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최근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그중 상가는 오피스텔 등 주거형 임대상품과 달리 상권입지별 수익률과 투자가치의 편차가 심해 투자자에게 극단적인 이익 혹은 손실을 안겨주는 것이 특징이다.

2000년대 이후 상가시장의 특징은 새로 공급되는 상가의 입지는 날로 핵심 지역에서 벗어나면서 동시에 공급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투자 금액은 올라가고 투자 수익률은 감소하는 열악한 투자 환경을 보여왔다. 따라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가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거나 ‘분양상가를 살 바에는 건물을 사겠다’는 식의 냉소적인 주장들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어떤 투자든 성공하는 투자와 실패하는 투자는 반드시 있다. 상가시장이 창업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경색되고 공급 가격마저 날로 높아지는 추세지만, 숨은 알짜상가를 적정 가격에 매입해 높은 임대수익률을 확보하고 상당 수준의 시세 차익까지 향유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업종 선정을 잘해 본인 소유의 점포에서 스스로 창업해 상가가치를 올려 큰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상가시장의 양극화는 점차 심해지고 있다. 50%의 나쁜 상가, 30%의 보통 상가, 19%의 괜찮은 상가 그리고 남은 1%가 바로 알짜상가 즉, 우량상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만큼 상가투자는 힘들고 성공확률도 희박하지만 당장의 임대 수익과 중장기적인 시세 상승 부분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점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알짜상가 고르는 몇 가지 요령을 설명해 보겠다.

 

1. 상권의 이름값에 연연하지 말라

흔히 강남 상권 혹은 ㅇㅇ 역세권 또는 ㅇㅇ 신도시 같은 이슈 지역을 중심으로 상가를 구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기억해야 할 것은 강남이라고, 역세권이라고, 신도시라고 해서 기본적으로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맹목적인 기대와 실제 상권 현상 사이의 간극이 무척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선호 지역일수록 상가는 비싸게 공급된다. 강남이나 역세권 지역 및 신도시의 1층 평당가는 흔히 50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다. 평당 5천으로 실평수 10평짜리 상가를 구한다 해도 10억이란 돈이 들어간다. 적어도 보증금 1억/월세600만원은 받아야 얼추 수익률이 나오는데, 10평짜리 가게에서 월세 600만원을 내고 버텨낼 수 있는 업종은 많지 않다. 상권 흐름도 중요하다. 강남이나 도심 역세권의 많은 상권들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권리금 임대료가 바닥으로 내려앉은 곳도 수십 곳이나 된다. 압구정 로데오 상권이나 구로디지털단지역 주변처럼 한때 화려했지만 여러 외부 요인으로 인해 시세가 반 토막 난 상권들을 식별해낼 수 있어야 한다.

 

2. 미리 덤벼들 필요는 없다

분양상가를 투자하려 할 때 현장 상담사들이 흔히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준공 전에 미리 투자해서 나중에 시세 차익을 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가투자 전문가 아니 점쟁이가 와도 상가의 향후 활성화 여부와 투자가치 상승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분양 현장에서 약속하는 업종들은 상가 준공 이후 들어오지 않거나 예상보다 턱없이 낮은 임대료에 계약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상가를 많이 탐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상가 착공 초기부터 보이지 않는 투자가치를 무리하게 유형화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성공 확률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임을 명심하자.

 

3. 관심 지역 밖을 보라

최근 5년 이내 수도권에서 성공한 상가를 보면 강남이나 역세권 혹은 신도시가 아닌 다소 생소한 지역 상권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인천, 부천 지역과 수지, 용인 지역이 많았다. 인천, 부천, 수지 등은 이미 주변 환경이 조성되어 있거나 상권이 자리 잡은 지역이지만 요소요소에 알짜상권이 아직도 많다. 분양 마케팅이 유명 상권에 비해 어려운 관계로 분양가도 적정하게 형성되어 있다. 최소 1500~2000세대 배후에 대로변 횡단보도 앞 코너 입지를 갖춘 단지형 근린 상권에는 인기 업종과 프랜차이즈 임차 수요도 풍부하다.

 

4. 가격 비교는 필수지만 테크닉이 필요하다

상가를 관심 있게 보다 보면 가장 관건이 되는 가격 부분에 있어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흔히 분양 현장의 영업사원과 상담하거나 주변 중개업소를 둘러보는 정도가 전부이다. 하지만 분양영업사원의 경우 그 상가가 나쁘다고 할 이유가 없으며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대개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부동산 상품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어 이 또한 믿을 만한 정보가 되지 못한다. 신도시나 신규상가가 많은 지역이라면 여러 상가 현장을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상담 중에 가격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분양시장이 얼어붙어 분양가 절충도 가능한 경우가 많다. 상가마다 얼마까지 절충이 가능하며 대출이자나 납입조건 등을 자세히 들어보고 비교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전제품 하나를 사도 단 1~2만원이라도 싼 것을 찾으면서 수억 혹은 수십억이 오가는 상가를 살 때 가격 비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폭의 가격할인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반대로 회사의 자금 사정이나 다른 불안요소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5. 버스 정류장과 횡단보도를 확인하라

가장 초보적이면서도 가장 헷갈리게 만드는 환경요인으로 볼 수 있는 두 가지다. 같은 가격이라면 당연히 정류장과 횡단보도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상가가 좋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가 혹은 둘 중 하나가 가격적으로 타상가보다 비싼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반드시 그 부분을 확인해봐야 한다. 신도시의 상당수 버스 정류장은 운행시간대가 편차가 심하고 노선도 많지 않다. 광역노선이나 다른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노선인지 아닌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횡단보도 역시 동선 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예측해야 한다.

 

6. 입점업종과 프랜차이즈

결국 상가는 장사가 잘되어야 임차인도 즐겁고 소유주도 편안하다. 따라서 상가를 고르는 우선 요인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결국 임차업종 구성과 상가 활성화 여부라고 볼 수 있다. 투자자가 선호하는 업종들을 보면 역시 높은 임대료를 무리 없이 감당할 수 있는 검증된 업종이다. 대개 1층에 약국, 은행, 제과점, 편의점, 패스트푸드 등이 입점된 상가라면 입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본다. 상층부도 병원, 학원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이라면 배후여건 등이 우수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프랜차이즈점도 음식점 중심보다는 식음료와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입점되는 것이 활성화에 유리하다. 유명 프랜차이즈 간판이 걸려 있는 상가는 여타 상가에 비해 훨씬 환금성도 뛰어날 수밖에 없다. 상가 준공 이전이나 초기에 유명 프랜차이즈로 임차가 확정되어 있는 점포라면 한 번쯤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분명히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본사의 상권 분석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또한 집객력을 높이는 은행, 대기업 슈퍼마켓 등이 입점되는 상가도 배후 상권의 우수성은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인다.

 

7. 규모가 큰 상가는 가급적 조심하라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있다. 웬만한 지역에서 상가공급이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대형상가의 가치는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흔히 화려하게 광고하고 모델하우스를 지어 투자심리를 부추기지만 활성화에는 실패하는 사례를 최근 너무 많이 보게 된다. 남들이 투자하니까 나도 따라 한다는 식의 마인드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광고나 모델하우스 방문 등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투자정보를 충분히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가시장은 아파트 등과 달리 상당히 폐쇄적인 시장이다. 정보의 왜곡도 심한 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 알짜우량상가를 판별하고 적정 가격에 매입한다는 것은 대단한 통찰력과 끈기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개방적인 사고와 임장활동(臨場活動)을 통해 상가 투자 성공사례의 1% 안에 드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