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글로벌 담배 소비량 1위 국가다. 최근 정부가 금연 정책을 강화하면서 금연보조제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금연 보조제 시장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불법으로 유통된 제품이나 가짜 상품들이 많아 안정성 논란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검증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제약사들이 진출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아직까지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없다. 이에 초기인 중국 금연 보조제 시장을 외국사가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담배 소비량은 세계의 45%를 차지한다. 폐암 발병률도 세계 1위다. 그동안 글로벌 담배 소비량은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중국 담배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국가연초전매국(国家烟草专卖局)은 지난 10년간 중국 담배 판매량이 21%가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성인들의 흡연율이 절반이 넘고, 매년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10만명을 포함해서 100만명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는 조사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실내 흡연금지, 담배세율 인상, 공공장소 담배광고 금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금연 정책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부터는 담배 소비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가 금연령을 내린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베이징을 시작으로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왔다. 시행 초기에는 정부 고위 간부들조차 관련 법령을 지키지 않아 법적 효력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결국 지난 2014년 중국 정부는 금연령 위반자에게 인사 상 불이익을 주겠다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베이징시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실내 전면 금연정책을 실시한 결과 실내 공공장소 흡연율은 기존 23.1%에서 6.7%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식당 내 흡연률은 40.3%에서 14.8%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전국의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추진하고 있으며 위반 시 최소 50위안에서 최대 500위안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중국, 금연보조제 소비 소극적이지만 시장 전망은 밝아

중국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금연 보조제 소비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보조제나 금연 약품이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아 가격부담이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인에게 담배가 서로간의 친분을 나타내는 문화가 있고 신분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금연 정책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보기도 한다. 중국에서 담배는 정부 독점 사업이고, 시장 규모만으로도 1조위안(약 171조원)이다. 또 2013년 기준으로 중국 국가 재정 수입의 7%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담배 시장 자체에 대한 규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각종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고 중국 정부가 금연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금연보조제 시장은 향후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흡연자 중 39.6%는 금연을 할 생각이 있고 지난해 기준으로 금연 성공 비율은 14.4%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금연보조제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금연을 직접 실천하면서 국민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제시하려는 것 또한 관련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함수민 코트라 선양무역관은 "중국 현지 금연보조제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품질과 마케팅, 신뢰 세 가지가 중요하다"며 "금연 효과를 소비자가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제품이라면 충분히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층이나 여성층 등 소비자에게 맞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 해 전략적 마케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가짜 상품이 많은 시장이기에 확실한 인증을 보유한 제품으로 품질 경쟁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금연 제품 시장은 금연보조제, 금연 스프레이, 금연초, 전자담배 등을 중심으로 형성 돼 있다. 전자담배 같은 경우는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보조제는 니코틴 패치, 차, 니코틴 껌, 금연약, 금연 흡입기, 폐 정화제, 허파 디톡스 캡슐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 현지에 진출한다면 금연 보조제보다는 치료 전문의약품의 복제약이 가격 경쟁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최근 들어 '부프로피온'이나 '챔픽스'의 제네릭 출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허가 만료된 부프로피온 복제약에 관해서는 국내 8개 제약사가 판매 허가를 받은 상태이고 18개 제약사가 챔픽스 물질 특허 회피를 위한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진행 중이다. 만약 특허를 낼 수 있게 되면 오는 2018년부터는 제네릭 출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 금연치료제의 경우는 화이자의 '챔픽스'가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출시된 한미약품의 '니코피온 서방정'이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국제약품이 '니코놉 서방정을, 환인제약이 '애드피온 서방정'을 출시했다. 금연보조제의 경우는 2014년 기준, 70%를 니코틴 패치형이 차지하고 있다. 패치형에서는 65% 이상을 삼양사가 개발하고 한독이 판매하는 '니코스탑'이 점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해보는 것도 해볼만 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중국에 금연 보조제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없다. 이에 보조제 시장 성장 초기 해외 제약사들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챔픽스는 중국에도 출시 돼 있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금연 정책으로 금연 보조제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내 점유율 1위 니코틴 패치를 개발한 삼양사 관계자는 "중국 수출을 계획하고 추진 중이지만 아직 실적이 나온 것은 없다"며 "중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품 판매가 가능하기까지는 최소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연 치료제로 화이자의 챔픽스에 도전장을 던진 한미약품은 "아직 중국 진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