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강원도에서는 조방장 원호가 원주로부터 두 번째 여주에 이르러 적병이 구미포에 진을 친 것을 보고 오경에 잠든 때를 틈타 습격하여 50여 급을 베고 적을 대파하니, 적장 하치스카 이에마사는 낭패하여 달아나고 여주, 이천, 양근, 지평의 여러 읍의 백성을 구하여 안심하고 일에 종사하게 하였다.”

“네, 그런 전란 중에 강원도 백성들은 좀 나았습니다. 이순신장군의 옥포와 당포의 대승첩이 있은 뒤에 원호의 구미포 승첩이 있어 조선 사람들에게 새로운 힘을 불러 넣어 주고 자존심을 살려주었습니다.”

“그렇다. 그동안 일본군에게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전멸하거나 도주하는 것이 전부인줄 알았던 백성들과 적에게 붙었던 사람들이 마음을 돌리고 의병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기세를 더 얻었던 전 만호 김태허는 전 현감 박홍춘과 전 봉사 전응충과 더불어 울산에서 의병을 일으켜 울산읍을 회복하고 진사 정세아는 영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적을 깨뜨려 신령, 의성, 안동 등 여러 고을을 안전하게 보존하였고, 전 봉사 신해는 하영에서 의기를 일으키고 전 봉사 최강은 고성에서 전 벼슬아치 제말은 성주에서 각각 의병을 일으켰다.”

“네, 한편 경상좌병사 이각은 성을 버리고 도망한 죄로 행재소에서 선전관을 보내 임진강에서 목을 베고 밀양부사 박진을 좌병사로 승진시키고, 경성군기시 화포장 이장손이란 사람이 발명해낸 비격진천뢰의 포탄으로 적의 큰 근거지인 경주성을 깨뜨렸는데, 이 비격진천뢰는 당시에 중국에도 없고, 물론 일본에도 없었던 무기였습니다.”

“음! 충무공전서에서 이장손의 비격진천뢰는 이순신장군의 대장군전과 비슷한 무기로서 대포의 탄환과 같은 것이다. 그 당시에 좌병사 이각도 대포를 발명하여 탄환을 작은 돌로 사용하였으나 전장에서 달아나기가 바빠 한 번도 써보지 못하였고, 이순신장군의 대장군전은 당포해전에서부터 사용하여 적의 층루선과 층각선을 수없이 깨뜨렸고, 이장손의 비격진천뢰는 탄환이 5, 6백보 정도 날아가서 땅에 떨어졌다가 그 속에서 발화하여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터지면서 쇳조각이 무수히 날아 30여 명이 즉사하고, 설령 탄환을 맞지 않았어도 소리에 기절하는 자가 있었다. 박진이 경주 공성할 때에 사용했는데, 이것을 대완구로 쏘면 그 위력이 대단하여 일본군 측에서는 이순신장군의 거북선, 대장군전과 아울러 귀신의 조화라고 하였다.”

“네, 참으로 대단한 무기의 발명입니다. 한편 전라도 의병장으로 김천일, 고경명, 최경희 같은 훌륭한 의병장들이 유명하였고, 경상도의 우도갈래로 의령에 곽재우, 고령에 김면, 협주에 정인홍, 성주에 제말, 초계에 이대기 같은 의병장이 있었고, 좌도갈래로 군위 장사진, 경주에 김해, 예안에 김준, 유종개가 의병장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그렇지, 당시에 곽재우는 가장 재력이 있어 정암진을 지키매 적병의 소부대는 의령 서쪽 수 백리를 침범하지 못하였고, 전 좌랑 김면의 무리가 2천 명에 달하여 고령 강에서 적의 배 두 척을 당파하고, 십여 급을 베고 적선에 실렸던 물건을 노획해 보니, 그것이 다 궁중의 내탕고(內帑庫=임금의 사재를 넣어 두던 곳)의 진귀한 보물과 제복 2벌과 적석(赤舃=임금이 정복을 입을 때 신던 신)2부가 있었다.”

“네, 한편 충청도에서 전 현감 조헌은 홍주에서 의병을 일으키고, 계룡산 승려 영규는 승군을 일으켜 용감하게 싸웠고, 김홍민, 이산겸, 박춘무와 충주에 조덕공, 조웅 청주에 이달 같은 사람이 의병장으로 일어나 싸웠으며, 경기도에서는 우성전, 정숙하 수원에 최홀, 고양에 이노, 이산휘, 남언경, 김탁, 유대진, 이질, 홍계남, 왕옥 같은 의병장이 나라를 구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음! 당시에 의병장의 수많은 전공이 전란으로 피폐하던 것을 막아내고, 특히 승려 중에 유명한 사명당 임유정은 금강산 표훈사에 있을 때 일본군이 산중에 들어오매 다른 중들은 다 도망하였으나 임유정만은 눈도 떠보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을 적군들이 참선하여 도를 깨달은 중이라 하여 범하지 못 하였고, 그 중에는 합장예배까지 하는 자까지 있었다.”

“네, 일본군들은 죽으면 극락왕생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절에 대해서는 악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음! 같잖은 존재들이 극락왕생을 알고도 조선을 침범하여 죄 없는 백성을 수없이 죽인 것은 용서할 수 없음에도 작금에 대한민국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통탄을 금할 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