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퍼지면서 축산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가 확진된 전남과 충북에 이어 충남 천안시 봉강천 일원과 전북 익산시 만경강 수변에서 채취한 분변 등 야생조류 시료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경남·북과 강원 지역에서는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AI가 모두 서해안 라인에서 발생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세종, 충남북, 전남북에 대해 19일 0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AI가 지리적으로 서쪽 지역에 몰리는 이유로는 철새 도래지가 서해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전남에는 영산강과 고천암호, 영암호, 순천만, 해남 간척지 등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북의 만경강과 동림저수지, 금강 하굿둑도 다양한 철새가 월동하는 곳이다.

특히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의 90% 이상이 서해안 지역에 집중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에서 사육되는 오리는 876만9000여 마리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북이 72.1%, 충남북이 17.4%, 경기 3.5%이다. 경남북은 6.7%, 제주는 0.3%, 강원은 0.02%에 불과하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방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농가 역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