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광화문, 시청을 비롯한 서울 주요 광장에는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몇 십만 명이 넘는 인파들이 모여들고, 촛불을 든다. 그들이 가장 많이, 자주 외치는 구호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수록 언론의 취재가 계속될수록 모든 의혹의 결론에는 대통령이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더 이상 국가원수가 아닌 그저 한 명의 ‘범법자’일 뿐이다. 그 시기가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박 대통령은 법 앞에서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가 매주 높이 치켜드는 촛불의 목표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의 새로운 국면을 원하는 수많은 열망들은 허공에 외치는 공염불이 되고 말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것을 잘못됐다 할 수는 없지만 분명 광장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여론이 집중되는 시기의 관심에 편승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 권력을 통해 제2의 박근혜가 되려는 세력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관심이 빨리 식기를 바랄 것이다. 그들의 ‘소름끼치는’ 계획이 이뤄지도록 방치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우리가 드는 촛불의 궁극적 목표는 그간의 수많은 실각을 자행해 온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권력의 퇴진과 더불어 정치의 전면적인 혁신이다. 대통령의 죄를 묻는 것은 기본이며, 지난 몇 년 동안 최순실 일가가 국정을 농락할 때 이를 묵과하고 방치했던 한나라당~새누리당 세력들을 색출해 내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한다. 여기에 빌붙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그저 ‘줄대기에 급급했던’ 재벌 기업들에게도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한다.

또한, “이 당이 잘못했으니 이제는 저 당으로 권력을 줘 보자”는 단순 논리보다는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권한을 이 나라와 국민의 행복과 발전적 미래를 위해 사용할 준비가 돼 있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촛불은 이 모든 것을 이뤄내기 전까지 계속돼야 한다. 지도자를 끌어내렸다고 해서 끝나는 싸움이 아니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집회현장의 연단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는 끝까지 싸워서 ‘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이것을 이뤄내지 못하고 그저 박근혜가 아닌 다른 이를 국가원수의 자리에 올려놓기만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또 한 번의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역사에 근거해 살펴봤을 때 안타깝게도 권력은 늘 그렇게 작용해왔다.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한국인들의 '냄비근성'이라며 국민들의 열망을 폄하하는 무리들에게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위대한’ 것들을 이뤄내는지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에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