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발화에 의한 단종수순을 밟은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관심사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갤럭시S8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급속도록 약화되는 가운데 '일발역전'을 가능하게 만들 최강의 무기로 여겨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갤럭시S8을 둘러싼 루머도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격변의 스마트폰 시장...삼성 '흔들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전 분기 대비 삼성전자 점유율이 8.3%p나 추락해 24.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애플은 33.1%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점유율 이동을 고려해 보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애플이 고스란히 흡수한 셈이다.

글로벌 시장도 비슷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올해 7173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1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출하량 8358만대, 점유율 23.6%와 비교해 4.4%p가 하락한 수치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후폭풍으로 보인다. 애플은 43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1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수익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BMO 캐피탈의 시장 분석가인 팀 롱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업이익의 103.6%를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수익적 측면에서 중국 화웨이에도 밀린다는 말까지 나온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화웨이와 비보 및 오포의 반격도 매섭다. 이들은 자국 내수시장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는 상황이다.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는 3248만대를 기록해 8.7%의 점유율로 애플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동기 2741만대, 7.7%의 점유율에서 꾸준히 존재감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오포는 6.7%의 점유율을, BBK는 5.3%의 점유율이다. 전년 동기 대비 거의 2배 이상 올라간 수치다.

여기에 구글까지 참전했다. 메이드 바이 구글의 핵심인 픽셀을 중심으로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8일(현지시각) 구글의 픽셀 스마트폰이 인도 시장에서 지난달 3만3000대 출하되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셈이다. 비율로 보면 66%의 애플과 23%의 삼성에 비해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소위 돈 되는 시장인 프리미엄에서 나름의 성적을 거둔 대목은 고무적이다. 중국에 이어 인도라는 키워드를 확실하게 장악하며 프리미엄에서도 나름의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 출처=구글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브랜드 락인을 유도하는 한편, 내년 초 갤럭시S8 출시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단 브랜드 락인은 중저가 라인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한편 갤럭시S7 라인업을 통해 일정정도 성공하고 있다. 폰아레나는 21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입소스(Ipsos)가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를 인용해 "삼성 고객은 애플 고객만큼 충성스럽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을 알고있는 구매자 중 응답자의 27%는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할 경우 삼성 제품을 먼저 고려한다고 답했다. 리콜을 모르는 고객의 25%의 선택도 삼성이었다. 현재 삼성 스마트폰을 구매한 고객 중 91%는 다른 스마트폰을 구매할 경우 삼성을 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폰 이용자의 92%가 아이폰을 계속 구매할 것이라도 답한 것을 상당히 고무적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삼성전자가 브랜드 충성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결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잭도우 리서치(Jackpaw Research)의 잰 도즌(Jan Dawson)은 "갤럭시노트7의 폭발 논란이 이른 시기에 벌어져 일부 얼리 어답터 중심으로 영향을 미쳤고, 삼성의 기반 고객은 크게 관여되지 않은 것이 단종에 따른 후폭풍을 차단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나아가 블루코랄 전략도 먹히고 있다. 현재 갤럭시S7 블루코랄은 하루 평균 1만대 이상을 웃도는 판매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블루코랄 모델은 전후면 글래스 부분은 푸른색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담아냈고, 테두리의 메탈 부분은 로즈골드 색상이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32GB와 64GB 두 모델로 출시됐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갤럭시S7 엣지 블루코랄 64GB 모델을 출시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마지막은 보급형이다. 연이어 출격한다. 30만원대 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온7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중국에서 출시되어 나름의 경쟁력을 인정받았으며 스냅드래곤 625와 3GB 램 등 프리미엄 지향적 스펙이 눈길을 끈다. 삼성페이까지 지원되어 2017년형 모델이 등장할 예정이다.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S8 속살을 보자!
성공적인 수습에 나서는 상황에서, 갤럭시S8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 갤럭시노트7 초기 쏟아졌던 '최강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왕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먼저 출시시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를 내년 2월 빠르게 공개하고 스마트폰 시장 재장악에 나선다. 통상적으로 MWC 기간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갤럭시S8을 공개하거나 약간 빠른 시일에 별도의 언팩으로 공개할 가능성이다. 다소 느슨해진 시장 장악력을 바짝 조이기 위한 방법론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4월 출시설도 가능성은 있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아이폰7에 대항하기 위해 무리하게 8월 출시를 앞당겼다가 완성도적 측면에서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점에서 갤럭시S8 조기출시를 통해 또 한 번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차라리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출시 타이밍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 4월 출시설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 물론 여기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폴더블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9일(현지시각) 삼모바일이 삼성전자의 폴더블 미국 특허 등록 사실을 보도하며 갤럭시S8 폴더블 적용 가능성이 눈길을 끌었으나 업계에서는 '무리'라는 말이 나온다.  2017년 전격적인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프리미엄 그 자체에 집중하며 명예회복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 중 하나가 '지나치게 얇은 스마트폰 추구'라는 목표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폴더블은 더욱 취약한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 탑재는 기정사실로 굳어진다. 비브랩스 인수를 통해 갤럭시S8에 인터페이스 혁명을 매개로 나름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실리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리즈 최초로 듀얼 카메라와 풀스크린 곡면 OLED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크컨피그레이션(Techconfigurations)이 공개한 콘셉 이미지를 보면 갤럭시S8에 전작과 같은 듀얼 곡면 엣지 스크린이 탑재되었으며 하단의 홈버튼이 디스플레이로 통합된 장면이 보인다. 익숙한 홈버튼을 제거하는 것이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드랜드지만, 갤럭시S8에 전격적으로 도입될 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포스 터치 기능 탑재 여부도 관심사다.

▲ 출처=테크컨피그레이션

지문인식 버튼은 후면에 따로 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사실일 경우 LG V20의 분위기를 일정정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난무하고 있다.

가격도 관심사다. 현재 업계에서는 갤럭시S8의 가격이 전작에 비해 최대 30만 원 이상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부분의 스펙이 올라가기 때문에 아예 최초급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지위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00만 원이 넘는 출고가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부담이기 때문에 부품 원가를 일부 납추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아이모바일이 갤럭시S8에 6GB 메모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8GB가 아닌 6GB를 선택해 나름의 숨 고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8GB 램 양산에 돌입한 상태에서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전력 소비량이 과도하다는 점이 관건으로 보인다.

▲ 출처=삼성전자

"갤럭시S8이 다 해주실거야?"
다양한 루머를 종합해보면, 갤럭시S8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트랜드를 확실하게 반영하면서 인공지능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노트7이 홍채인식이라면, 갤럭시S8은 인공지능이 마케팅 '핫 스팟'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듀얼 카메라와 새로운 디스플레이적 시도, 여기에 베젤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지도 관건이다.

하지만 갤럭시S8이 '위험한 모험'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아이폰을 의식해 출시일을 무리하게 앞당기고 얇은 스마트폰에 천착한 행보가 '최악의 발화'를 일으켰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기본에 충실한 스마트폰'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채우는데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