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어카운트인포 접속화면, 접속자 폭주로 접속이 지연되고 있는 모습(출처=어카운트인포 화면 캡처)

다양한 은행 계좌를 일목요연하게 조회·정리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 사이트 '어카운트인포'가 뜨거운 관심 속에서 문을 열었다.

시행 첫날, 일부 은행의 경우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해 불편을 야기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초기인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코노믹리뷰>가 직접 어카운트인포에서 계좌를 조회하고 해지해봤다.

접속 대기 순번 2431번째

9일 홈페이지 오픈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접속을 시도했다. 웹브라우저는 크롬을 사용했다. 오전 9시12분 '이용고객이 많아 접속 대기중'이라는 알림 창이 나타났다. 예상 대기 시간은 20여분, 대기순번은 2431번째였다. 다행히 예상 대기 시간보다 빨리 접속할 수 있었다. 첫 화면은 '계좌통합관리'와 '자동이체통합관리'로 분류돼 있다.

계좌통합관리는 모든 은행 계좌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소액(30만원 이하) 비활성 계좌는 잔고를 이전하거나 해지가 가능하다.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에서는 여러 금융회사에 등록돼 있는 자동이체 등록정보를 일괄 조회하고 해지 또는 변경할 수 있다.

▲ 어카운트인포 메인화면 캡처

계좌통합관리는 ▲계좌통합조회 ▲잔고이전·해지 ▲해지결과조회 등으로 구성됐다. 계좌통합조회를 선택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 16곳에 있는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예금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했다. 휴대전화번호를 통한 추가인증으로 이어졌다. 인증 절차를 마치면 은행 별 계좌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9시34분 계좌통합조회 시행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계좌가 조회됐다. 조회 결과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우리은행은 '조회불가'로 표기된 채 상세내역을 살펴볼 수 없었다. 재확인 차 로그아웃을 하고 다시 접속을 시도했다. 10시7분, 이번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총 4곳의 계좌가 검색됐다. 앞선 조회결과에서 씨티은행 계좌가 추가된 것.

금융결제원은 시중은행과 데이터를 주고 받는 과정에 일시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씨티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시행 첫날) 오전 내내 서비스 장애현상이 발생했다"며 "(접속자가 몰리면서) 처음 3000명이었던 동시 접속자를 1만명으로 늘려놨다. 어카운트인포 서버는 여유로운데 일부 은행 서버에서 과부화 현상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 일부 은행의 경우 서비스 장애 현상을 보였다(출처=어카운트인포 화면 캡처)

그는 "상황을 20여분 모니터링하고 팝업창을 통해 해당내용을 공지 했다"며 "각 은행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불필요 계좌 해지 은행 효율성 증대"

은행별 계좌내역에서 '상세조회'를 이용하면 활동성여부, 계좌번호, 개설일, 최종입출금일, 잔고 등을 알 수 있다. 비활동성계좌 중 하나를 선택해 해지하기로 했다. '계좌해지 잔고이전'를 신청하면 해지와 함께 잔고이전도 진행된다. 잔고는 본인계좌 이전과 기부 중 하나를 골라 처리할 수 있다. 기부의 경우 서민금융진흥원에 해지된 계좌의 잔고가 이전된다. 기부영수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어카운트인포는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합작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권·금융결제원·은행연합회는 지난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알렸다.

▲ 해지계좌 잔액은 기부도 가능하다(출처=어카운트인포 화면 캡처)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에 개설된 개인 계좌 중 장기간 거래가 없는 비활동성 계좌는 전체 계좌의 절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가 계좌의 존재를 잊고 있거나 은행을 방문해 잔액을 회수하거나 계좌를 해지하는 데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했다. 어카운트인포의 탄생 배경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불필요한 계좌를 해지하는 만큼 은행은 전산시스템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계좌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2017년 4월부터는 시행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채널은 인터넷에서 모바일과 은행창구로, 잔고이전 대상범위은 잔액 30만원 이하에서 50만원 이하 계좌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불편사항이 있는 경우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