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워치 브랜드들은 더 이상 전통과 기술만을 앞세우지 않는다. 지루하게 듣던 브랜드 스토리나 무브먼트에 관한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쉽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며 폭넓은 고객층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한 예로 올림픽과 월드컵을 넘어 유명 해외리그에도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이 타임키퍼를 자처하며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특히 과거에 비해 영해진 취향이 눈에 띈다. DJ페스티벌, 힙합페스티벌 등 2030세대가 주를 이루는 콘서트 현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프로모션도 있지만 엔트리급을 강화하며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낮춘 사례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롤렉스와 바쉐론 콘스탄틴 등이 눈에 띄는데 이들은 2016년 에어-킹과 오버시즈 컬렉션을 부활시키며 젊은 시계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 장 클로드 비버 LVMH 시계부문 사장과 그래피티 아티스트 알렉 모노폴리. 출처=태그호이어

위블로와 태그호이어는 장 클로드 비버 LVMH 시계부문 회장의 지휘 아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위블로는 잘 알려진 대로 월드컵과 유로 등 메이저 축구대회 타임키퍼를 맡으며 타겟층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셀러브리티들과 앰버서더 계약을 맺으며 적극적인 SNS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위블로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데이비드 베컴 부부는 물론 우사인 볼트, DJ 칼리드까지 분야를 막론한 유명인들이 타임라인을 꾸미고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런 위블로 계정은 인스타그램을 필수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하는 2030 세대들에게 럭셔리 워치의 문턱을 낮춰 줄 뿐 아니라 취향까지 제대로 저격한 셈이다. 태그호이어 역시 2016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까레라 컬렉션을 앞세워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은 태그호이어지만 이번에는 프리미어리그를 필두로 해외 축구리그 타임키퍼를 장악하며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타임키퍼까지 맡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에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알렉 모노폴리와 작업하며 태그호이어만의 개성을 전하기도 했다. 위블로와 태그호이어가 2030 세대의 공을 들이는 데에는 장 클로드 비버 회장의 뚜렷한 생각 때문이다. 그는 “두 브랜드는 젊은 고객층이 주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 지향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하고 새로운 세대를 공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젊은 고객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 2030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파일럿 워치의 적을 둔 에어-킹. 출처=롤렉스
▲ 3가지 스트랩을 제공하는 오버시즈 크로노그래프. 출처=바쉐론 콘스탄틴

위블로와 태그호이어가 2030 세대 위주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롤렉스와 바쉐론 콘스탄틴은 4050을 넘어 2030 세대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롤렉스는 대표적으로 보수적인 워치 브랜드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과감한 컴플리케이션 보다는 시계 본연에 집중하며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서브마리너, 데이트저스트, 데이데이트는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소재의 변화와 무브먼트의 수정 보완을 거치며 인기몰이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롤렉스가 최근 700만원대 엔트리 모델인 에어-킹을 부활시키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에어-킹은 파일럿 워치에 적을 두고 있는 데다 독특한 인덱스 구조와 컬러 엠블럼으로 특히 2030 세대에 인기가 높은 시계다. 국내에도 8월 입고돼 구매하려면 몇 달의 기다림을 감수해야만 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오버시즈 크로노그래프를 통해 브랜드 문턱을 한결 낮췄다. 세계 3대 시계 중 하나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는 대부분 고가에 가격이 형성돼 2030세대들의 지지를 얻기 쉽지 않았다. 오버시즈 크로노그래프 역시 3000만원대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시계의 면면을 살펴보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이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시계와 3개의 스트랩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랩은 물론 러버와 레더 소재의 스트랩을 함께 줘 하나의 시계로 세 개의 시계를 갖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캐주얼 차림에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러버 스트랩을 차고 수트나 재킷에는 레더 스트랩을 차면되는 식이다. 이 시계 역시 8월에 국내 입고됐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부담을 줄인 럭셔리 워치 브랜드는 2030 세대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