야광 물질의 이름이다. 이를 컬렉션 명으로 사용할 만큼 파네라이는 자타 공인 야광 시계의 대가다. 파네라이가 올해 초 선보인 라디오미르 1940 3데이즈 GMT 파워 리저브 오토매틱 아치아이오 역시도 그 명성에 걸맞게 우수한 야간 시인성을 보장하는 담갈색 슈퍼 루미노바 핸즈와 인덱스를 장착했다. 뿐만 아니라 9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와 낮/밤 인디케이터, 5시 방향의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에도 슈퍼 루미노바를 입혀 어둠 속에서도 시계의 모든 기능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400만원대.

 

롤렉스 익스플로러

▲ 야광 '끝판왕'으로 다시 태어난 익스플로러. 출처=롤렉스

익스플로러가 ‘야광 끝판왕’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존의 익스플로러가 핸즈와 바 인덱스 그리고 12시 방향의 삼각형에만 야광 처리가 되어있었다면, 2016년 바젤월드에서 공개된 익스플로러는 3시, 6시, 9시 숫자 표식에도 야광 효과를 더해 가독성을 한층 높였다. 롤렉스 고유의 야광 물질인 크로마라이트는 푸른빛을 띠며, 야광 효과가 일반 야광 소재보다 두 배나 더 오래가는 특징이 있다. 롤렉스가 익스플로러의 야광 성능을 개선한데엔 이 시계의 태생과 관계가 깊다. 롤렉스는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텐징 노르게이가 오이스터 퍼페츄얼을 착용하고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걸 기념해 익스플로러를 출시했는데, 탐험가를 위해 태어난 시계인 만큼 높은 야간 가독성은 필수 중 필수다.

 

오메가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크로노그래프

▲ 캄캄한 바닷속에서도 문제없는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크로노그래프. 출처=오메가

야광 시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다이버 워치다. 햇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닷속에서 시간을 확인하려면 야광 시계가 필수다. 오메가의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크로노그래프는 600m 방수 기능을 갖춘 다이버 워치로, 인덱스와 핸즈에 화이트 컬러 슈퍼 루미노바를 입혀 어둠 속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흥미로운 건, 밝은 곳에선 모두 하얗게 보이던 핸즈와 인덱스가 캄캄할 땐 각각 다른 색으로 빛난다는 점이다. 시침과 인덱스는 파란색, 다이빙 베젤 위 도트와 분침은 초록색 빛을 발산해 다이버들이 물속에서 더욱 쉽게 경과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경 45.5mm의 세드나 골드 케이스와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했고, 가격은 1900만원대다.

 

루미녹스 SOC

▲ 25년 동안 빛나는 자체 발광 야광 시스템이 특징인 SOC. 출처=루미녹스

시계 업계 전문가 베리 코언(Barry Cohen)은 어느 날 찾은 국제 무기 박람회에서 총기 가늠자에 사용하는 자체 발광 야광 물질을 접하게 된다. 순간 그는 이 야광 물질을 시계에 접목하면 빛이 아예 없는 곳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그의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리차드 팀보(Richard Timb)와 함께 최첨단 야광 시스템을 갖춘 시계 브랜드 루미녹스를 창립했다. 루미녹스의 시계는 25년 동안 자체적으로 빛나는 야광 기능이 특징이며, 미 해군 특수 부대인 NAVY SEAL의 시계로도 유명하다. 2016 바젤 월드에서 선보인 S.O.C(Special Operations Challenge)는 자체 발광 야광 시스템은 물론 카본 케이스와 200m 방수 기능을 갖춘 그야말로 전천후 시계다. 가격은 60만원대.

 

볼 에어로 GMT

▲ 각양각색의 야광 인덱스가 시선을 사로잡는 에어로 GMT. 출처=볼

야광 시계로 유명한 미국 시계 브랜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1847년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탄생한 볼(Ball)이 그 주인공이다. 볼은 모든 시계의 인덱스와 핸즈에 마이크로 가스 튜브(H3)를 적용해 어둠 속에서도 탁월한 가독성을 제공한다. 이는 스위스 첨단 레이저 기술을 통해 초소형 튜브 속에 트리튬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보통 야광 시계보다 100배 이상 밝은 빛을 낸다. 볼의 에어로 GMT는 두 개의 시간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계로, 환한 데에선 블랙 앤 화이트의 시크한 멋이 일품이지만, 캄캄한 곳에선 옐로우, 그린, 블루 등 다양한 색의 마이크로 가스 튜브가 빛을 내며 시선을 가둔다. 직경 42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했고, 300m 방수 기능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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