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는 참 신비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매우 정반대의 다양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공원을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는 어린 여자아이의 원피스 밑에 달린 레이스는 귀여우면서도 매우 사랑스럽다. 반대로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나 가수의 복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레이스는 관능적이면서도 섹시하다. 같은 레이스라도 어디에 있느냐, 또는 누가 입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이런 레이스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이 바로 속옷이다.

속옷에서 레이스를 찾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 속옷 아이템에서 레이스는 장식요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레이스가 가장 부각되는 아이템은 아마도 홑겹 브래지어일 것이다. 일반 브래지어에서는 모양이 딱 잡혀 있는 몰드컵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홑겹 브래지어는 말 그대로 컵 부분이 홑겹의 원단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홑겹 브래지어의 컵 부분엔 아름다운 레이스 원단이 주로 사용된다. 하늘하늘하면서도 안이 비치는 특유의 느낌 때문에 더욱 섹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에는 홑겹 브래지어 특유의 섹시한 느낌과 예쁜 디자인에 반해 찾는 젊은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디자인이나 색상이 점점 다양하고 과감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됐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접하기 어려운 것은 일반 몰드 브래지어에 비해 가슴을 모아주거나 받쳐주는 힘이 약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서양 여성들은 윗 가슴 부분에도 어느 정도 볼륨감이 있어 홑겹 브래지어도 잘 소화할 수 있다. 반면 동양 여성들은 윗가슴의 볼륨감이 덜해 상대적으로 홑겹 브래지어를 소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만일 과감하게 홑겹 브래지어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와이어가 있는 제품을 택할 것을 추천한다. 와이어가 가슴을 받쳐주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홑겹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보정 효과가 있어 체형의 단점을 가리는 데 도움이 된다.

팬티에서도 레이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팬티 스타일은 바지에 라인이 비치지 않는 봉제선 없는 헴라인 팬티다. 실용적이긴 하지만 뭔가 밋밋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레이스 팬티에 도전해보자. 레이스 팬티는 엉덩이 부분 전체가 하나의 레이스 원단으로 감싸진 형태다. 행여나 레이스가 민감한 엉덩이 부분에 거친 촉감을 주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움직일 때 불편하지 않도록 신축성이 뛰어나면서도 닿는 감촉이 부드러운 레이스 원단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 비비안

브래지어나 팬티를 넘어 레이스의 영역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1990년대 인기를 얻었던 란제리룩이 다시 유행의 선두에 서면서 보정속옷의 일종인 코르셋을 본뜬 뷔스티에나 캐미솔 등이 주요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하나만 착용하기엔 노출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주로 레이어드용으로 크게 인기를 얻었다. 레이스로 된 캐미솔은 하나만 입고 위에 카디건이나 재킷 등을 걸쳐주면 안쪽이 살짝살짝 들여다보이는 섹시한 란제리룩을 연출할 수 있다. 가슴 라인이 드러나는 탑 형태로 된 뷔스티에는 얇은 티셔츠나 셔츠 위에 덧입으면 일상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속옷에서 활용되는 레이스는 예민한 소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레이스로 된 속옷도 당연히 세탁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섬세한 레이스가 포함된 속옷은 반드시 부드러운 성질의 액체형 중성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부드럽게 손세탁을 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세탁망에 넣어 세탁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손세탁이 가장 좋다. 손세탁을 할 때는 부드러운 레이스가 망가지지 않도록 뒤집어서 문지르기보다는 조물조물 주무른다는 느낌으로 세탁해주면 된다. 레이스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뜨거운 온도의 삶는 세탁도 물론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