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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성의 이치(理齒)를 논하다] 치약 알아보기

부끄럽지만 치과 대학생 시절에도, 졸업 후 치과의사가 된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아무 생각 없이 양치를 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트에서 파는 아무 치약이나 골라서 이를 닦았다.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아이를 키우는 여느 부모처럼 음식의 성분이나 로션의 성분, 장남감에 유해 물질이 들어있진 않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지 필자가 쓰는 치약에 대해서만은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화장실에서 칫솔걸이에 걸린 칫솔과 치약을 꺼내 들고 양치를 하는데, 문득 ‘내가 명색이 치과의사인데 치약을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필자가 쓸 치약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치약의 구성 성분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

치약은 의외로 액상 치약, 분말 치약, 크림형 치약, 고형 치약으로 여러 형태의 제품이 있다. 하지만 이 중 크림형 치약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기에 크림형 치약 위주로 알아보았다. 치약의 주성분은 세마제, 세제, 결합제, 습제다. 그 외 기타 성분으로 수분, 향미제, 감미제, 착색제, 방부제, 예방제가 들어가며 기능성에 따라 치료제, 미백제 같은 성분이 배합되기도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하고 차아의 치태 제거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 세마제이다. 치약의 25~60% 정도 배합되어 있으며, 치아 표면을 ‘물리적’으로 세정 및 연마하고 활택하는 작용을 한다. 치약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위험한(?) 성분이기도 하다. 연마라는 단어의 한자는 硏磨로 갈 ‘연’과 갈 ‘마’자가 결합된 단어이다. 단어의 뜻은 ‘돌이나 쇠붙이 따위를 갈고닦아 표면을 반들반들하게 만듦’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갈아낸다는 것이다. 즉 적정한 연마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연마는 치아의 표면을 닳게 만들고 손상시킨다. 실제로 이로 인해 치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 치경부 마모증이다. 전에 칼럼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듯이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에 도끼로 파낸 듯한 홈이 생기는 증상이다. 치아 측면을 좌우로 쓸 듯이 하는 부적절한 칫솔질과 치약의 연마제 성분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적정 마모력이 있는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마모력이 너무 높은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치약은 세정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구성 성분에 세제가 들어가 있다. 양치를 할 때 거품을 내는 성분이 바로 이것이다. 다른 말로는 계면 활성제라고 표현한다. 이 세제의 기능은 일반 비누나 세제와 비슷한데, 표면의 장력을 낮추고 치아 표면에 부착된 물질에 침투해 떨어지기 쉽게 만든다. 그리고 음식물 잔사를 유화시키고 부유시켜 치아를 깨끗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천연 계면 활성제인 비누를 이용했으나 현재는 합성 중성세제를 주로 사용한다. 합성 계면활성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비누에 비해 비누의 불쾌한 맛과 구강연조직의 알칼리성 자극을 주지 않는 장점 및 다양한 종류의 세치제를 만들기 쉽게 하기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천연 계면 활성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마요네즈나 케첩 같은 것을 오랫동안 보관하다 보면 상부에 액체가 고이는 것을 쉽게 볼 수 가 있다. 물리적 성질이 다른 물질을 혼합해 놓으면,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시 분리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치약에는 여러 성분으로 배합된 치약의 구성 성분이 보관 중에 분리되는 현상을 막도록 결합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와 함께 습윤제라는 성분이 배합되어 있다. 습윤제의 기능은 치약의 부드러운 크림 성상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딱딱하게 굳는 현상을 방지하고 치약의 조성이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다. 즉 치약이 촉촉한 상태로 유지되게 하는 것이다. 주로 Glycerin이나 Sorbitol, Propylene Glycol 등이 쓰인다. 이 중 Glycerin이나 Sorbitol은 단맛을 느끼게 해 감미제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이 습윤제의 성분은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요새 논란이 많은 방부제를 같이 배합해야 한다.

이런 주요 성분 외에도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향료, 치약의 다양한 색깔을 입히기 위한 착색제,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한 방부제, 물 등이 들어간다. 또한 칼럼에서 한 번 다룬 적 있는 치아 우식 예방을 위한 중요한 성분인 불소가 들어간다.

이런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가 하나의 치약을 구성하게 된다. 요즘은 친환경, 웰빙 추세에 맞춰 좀 더 다양한 치약들이 나오고 있다. 조금 더 안전한 성분의 방부제나 천연 계면 활성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고가의 마케팅을 하거나 불소 같은 꼭 필요한 성분을 제거해 놓고 더 좋은 치약인양 홍보하는 경우가 있어 현명한 소비가 요구된다.

주용성 안국수치과 원장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6.12.25  07: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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