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지역 유통에 혁신을 가져 온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 전경(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강서, 양천, 구로 등 서남권 지역에 대형 복합쇼핑몰인 디큐브시티가 지난 26일 문을 열었다. 기존의 백화점과 전혀 다른 컨셉트이다. 백화점이라면 꼭 있어야 할 것들을 포기했다. 타킷 고객층도 다른 백화점과 다르다. 지갑이 두둑한 중장년층을 포기하는 대신 젊은이들을 선택했다. 혁신적인 대성산업의 도발(?)을 살펴봤다.

지하철 신도림역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곳. 서울시 전체 지하철역 가운데 1일 환승인원 34만여명으로 2위를 멀찌감치 따돌린 1위. 디큐브시티는 지하철 신도림역 1·2호선 지하 1,2층 1층 등으로 직접 연결된다.

유통 방정식 1순위. 몫에서는 합격이다. 숨겨진 비밀 하나. 디큐브시티의 최대 고객층은 1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층’을 겨냥했다. 신도림역과 연결되는 국내대학만도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등 전문대학을 포함 10개가 넘는다. 이와함께 새로운 신주거지로 떠오른 서남권지역의 주부층을 동시에 겨냥한 콘셉트다.

이들을 겨냥하게 위해서 기존 백화점과는 근본부터 다른 마케팅전략이 도입됐다. 기존 백화점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명품을 포기하고 국내에 덜알려졌지만 세계적으로 성공한 SPA 브랜들 과감하게 도입했다. 젊은층이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쉴 수 있도록 매장 배치부터 바꿨다.

서남권 지역 신도림역에 이렇게 대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오픈한 대성산업㈜은 1947년 대구 칠성동에서 직원 5명에 50평 규모의 작은 연탄공장으로 시작했다. 지난 2008년 유통사업에 발을 내딛은 대성산업이 디큐브 시티에 계열사 전체의 1년 매출에 해당하는 1조원이란 거금을 투자한 것이다. 제대로 된 베팅인 셈이다.

대성디큐브 시티는 디큐브백화점을 중심으로 디큐브 아트센터,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테마식당가, 디큐브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 상업, 주거, 사무 시설이 잇는 복합 공간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미 영등포와 구로에 신세계, 타임스퀘어, 롯데백화점,AK 플라자 등 대형 백화점이 자리를 잡은 서남권 지역에 새로운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일 수 있다.

때문에 인테리어부터 상품구성, 문화적 공간, 식음료 공간 등에서 기존 백화점들과 구분되는 차별성은 디큐브시티에 있어 피해갈 수 없는 과제였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신도림역 디큐브시티는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상품구성이나 영화관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디큐브시티에서만 만날 수 있고, 이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것. 무엇이 있을까?

백화점에 흔한 명품 없고 실용적 SPA브랜드 있다!

혹시 신도림에 백화점이 들어선다고 구찌나 루이비통 등의 명품을 눈요기하려 가겠다 마음먹었다면 단념하는 것이 좋겠다. 지하철 역으로 한정류장 건너 대형백화점 등이 즐비한데 굳이 똑같이 명품백을 고집할 이유가 있겠는가?

우선 백화점 1층의 풍경부터가 틀리다. 먼저 으레 1층에서 만날 수 있는 샤넬, 에스티로더 등의 화장품 코너대신 H&M, ZARA, 유니클로 등 SPA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에 이 SPA 브랜드 3개가 동시에 한 백화점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큐브 백화점 안정수 차장은 ‘세계 패션의 가치 중심이 이제는 명품 보다는 합리주의적 소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부터 소매, 유통까지 직접 맡는 SPA브랜드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ZARA는 매장면적이 2168 m² (약 656평)로 국내 전 매장을 통틀어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SPA브랜드의 선두주자격인 코데즈컴바인 역시 1272m² (약 385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입점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 론칭 브랜드 여기서는 볼 수 있다!

명품이 없는 백화점을 콘셉트로 잡고 있는 디큐브백화점이 국내 최대 규모의 SPA매장을 지닌 차별성만으로는 백화점에서 명품이 지닌 매출의 영향력에 대비해 2% 부족한 감이 있다.

