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미국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미국 석유 기업 엑손모빌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가 유력시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권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은 틸러슨 CEO가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또한 WSJ은 10명에 가까운 국무장관 후보 중 틸러슨 CEO가 선두로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알렸다.

텍사스에서 태어난 틸러슨 CEO는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임명됐다. 오랜 기간 공화당 인사들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직 경험은 없다. 그는 엑손모빌을 경영하면서 외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과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엑손모빌이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를 포함해 다양한 합작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러시아와 가깝다고 알려졌다. 현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과는 17년간 인연을 맺어왔다는 후문이다. 틸러슨은 2012년 러시아 정부 훈장인 '우정훈장(Order of Friends)'도 받았다.

트럼프 측에서는 틸러슨 CEO의 인맥과 경영능력이 외교 영역에서도 빛을 발할 것이라고 여기는 추세다. 틸러슨은 오바마 행정부가 단행한 러시아 제재에 비판적이었다. 해당 제재로 러시아의 에너지 개발사업이 제약을 받으며, 엑손과 로스네프트의 카라 해 원유 채굴 등을 포함한 합작사업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년에 정년퇴임을 하는 틸러슨 CEO는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퇴직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국무장관으로서 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경우, 퇴직기금은 엄청나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그가 보유한 엑손모빌의 주식 약 1745억 원도 이번 인사를 통해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WSJ은 내주 초 국무장관 내정자가 공식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