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뜨거운 감자인 ‘대기업-스타트업 카피캣(모조품)’ 논란에 “제발 베끼지 말아주세요”란 광고문구까지 등장하고 있다. 올해도 카피캣 논란이 수차례 제기된 가운데, 극복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제휴하는 대기업 등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다.

마이셀럽스 “제발 베끼지 말아주세요”, 모듈러 역할로 대기업과 제휴

지난 21일 인공지능(AI) 기반 취향 검색 서비스를 출시한 마이셀럽스는 2년차 스타트업이다. 검색어와 키워드를 몰라도 취향에 맞는 검색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으며 중복 검색을 피해 인공지능이 검색결과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다.

▲ 출처=마이셀럽스

마이셀럽스는 ‘제발 베끼지 말아주세요’란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 대기업의 아이디어 표절과 같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다. 마이셀럽스 측은 단순 디자인 및 템플릿 등 표면적으로는 쉽게 베낄 수 있지만 구글 인공 지능 부문 CTO 및 전문 개발진의 핵심 기술력이 동반된 오리지널 기술은 절대 모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셀럽스는 향후 라이브 콘텐츠 제작 툴을 통해 모듈을 제공하는 ‘모듈러(moduler)’역할도 할 계획이다. 모듈러 역할이란 레고블록처럼 다른 기업이나 서비스에 기술을 장착하는 개념으로 제휴를 하는 것을 말한다. 마이셀럽스는 현재 LG전자, 롯데 그룹 등 대기업 및 언론사,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미 마이셀럽스 서비스를 도입한 대기업이 있어 대기업과 스타트업간 성공적인 제휴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마이셀럽스 측은 “사용자 편의 및 정보 제공 등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 대기업-스타트업이 상호 장기생존이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로 한 발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지현 마이셀럽스 대표는 “최근 ‘카피캣’ 논란이 대기업-스타트업 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만큼 함께 협업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향후 선순환되는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기업-스타트업, 앱 사업분야에서 상호 윈윈 전략

▲ 출처=모비틀

대기업들은 소비자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앱 사업분야에서 윈윈 모델을 모색하며 상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운영사 모비틀이 운영하는 관리비 할인 앱 ‘줌마슬라이드’가 한샘 홈케어 서비스와 사업 제휴를 맺고 본격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모비틀이 제공하는 ‘줌마슬라이드’는 광고 확인만 하면 즉시 아파트 관리비를 차감 받을 수 있는 앱이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지역정보와 서비스를 광고로 전환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다. 이에 줌마슬라이드와 한샘홈케어는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며, 안심할 수 있는 청소, 홈케어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해 사업제휴를 하게 됐다.
 
대기업,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육성해 스타트업 기술 직접 상용화

▲ 출처=롯데

롯데 그룹은 올해 초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에서 신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입주기업에는 초기 투자금과 입주공간, 컨설팅, 협력사 협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기 입주기업(엘캠프) 선발을 마쳤다. 1기 입주기업 가운데 XRE와 CK인터스틸, 맵씨가 각각 롯데칠성, 롯데건설, 롯데닷컴과 협업을 시작했거나 논의 중이다. 2기에 선발된 스타트업도 롯데 계열사와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체형에 맞는 여성속옷을 추천하는 `럭스벨`, 렌터카 역경매 플랫폼 `칼퇴근` 등 유통그룹인 롯데에 필요한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채택했다.

사내 스타트업 육성하는 대기업

▲ 출처=아주그룹

스타트업을 사내에서 육성하는 대형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주그룹이 있다. 아주그룹은 최근 그룹 미래전략실 산하에 사내 스타트업인 'NEST'를 설립했다. 이 스타트업은 사업화가 최종 결정될 경우 사내 벤처와 스타트업의 성격을 갖춘 독립법인으로 분사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과 함께 벤처투자 지원은 물론, 유휴공간 활용을 통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자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개념의 창업에도 뛰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