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제주항공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매출원가율 개선, 부채비율 축소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된다.

항공기 보유대수 증가, 영업 실적 호조 등 외형 성장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내실 다지기’에 승부를 걸어 중견 항공사로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훨훨 나는 제주항공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은 2016년 3분기 매출액 2217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였던 2016년 1분기(1732억원)보다 485억원 많은 규모다. 영업이익 역시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15년 1분기(216억원)보다 166억원 늘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제주항공은 가파른 성장 폭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1667억원)보다 550억원(3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68억원) 대비 214억원(127.4%) 상승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 5569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분기 사상 최대 실적 실현을 통해 상장 이후 시장의 추정치를 밑돌며 생겨났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단번에 해소하고,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2006년 첫 취항 당시 항공기 1대를 운항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항공기 보유대수 10대 돌파했다. 내년까지 30대 이상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2018년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세우는 등 체급을 빠른 속도로 높이며 중견항공사로서의 이미지 구축해 나가고 있다.

▲ 출처 = 제주항공

체질 개선 위한 세 가지 작업

제주항공이 체질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힘쓰고 있는 작업은 매출원가율 개선이다. 제주항공의 최근 5년간 매출원가율을 보면 2012년 88.0%, 2013년 85.8%, 2014년 82.9%를 기록하며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9.9%를 기록했고 2016년 역시 3분기를 기준으로 78%대의 매출원가율을 보여줬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기초로 산출한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업계 상장 3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원가율은 84.3% 수준이다.

기단과 노선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고정비용 분산을 실현해온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이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지난 3분기 기준 17.2%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이 기존 항공사와는 차별화된 수익모델로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까지 튼튼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저원가 고수익 기조의 부가서비스를 적극 개발해 선보인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 항공사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산 증대와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5년간 부채와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며 자산규모를 4배 이상 불렸다. 그중에서도 자본비중을 높여 부채비율을 대폭 조정했다.

제주항공의 자기자본은 3분기 보고서 기준 2012년 359억원 수준에서 2013년 558억원, 2014년 726억원, 2015년 1292억원으로 변동됐다. 올해는 2671억원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2년 252.4%에서 2013년 194.3%, 2014년 227.4%, 2015년 170.6%, 2016년 111.6%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2016년 3분기 보고서를 기초로 산출한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업계 상장 3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531.2% 수준이다.

투자확대, 리스크 대비 등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것 역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주항공의 전략 중 하나다. 제주항공은 현재 현금성자산 역시 상당히 풍부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 상장을 통해 현금이 크게 유입됐고, 영업실적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5년 전인 2012년만 해도 314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제주항공은 2016년 3분기 기준 3316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제주항공은 우량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힘을 쏟을 방침이다. 먼저 홍대입구역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지어질 호텔사업에 간접 투자할 예정이다. 해당 호텔은 제주항공의 비즈니스모델과 부합한 버젯호텔(Budget Hotel) 콘셉트로 지어진다. 이는 항공 여객과 연계한 인바운드 승객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호텔사업 투자와 더불어 현재 운용리스 방식의 항공기 운용구조를 직접 구매해 운용하는 방식과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항공기는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와 동일한 보잉 737-800기종 총 3대다. 해당 항공기들은 2018년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운용 중인 25대의 항공기 모두 운용리스 방식인 제주항공은 항공기 직접 구매를 통해 정비비와 리스료 절감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2019년부터 시행될 리스 관련 새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부채 급증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항공기 운용구조를 최적화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영업실적 개선세와 풍부한 현금보유량을 바탕으로 제주항공은 상장 첫 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주당 400원의 주주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도 상황에 맞게 비슷한 수준의 배당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영업실적 개선, 주주배당 등을 통해 주주이익을 실현하고 상장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업계 경쟁이 심화하고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10년 넘는 역사를 기반으로 중견 항공사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해나가고 있다. 내년까지 항공기 보유대수 30대 이상, 노선 수 50개를 보유하며 순항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세계 최초 LCC 항공 동맹인 밸류얼라이언스가 발권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추가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부가매출 규모 역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크 컴퍼니(Network Company)’로 거듭나 단순히 영업 실적의 차이 등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격한 격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호텔사업, 밸류얼라이언스 등 신성장 동력을 통해 단순히 여객을 태우는 운송사업에서 벗어나 호텔, 여행사, 렌터카 등 다양한 여행인프라를 마련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여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