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공히 가장 살 빼고 싶어 하는 곳, 복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중년의 남성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는 모습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복부 비만’이다. 게다가 복부 비만은 중년에서 노인으로 갈수록 점차 심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하체, 팔뚝과 같은 부위의 지방은 주로 미용 문제와 관련이 깊지만, 복부 지방은 여러 가지 건강 문제와 결부되어 나타나므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복부 비만은 잘 알려진 고혈압과 당뇨, 대사증후군의 유발 인자로서 우리나라 질환 사망률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계 질환의 공통된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뿐만 아니라 불룩한 배는 무릎, 골반, 허리에 통증을 유발해 노년기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그러면 이러한 복부 비만이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우리 몸의 체형이 변하는 것, 특히 지방이 축적되는 부위는 체내 호르몬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은 인슐린 과다 분비, 코르티솔의 증가, 성장 호르몬 감소, 성호르몬의 감소와 같은 호르몬 변화와 연관성이 깊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어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이다. 따라서 혈당이 많이 오르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인슐린 분비량도 많아지게 된다. 또한 음식이 가지고 있는 혈당지수(Glycemic Index)가 높을수록 인슐린 분비가 늘어난다. 그런데 한국 사람의 식단은 밥, 면과 같은 혈당지수가 높은 곡류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한 흔히 먹는 과자, 빵, 떡볶이, 초콜릿, 사탕과 같은 군것질거리도 과다한 인슐린 분비를 일으킨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과다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콩팥 위에 있는 부신에서 코르티솔이란 호르몬을 분비한다. 하지만 이 코르티솔은 동시에 복부에 지방이 쌓이도록 지시를 내린다. 이는 치료 목적으로 장기간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에게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복부 지방의 주범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밖에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감소가 복부 지방의 증가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복부 비만에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성장 호르몬과 성호르몬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 및 영양 불균형이 더 큰 문제가 되므로 바른 생활 습관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복부 비만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곡류와 단맛이 많이 나는 음식의 비중을 낮추고, 섬유질이 많은 채소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어떤 채소든 상관없다. 일단 입맛에 맞는 채소부터 시작해서 하나둘씩 종류와 양을 늘려가며 끼니마다 충분한 양의 채소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둘째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우리 몸은 충분한 수면을 취할 때 호르몬 균형을 회복한다. 또한 낮 동안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지친 몸을 회복한다. 가능하면 늦어도 밤 11시 전에 잠드는 것이 좋으며, 깊은 잠을 8시간 정도 취하면 이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운동법을 선택해야 한다. 무조건 많이 뛰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좋은 운동법이 아니다. 평상시 운동할 때는 간헐적 고강도 운동기법(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을 응용하는 것이 좋다. 이 운동법을 우리 몸 속 호르몬 체계를 효율적으로 자극해 짧은 시간 운동해도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이 지치고 회복력이 약해져 있을 때 이러한 운동은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 호르몬만 가중할 뿐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가볍고 편한 산책, 요가, 스트레칭으로 심신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

복부 비만은 좋은 음식과 충분한 수면, 현명한 운동법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결책을 단기간 시행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최소 3주 이상의 식단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를 유지해야 하며, 예전 습관으로 돌아갈 경우 복부 비만은 언제든 원상복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머리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음식을 조절하고, 술 약속을 정리하고 일찍 집에 돌아오기로 했다면 복부 비만을 해결하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