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일부 과열지역에 강력한 규제를 두기로 한 ‘11.3 부동산대책’ 이후에도 지방 부동산시장은 의외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이코노믹리뷰 DB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청약자 수는 전월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전국에서 2만2234가구가 일반에 분양, 46만1704명(임대·뉴스테이 제외)이 청약한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10월(3만7724가구 일반분양) 청약자 수 82만6254명에 비해 44% 가량 줄었다.

그런데 평균 청약경쟁률은 20.77대 1로 10월(21.90대 1)에 비해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이는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세종, 제주 지역 등 지방시장이 평균 경쟁률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평균 청약경쟁률은 세종이 248.78대 1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산 205.89대1, 제주 104.66대 1, 광주(36.06대 1, 대전 30.38대 1) 서울 23.71대 1, 경기 17.11대 1, 울산 10.79대 1 순이었다

11.3 부동산 대책의 입주 전 전매 제한 등의 강력한 규제를 지방 시장은 피한 탓이다. 앞서 올해 지방 분양시장은 서울 시장 못지 않게 뜨거운 활황을 보였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1월 기준 올해 부산 지역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10.11대 1로 전국 평균(15.2대 1)의 7배 수준이다.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주택은 무려 '2061대 1'을 기록한 경기도 '동탄2신도시 동원로얄듀크 1차' 전용 59㎡A형이었지만 청약경쟁률이 2번째로 높았던 세종시 반곡동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M1)’를 비롯해 대구시 수성구 ‘범어 효성해링턴플레이스’, 부산시 남구 ‘대연자이’, 경남 창원시 ‘대원 꿈에그린’, 세종시 보람동 ‘세종 신동아파밀리에4차’, 부산동래구 ‘명륜자이’ 등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부산 남구 대연자이 단지는 84.98㎡A형과 84.97㎡B형이 함께 10위권 안에 들었다. 무려 6개 단지 7개 주택형의 최고 청약경쟁률이 서울과 수도권 이외에 지방 단지에서 나온 셈이다.

그 중에서도 전국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절반인 5개 단지가 부산 지역 아파트였다. 부산 시장 또한 11.3 대책으로 전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서울 등의 시장과 마찬가지로 분양권 거래 위주의 시장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분양권 전매 비율(1~8월)은 26%로 서울(6.3%)의 3배 이상이었다.

수도권만큼의 강력한 규제는 피해갔다고 하지만 지방 분양 시장에서도 양극화는 관찰된다. 지난 7일 청약 결과 남양주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B5에서 분양한 '다산신도시 자연&e편한세상 2차'가 평균 23.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 마감했다. ‘자연&e편한세상’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85만원으로 주변 시세의 85% 선의 합리적 가격이 실수요자들의 청약을 이끌었다. 같은날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B6 ‘신안인스빌 퍼스트리버’도 5.0대 1의 무난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새 아파트 수요가 늘고 있는 목포의 분양시장도 선전 중이다. 같은 날 분양한 목포 연산동 골드클래스도 6.1대 1을 기록했다. ‘예비 광역시’인 경남 창원시의 ‘창원 힐스테이트 아티움시티’는 3.3㎡당 1316만원의 다소 높은 분양가에도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으로 기대받으며 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화성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파크 2차’는 1.9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충남서산 ‘센트럴코아루’ 단지는 0.4대 1로 1순위 청약에 실패했고. 경남 창녕군 ‘코아루더파크’도 0.1 대1을 기록해 흥행에 참패했다.

앞서 지난 달 30일 동시에 분양한 지방 아파트들 중 김포시 ‘걸포북변역 우방아이유쉘’은 1.1대 1을 기록, 경기 평택시 ‘소사벌 B-1블록 푸르지오’는 0.1대 1로 경남 사천시 ‘대화 파크리네르’, 경남 양산시 ‘유탑 유블레스 하늘리에’ 등과 함께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지방을 기반으로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학교, 공원, 쇼핑몰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신도시나 택지지구 내 유명 브랜드 아파트 혹은 지역의 유망 브랜드 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부산의 경우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주목할 만 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부산 지역 시장에는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온 외부 투자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