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지스타를 ‘글로벌 4대 게임쇼’로 키우려는 많은 노력이 있어왔다. 그러나 매년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무늬만 ‘글로벌 게임쇼’이고, 실제로는 지역 축제 느낌이 짙다는 악평이 따라붙곤 했다. 굵직한 글로벌 게임사의 참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지난 17일 개막한 지스타 2016에는 한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글로벌 게임사의 참가가 줄을 이었다. 기존에 참가하던 해외 업체들은 부스를 키워 참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로 선정된 트위치 역시도 부스를 확 키워 존재감을 과시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과마법’을 국내에서 흥행시킨 중국 룽투는 이번 지스타에 프리미어 스폰서로 참가해 BTC관에 100부스를 차렸다. 전면이 확 트인 오픈형 부스로, 대형 아톰 피규어를 공중에 띄웠다. 모바일 신작 ‘아톰의 캐치캐치’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 게임은 인기 만화 캐릭터 아톰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개발한 모바일 RPG다. 유저는 아톰 혹은 아로미 중 자신의 캐릭터를 골라 밀림의 왕자 레오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모험 중에 만나는 100여종의 펫을 포획하고 육성하는 재미를 담았다.

룽투는 참관객의 ‘겜심’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먼저 프리미어 스폰서십 자격으로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함께 합동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지스타 현장 대기인원을 대상으로 ‘아톰의 캐치캐치’를 다운로드하고 10레벨을 달성한 게이머에게는 룽투그룹의 마스코트인 ‘룽투투’ 인형과 지스타 사무국에서 준비한 ‘핫 아이템’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룽투코리아 BTC부스와 야외부스를 연계한 자체 QR코드 이벤트도 진행된다. 회사에서 준비한 5가지 미션을 완료한 유저에게는 각종 게임쿠폰을 포함한 이벤트 상품을 증정한다. 또 부스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럭키 드로우, 퀴즈이벤트, SNS 포토월 이벤트를 통해 경품을 지급한다. 특히 수험표를 들고 부스를 방문하는 수험생에게는 ‘검과마법’ 쿠폰 등 특별 이벤트 상품을 증정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도 처음으로 지스타 BTC관에 부스를 차렸다. 드래곤볼, 원피스, 건담 등의 IP를 활용해 참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반다이남코는 방문하는 누구나 신작 모바일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대를 제공한다. 또한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드래곤볼 폭렬격전’과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의 콜라보 포토존을 운영한다. ‘건담 얼티밋컴뱃’에 등장하는 모빌슈트와 포토존도 마련했다.

가정용 게임 코너에서는 ‘철권 7’, ‘드래곤볼 제노버스 2’, ‘SD건담 G제네레이션 제네시스’ 등 발매를 앞둔 플레이스테이션(PS)4 타이틀을 다수 공개했다. 이미 발매된 PS4 전용 ‘소드 아트 온라인 할로우 리얼라이제이션’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아울러 19일에서는 ‘소드 아트 온라인 할로우 리얼라이제이션’의 코스프레 쇼와 함께 철권의 유명 프로게이머 ‘JDCR’과 ‘Saint’를 초청해 친선 경기를 진행한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유명 유튜버 ‘함군’이 ‘SD건담 G제네레이션 제네시스’와 ‘드래곤볼 제노버스 2’를 현장에서 직접 시연할 예정이다.

PS를 앞세운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도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해 존재감을 알렸다. 단독 100부스 외에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함께 40부스 규모의 ‘지스타 VR 특별관’을 차렸다. 특히 올해는 PS4, PS 비타와 한국의 유저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PS VR 주요 출시작이 공개됐다. 여기에 발매 예정 타이틀 18개를 포함해 총 41개의 다양한 타이틀을 지스타 부스에서 시연할 수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특히 VR 체험존에 인파가 몰리며 VR이 흥행보증수표임을 입증했다. 소니 부스에 등장한 토종 콘솔게임도 관심을 끌었다. 조이시티는 첫 콘솔 도전작인 ‘3on3 프리스타일’을 출품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내년 7월 출시 예정인 PS4용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를 선보였다. 로이게임즈는 PS VR 버전으로 개발 중인 ‘화이트데이: 스완송’과 PS4 버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공개했다.

2009년부터 줄곧 지스타에 참가하고 있는 글로벌 GPU(그래픽 처리 장치) 강자 엔비디아도 부스를 키워 참가했다. ‘게임레디(Game Ready)’를 주제로 최신 VR 기술을 집약한 지포스 VR 체험관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VR 체험관의 경우 국내에서 처음 시연되는 콘텐츠를 공개해 관심을 받고 있다. VR 체험관은 지포스 GTX 1080 기반 최신 VR 기술과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진다. 먼저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관에서는 VR 콘텐츠 ‘디 언스포큰’과 ‘로보리콜’을 체험해볼 수 있다. 국내 시연은 처음인 최신 타이틀이다. HTC 바이브(VIVE) 전용관에서는 엔비디아 파스칼 아키텍처를 활용한 ‘VR 펀하우스’를 만나볼 수 있다.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은 지포스 VR 체험관이 “가장 앞선 VR 기술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엔비디아와 협업하는 세계 최고 게임 엔진 업체와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업체가 함께 전시를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엔비디아

한편 엔비디아의 ‘지포스 e스포츠 존’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스타 기간 동안 부스에서 최고 인기 게임 ‘오버워치’를 최신 그래픽 카드 지포스 GTX 1080으로 구동해 e스포츠 매치를 진행한다. 하루 세 차례 매치를 진행하는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수백명의 관람객이 매치를 생중계하는 대형 스크린 앞으로 모여 호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스타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로 선정된 트위치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BTC관에 40부스를 차렸던 트위치는 올해 100부스로 대폭 확대 참가했다. 국내 게임 개발사와 해외 시장의 연결고리 역할을 소화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일단 다양한 e스포츠 대회를 지스타 현장에서 진행한다. 부스 내 메인 스테이지에서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2, 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 철권7 FR, 스트리트파이터V의 대회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트위치는 최근 파트너사 VSL, 미디어뮤즈를 통해 VSL, MSF 등 e스포츠 브랜드를 런칭해 운영해왔다. 이 두 대회의 결승전이 이번 지스타 2016에서 화려하게 진행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조재성 기자

또한 별도의 스테이지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개발자, 기획자들을 초대해 해외 시장을 노리는 신작 게임 타이틀을 해외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콘텐츠 스테이지’를 마련했다. 해외 게임 팬들이 주 시청층인 만큼 ‘영어 스트리밍’으로 이뤄지고, 방송 제작은 트위치의 파트너인 미디어뮤즈가 맡는다.

트위치 코리아 알버트 김 GM은 “트위치는 게임을 사랑하는 게임 개발사, 스트리머, 게임 및 e스포츠 팬 여러분들과 함께 이번 지스타를 더욱 다채롭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한국 게임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더욱 뻗어나갈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업체의 참가도 이어졌다. HTC는 지스타 현장에서 VR 시스템 바이브(VIVE)의 한국 출시 소식을 전했다. 기가바이트와 에이수스 게이밍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전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