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카드 v2'(좌)와 '가나다 체트카드' (출처=환경부, 우리카드)

플라스틱에서 벗어난 독특한 재질의 카드 플레이트가 개성을 중시하는 금융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에서 한 단계 발전해 고객의 성향까지 대변하고 있다.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카드 상품은 나무 같은 친환경 소재를 채택했다. 신소재를 도입해 프리미엄 콘셉트를 배가시킨 제품도 있다.

10명 중 8명, 카드상품 디자인 고려

신용카드 포털사이트 카드고릴라는 신용카드 선택 기준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신용카드 선택 시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이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질문에 82.8% ‘그렇다’고 답했다. 대다수 금융소비자가 카드상품을 고를 때 디자인을 고려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디자인에 대한 고객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외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플레이트 재질 자체에서 색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것. 상품이 갖고 있는 특성을 뚜렷하게 표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린카드 v2'가 대표적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최근 저탄소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5개 금융기관과 함께 출시한 제품이다. NH농협카드, BC카드, IBK기업은행,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등이 동참했다. 카드 플레이트는 탄소배출량과 유해성이 낮은 친환경 나무 소재로 제작됐다. 나무 재질 카드는 기존 플라스틱(PVC) 카드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4.7% 수준이다.

이 상품은 카드 사용자가 저탄소 친환경제품 구매, 대중교통 이용 등 친환경생활을 실천하면 에코머니 포인트을 받을 수 있는 신용·체크카드다. 에코머니 포인트는 카드사 포인트 전환, 캐시백, 이동통신요금 및 대중교통 결제, 친환경 기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 출처=현대카드

앞서 우리카드도 나무 재질을 적용한 카드 상품을 선보였었다. '가나다 체트카드'는 플레이트에 핀란드산 자작나무를 원목 그대로 사용했다. 친환경 소재인 에코젠도 함께 활용했다. 에코젠은 고기능 플라스틱 PETG와 바이오물질의 중합한 소재다. 비스페놀A 같은 환경 호르몬 배출이 없다. 업계 최초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이용한 상품이다. 화학 성분 접착제 사용을 최소화 한 점도 특징이다. 가나다 체크카드는 여러 장의 에코젠 필름을 붙여 만든다. 화학 접착제 대신 열을 가해 각기 층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티타늄, 리퀴드메탈 이어 코팔

두 제품 모두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플레이트 소재로 구현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유사한 전략으로 다른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상품에 신소재를 채택해왔다. 티타늄과 리퀴드메탈에 이어 최근에는 코팔을 플레이트 소재로 도입했다. 코팔은 구리 합금 신소재로 강도가 높고 무게감이 있으며 가공하기 용이하다. 현대카드는 코팔이 구리 합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구리는 기원 전 6세기 무렵 리디아(현재 터키)에서 처음 등장한 동전의 주 원료다.

코팔 플레이트는 40회가 넘는 정교한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완성된 플레이트는 0.82mm의 두께로 견고함을 갖췄다. 코팔 카드 전용 직접회로(IC)칩을 자체 개발해 적용할 만큼 현대카드는 플레이트 소재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끊임없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카드 플레이트에 다양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왔다"며 "코팔 플레이트는 인류가 사용한 화폐 소재의 시초인 구리를 새롭게 해석해 신용카드가 화폐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