그 2% 를 채워주는 것이 이미 세계에서 검증된 세계적인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론칭한다는 것. 대표적으로 미국의 명성높은 패션 컨설팅 그룹 패션스눕과 20년 역사의 인터패션플래닝이 만든 ‘스파이시칼라’, 일본의 동경 시부야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글래드 뉴스, 이스라엘 천연 화장품 ‘아하바’, 미국 핸드백 브랜드 ‘캐시반질랜드’ 등 30여 개 해외 브랜드가 국내 최초로 입점한다.

뿐만 아니라 SPA브랜드 ZARA의 패밀리브랜드인 ‘버쉬카, 스트라디바리우스, 풀앤베어’ 가 한국에 발 딛는 첫 매장으로 디큐브 백화점을 선택함으로써 세계에서 이미 성공한 브랜드들이 한국시장에서의 성패를 디큐브에서 가늠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5000석 4000가지 메뉴 식당가 있다!

쇼핑몰이 단순 구매만을 목적으로 오고 가는 곳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가족이나 연인들과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곳인 대규모의 복합쇼핑몰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필수적이다. 그런 면에서 디큐브 백화점은 식음료매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비중을 높였다.

여느 백화점에는 한 층에만 있는 식당가가 이 곳에는 지하 1, 2층, 지상 5, 6층에 한식, 중식, 일식 등 전문 식당가가 자리해 전체 영업 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총면적 2만1000 m² 의 면적, 5000석 공간의 4000가지 메뉴를 선보이는 이 곳은 한식저잣거리, 월드 스트리트 푸드, 차이나풍 등 한식은 물론 일식, 중식 등의 세계 음식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6층에 위치한 중식당 차이나 風은 북경오리,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딤섬류, 누들 및 상하이 요리 등 중국 각지의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지하 2층에 들어선 700석 규모의 초대형 한식 테마관인 한식 저잣거리도 디큐브만의 특징이다. 한식 저잣거리는 전통한옥과 모던한 누각 등의 인테리어로 마치 옛날 저잣거리를 둘러보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색다른 맛이 궁금할 때 깔끔한 일본 요리부터 각국의 면요리 및 에스닉 레시피까지 유명한 먹거리를 거니는 느낌을 주는 지하 1층의 세계 길거리 음식&누들 테마관인 월드 스트리트 푸드 역시 젊은 층의 관심을 끌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특히 홍콩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 미스트’ 등이 있는 6층의 전문식당가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영화관 없고 뮤지컬극장·다목적 공연장 있다.

사실 양천, 강서, 구로에 사는 서남권 주민들은 영화관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콘서트홀이나 뮤지컬을 볼 수 있는 전용극장이 대부분 강남이나 혜화에 몰려 문화생활에 있어 상당히 불편한 면이 있었다. 이젠 그러한 불편함을 디큐브 아트센터가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디큐브시티 7층에 위치한 디큐브 아트센터는 약 700여억원을 투자해 완성된 뮤지컬 전용극장과 5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디큐브아트센터는 주변 대형백화점이 으레 보여주는 CGV 등 흔하게 볼 수 있는 영화관을 탈피, 해외 일류 뮤지션들의 대형 콘서트에만 사용되던 고가의 최신형 음향시스템을 실내 공연장에 도입했다.

맘마미아 등 대형 뮤지컬을 공연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극장인 디큐브 시어터는 1242객석 규모에 고가의 음향시스템의 갖춰 배우의 숨소리까지 생생할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픈공연으로 맘마미아가 오는 8월 30일부터 2012년 2월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뽀로로’ 테마파크를 찾은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뽀로로 파크’와 5성급 호텔도 있다

신도림에 초대형 유통몰이 들어온다고 말했을 때 아이를 둔 엄마들은 “그~래”? 정도의 호기심만을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 “ 뽀로로 파크가 들어온대” 라고 이야기를 하자 “ 정말? 언제?” 라며 당장이라도 달려갈 기세를 보였다.

디큐브시티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43억원을 투자한 초대형 규모의 아이들을 위한 공간 뽀로로파크. 벌써부터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4층에 위치한 뽀로로 테마파크는 놀이와 감성, 교육이 연결된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디큐브시티의 확실한 고정고객을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백화점과 연결된 공간 27층부터 41층까지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로 ‘복합쇼핑몰’과 만난 쉐라톤 호텔은 최고급 숙박과 휴양은 물론 도심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쇼핑과 영화, 뮤지컬을 통한 문화생활 등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어 기존 호텔과 차별화를 갖고 있다. 구로구 최초 5성급 호텔로 9월 오픈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만 벌써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uni3542@asiae.co.kr